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우리 모두 이 황막한 세상에 대항하기 위해서, 온몸으로
그렇게 겨울나무가 되어 살아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시, 감상하고 갑니다.
건필하소서.
☞ 뜬구름 님께서 남기신 글
겨울나무
그렇게 보내는게 아니었다
난 후회하듯 울어야만 한다
떠나갈 수 없다고
매달리던 너의 선한 눈빛
손에 힘 풀고 매정하게 내친건 나였지만
넌 울지 않았다,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가야할 길 위의 낙엽 무덤은 아름다웠다
저녁 노을 내려 앉아 세상이 잠잠해 질때
계절이 바뀌었다
고고하게 벗고 선 겨울나무
찬바람에 살 떨며 겨울을 맞는다
진혼곡처럼 펑펑 나리는 함박눈
기도하는 큰 팔 벌려 허리춤까지 눈 맞는다
노랗게 낙엽 쌓여 빛나던 골짜기
하얀 영혼들이 포근히 네 눈을 감긴다
찾아와 돗자리 펴는 이 더는 없다
두터워진 나이테마다 짙게 스미는 울음소리
살얼음 터지듯, 바람 불때마다 서걱이는 가슴
난 지금 울고 있단 말이다
긴 겨울을 나기위해, 얼어죽지 않기 위해
내 몸의 모든 수분과 희망까지도 뿜어 내며
밤낮으로 처절히 울고 있단 말이다
치명적으로 너를 그리워하며, 또 나를 위해서
( 200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