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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나무
작성자 뜬구름     게시물번호 -846 작성일 2004-11-07 15:00 조회수 1404
                    겨울나무
 
 
     그렇게 보내는게 아니었다
     난 후회하듯 울어야만 한다
 
     떠나갈 수 없다고
     매달리던 너의 선한 눈빛
     손에 힘 풀고 매정하게 내친건 나였지만
     넌 울지 않았다,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가야할 길 위의 낙엽 무덤은 아름다웠다
 
     저녁 노을 내려 앉아 세상이 잠잠해 질때
     계절이 바뀌었다
     고고하게 벗고 선 겨울나무
     찬바람에 살 떨며 겨울을 맞는다
     진혼곡처럼 펑펑 나리는 함박눈
     기도하는 큰 팔 벌려 허리춤까지 눈 맞는다
     노랗게 낙엽 쌓여 빛나던 골짜기
     하얀 영혼들이 포근히 네 눈을 감긴다
     찾아와 돗자리 펴는 이 더는 없다
     두터워진 나이테마다 짙게 스미는 울음소리
     살얼음 터지듯, 바람 불때마다 서걱이는 가슴
 
     난 지금 울고 있단 말이다
     긴 겨울을 나기위해, 얼어죽지 않기 위해
     내 몸의 모든 수분과 희망까지도 뿜어 내며
     밤낮으로 처절히 울고 있단 말이다
     치명적으로 너를 그리워하며, 또 나를 위해서
                                                                      ( 2004.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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