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자유게시판
[詩감상] 아름다운 사람 / 강재현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489 작성일 2005-06-08 07:37 조회수 1514
 

아름다운 사람 / 강재현


사랑에 대해 말장난 같은
시를 쓰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이에게 부쳐질
엽서 한 장
밤새 가슴으로 담아내는 사람이
더 아름답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을
논하는 사람보다
퉁명스런 말 한 마디에
상처받았을지 모를 품안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지성으로 전하는 사람이
더 아름답다.







10063.jpg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졸업
1999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2003 노천명 문학상 본상 수상
시마을 동인
시집으로 <그대에게선 들풀 향내가 난다>
<사람은 그리워하기 위해 잠이 든다>,
<그리움이 깊은 날에는>(2005년, 북랜드)
동인시집 <흰 말채 나무는 말이 없고> 등 다수
현재, 동우대학. 주성대학 등 출강 중





* 때로는 평명平明한 언어로 담담하게 술회述懷되는 것들이
그 어떤 아름다운 싯귀詩句보다도 읽는 이의 가슴에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선다.

강재현님의 시편들에서는 대체로 그 시적 구도構圖가
시인이 지닌 투명한 감성의 운용運用을 통하여, 그러나 결코
난해하지 않은 서정의 흐름에 맡기는 경향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또한, 인간적 사랑에 바탕한 친밀감과 정직함이 있다.

시인의 시, '아름다운 사람'을 읽으며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시는 결코 지식만으로 쓰여지는게 아니라는 생각을 다시 해 본다.

한편의 시가 다듬어지는 과정은 일종의 깨달음의 과정과도 흡사한 것 같다.
물론, 그 깨달음이란 시인 각자의 시경詩境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홀로 깨닫고 이루어내는 그 과정은 시인 누구에게나 있어
그의 시가 지녀야 할 가치성價値性의 획득에 숙명적인 조건이 된다.

강재현님의 '아름다운 사람'에서도 이러한 시정신詩精神을 살펴 볼 수 있다.

비록 주아성主我性의 발언이긴 하지만 마음이 일어내는 명암明暗을
배경으로 지나친 감정의 노출없이, '사랑의 의미망意味網'을
담담하게 엮어가고 있다.

표현상에 특별한 기교나 작위作爲도 보이지 않아,
일견一見 평범한 스케치라는 인상도 있으나 오히려 그같은 면모가
시의 현란함에 식상된 우리들에게 평이한 언어의 산뜻한 조형으로
다가와 어수선한 머리를 맑게 한다.





" 사랑에 대해 말장난 같은
시를 쓰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이에게 부쳐질
엽서 한 장
밤새 가슴으로 담아내는 사람이
더 아름답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을
논하는 사람보다
퉁명스런 말 한 마디에
상처받았을지 모를 품안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지성으로 전하는 사람이
더 아름답다. "






나직하게 가라앉은 시행詩行 속에
단아한 빛을 뿜는 시의 모습이 정갈하다.


요즈음 같이 삶이 차갑고 삭막하게 여겨지는 시대에,
오늘의 시가 그래도 굳이 해야 할일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시를 읽는 모든 이들의 가슴에
신선한 서정의 식야識野를 틔우는 일이리라.

앞으로도, 시인의 시세계에서 메마른 삶에 대항하는
따뜻한 영혼의 울림이 우리 모두에게
'소망의 뚜렷한 메세지'로 전달될 것을 바라마지 않는다.

아울러 시인이 최근에
세번째 시집을 출간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강재현님의 지속적인 건필을 기원해 본다.






- 희선,



0           0
 
다음글 친절하신 답변 감사드리며...내용 없음.
이전글 '프랙탈'에 관한 小考
 
최근 인기기사
  (종합3) 캘거리 “물 고갈 위..
  (종합4) 캘거리 급수관 파손 ..
  주택담보 모기지 이자 부담 줄어..
  웨스트젯, 캘거리-인천 직항 정..
  캘거리 집 구매자, 상황 어렵다..
  3주 뒤면 캘거리 스탬피드… 정..
  (종합) 캐나다, 4년 만에 첫..
  웨스트젯 ’초저가요금‘ 비난 쏟..
  캘거리 시, 수도관 파손으로 결..
  캘거리 SW 주택, 3년 만에 ..
  (CN 주말 단신) 오일러스 첫..
  (종합) 캘거리 급수관 ‘상당한..
자유게시판 조회건수 Top 90
  캘거리에 X 미용실 사장 XXX 어..
  쿠바여행 가실 분만 보세요 (몇 가..
  [oo치킨] 에이 X발, 누가 캘거리에..
  이곳 캘거리에서 상처뿐이네요. ..
  한국방송보는 tvpad2 구입후기 입니..
추천건수 Top 30
  [답글][re] 취업비자를 받기위해 준비..
  "천안함은 격침됐다" 그런데......
  1980 년 대를 살고 있는 한국의..
  [답글][re] 토마님: 진화론은 "사실..
  [답글][re] 많은 관심에 감사드리며,..
반대건수 Top 30
  재외동포분들께서도 뮤지컬 '박정희..
  설문조사) 씨엔 드림 운영에..
  [답글][답글]악플을 즐기는 분들은 이..
  설문조사... 자유게시판 글에 추천..
  한국 청년 실업률 사상 최고치 9...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