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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9877 작성일 2007-09-24 03:25 조회수 746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 안희선


적막이 오솔길에 고요히 가라앉는 시간,
내 가슴의 외로운 발자국 소리 듣는다

무수한 침묵은 애정(愛情)어린
따사로운 나무마다 걸려있고,
남 몰래 바위에 맑게 스미는 샘물은
꼭 너의 눈물을 닮았다

사방에 가득한, 너의 호흡은
천천히 내뿜는 가을의 향기

그윽한 너의 입김으로 향기로운 숲은
쓸쓸히 돌아서는 내 발걸음 막고,
세월이 가라앉은 골짜기 만들어
나를 품는데...

어디선가 솔방울 하나 떨어지며
사랑이 사랑을 기억했던
깊은 음향(音響)으로,
정적을 깬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나를 부르는 네 목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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