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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칼럼 1] 그런 하나님 (하느님)은 나와 세샹을 구원할 수 없다!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0663 작성일 2018-02-05 18:45 조회수 1691

오늘 우리가 살고있는 138억 년의 우주에 이분법적이고 폭력적이고 심판하는 초자연적인 하느님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하느님은 인간이 만든 망상의 신이다. 또한 그런 신을 믿는 사람들만 구원받는다는  부족적인 구원론은 거짓말이다. 더욱이 그런 하나님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주장하는대로,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죄인이라는 원죄론도 사람들을 통제하기 위한 종교체제의 상업적인 술수에 불과하다. 인류사를 돌아보면, 초자연적인 하느님은 인류를 구원하기 보다 인류사회를 분리시키고 전쟁과 테러를 일으키고, 생태계를 파괴하고, 빈부차이를 조장하여 빈곤을 초래했다. 인류의 구원은 자율적으로 그리고 창조적으로 인간의 진화적 온전함을 인식하며 사는 길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따라서 우주진화의 공개적 계시를 밝히는 과학은 종교와 교육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

 

매일매일 우주진화 세계관을 초등학교에서 배우고, 직장에서 실천하고, 가정에서 살아내는 현대인들은 자연의 법칙이 깨어지는 기적을 바라지도 않지만, 더욱이 초자연적인 하느님의 존재를 믿지 않는다. 믿지 못할 것을 억지로라도 믿으라고 강요하는 종교체제의 이분법적 구원론과 삼층 세계관의 창조론도 필요없다. 우리는 138억 년 우주 이야기가 밝히는 인간의 진화적 온전함을 인식할 수 있는 본성을 지니고 있으며, 자율성 창조성 가능성 잠재력이라는 인간의 존엄성을 타자에 의해 빼앗길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전지전능한 하느님 없이도 선할 수 있고, 사랑할 수 있고, 의미있게 행복하고 자유한 삶을 누릴 수 있다. 진화영성은 이것을 탐구하는 삶의 길이며, 온 인류에게 새로운 구원의 길이다. 진화영성은 21세기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존의 종교들이 말하는 구원과 축복의 의미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매일매일 경험하고 있는 고통과 어떤 관계가 있나? 우리는 우주진화 세계관을 이해함으로써 어떤 구원과 축복을 체험할 수 있나? 21세기에 구원과 축복을 체험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나? 진화영성은 이 질문들에 대해 선명하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전통적인 종교들의 내세지향적이고 황금만능주의의 구원론은 역사적 예수와 붓다가 가르치고 몸소 살았던 우주적인 통합 비전의 구원론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통합 비전이란 우주의 어느 한 개체도 무시하거나 분리시키지 않고 상호의존관계 속에서 전체의 온전함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온전함은 획일적인 완전함이 아니다. 오늘날 종교지도자들 특히 기독교교회 지도자들은 기독교인 만을 구원하는 부족적인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포기해야 한다. 역사적 예수가 가르친 통합 비전의 우주적 진리와 그가 살았던 삶의 모습은 21세기의 우주진화적 기독교의 기초가 된다. 기독교인이 된다함은 예수가 산 것처럼 인간의 온전함을 위한 정의 평화 사랑을 구체화하며 사는 것이다. 예수는 인간의 완전함을 가르치지 않았으며, 자신의 가르침만이 절대적인 진리라고 주장하지도 않았다. 또한 불교인이 되는 것도 사찰의 의식에 참석하는 것만이 아니라, 붓다의 가르침대로 스스로 깨닫고 중생들을 위해 몸과 마음으로 인간의 온전함을 살아내는 것이다. 우주적인 통합 비전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예수와 붓다처럼 많은 현자들이 깨달은 궁극적인 진리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구원받아야 하나? 이제 구원받았다면, 온우주-전체적인 실제-통합적인 실제- 하느님을 어떻게 신뢰하며 살 수 있나? 구원받았다면, 우리의 야성적인 파충류뇌의 이기적인 기질과 포유류뇌의 이성적인 자율성과 창조성과 가능성의 기질이 통합하여 진화적 온전함을 이루어 가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가? 오늘 우리는 끊임없이 진화하는 인간의 뇌와 소중한 생명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진화뇌과학과 진화심리학이 밝히는 인간의 뇌의 진화적 온전함을 인식하고 살아내는 것은 인류에게 구원의 길이다. 따라서 21세기에 인류의 공통적인 구원의 길을 탐구하기 위해 무엇보다 먼저 인간뇌의 진화적 온전함과 인류의 삶의 방식인 통합비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뇌생리학자 폴 매클린은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뇌를 진화과정에 따라 세 단계로 구분했다: (1) 그 첫 단계는 파충류뇌이며 파충류에서부터 있던 뇌로서 생명의 유지에 직접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다; (2) 그 다음 단계는 구포유류뇌로서 포유류뇌의 진화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자신을 인식하며 특히 내부환경의 변화를 알아 이를 조절해주는 역할을 하며 파충류뇌를 지배한다; (3) 가장 발달된 단계의 뇌가 신포유류뇌로서 바깥의 환경을 낱낱이 인식하고 이를 분석하는 부분이다.

 

이렇게 우리 인간의 진화는 장구한 시간에 걸쳐 계속되었으며 가장 근세에 대뇌신피질 즉 특유한 인간뇌의 기능에 이르러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왜 지금 여기에 있는가? 나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등의 자신의 정체성과 의미와 목적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사중뇌). 결론적으로, 인간의 뇌에는 이 세 가지 진화적 단계의 뇌(삼위일체뇌 Triune Brain)가 공존하고 있으며, 서로 협동작용을 통해 모든 기능을 수행한다. 이것이 인간의 뇌의 진화적 온전함이며, 또한 인간은 이것을 인식할 수 있는 자율성과 창조성과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철학자 켄 윌버는 진화적 온전함의 인식에 따른 통합 비전을 밝혔다. 우주는 존재의 대사슬과 생명의 망을 형성하고 있으며, 온우주 안의 모든 존재와 생명의 출현과 진화의 특성, 그리고 모든 생명은 상호의존관계를 맺고 있다. 즉 우주의 모든 개체들은 홀론(작은 전체와 더 큰 전체)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온우주는 맨 위에서 맨 아래까지 홀론의 계층적 구조를 갖고 있다. 맨 아래와 맨 위는 단순한 관념적인 표현일 뿐, 현재 이 순간의 전체는 다음 순간의 더 큰 전체의 부분이며, 맨 아래로 내려가면 아원자적 입자 홀론보다 더 아래의 쿼크 수준의 홀론에서 아쿼크 수준의 아홀론으로 무한히 계속 내려가지만, 현재 물리학의 수준에서는 슈퍼스트링이 춤추는 양자장의 확률 파동의 세계인 자연기()의 장()만 만날 뿐이다. 다만 궁극적으로 계속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인간 의식이나 현대 물리학적 개념에서의 존재의 실상은 맨 아래와 맨 위, 전체와 부분의 개념과 구분이 사라지며, 경계가 없다. 이것이 우주의 진화적인 온전함이며, 인간이 이것을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인류에게 구원의 좋은 소식이다.

 

진화뇌과학과 진화심리학에 따르면 인간은 이상과 희망에 의해 진화된다. 근세에 진화된 호모싸피엔스 인간은 스스로가 자신의 주인이 되고, 자기 영혼의 통솔자가 되고자 한다. 특히 지난 1 세기 동안 인간의 진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타율적인 외부의 통치 권위가 무너지고 있으며 회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과거의 패러다임을 동경하며 창조론을 주장하는 보수주의자들조차 그 권위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간은 자율적 자기 인식과 자기가 쌓은 경계를 넘으려는 종교적 요청의 본능이 있다. 종교적 요청이란 파충류뇌의 이기적 기질에서 파생된 거짓 자아를 넘어서, 완전한 마음의 순수성, 사심없음, 고요함, 깊은 명상 등을 추구하는 근세에 진화된 대뇌피질의 기질로 진보해가는 진화적 온전함의 자연적인 현상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진화적 온전함을 본능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인류에게 구원의 좋은 소식이다.

 

진화적 온전함을 살아내는 것은 자신이 삶의 여정을 선택하고, 스스로 사유하며, 자유로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인간은 이처럼 철저한 자유를 주장하고 누리지 않는다면 결코 참된 도덕적 존재일수 없다. 주목해야 할 것은, 나의 생명이 소중한 만큼 다른 생명들도 소중함을 인식하는 것이 진화적 온전함을 살아내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한계를 체념한 채 받아들이고, 하느님과 전통에 수동적으로 복종하며 살아가는 삶은 도덕적인 삶이라고 할 가치도 없으며, 진화적 온전함을 부인하고 거부하는 삶이다. 하느님을 향한 복종이라해도 맹목적인 복종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하느님의 명령이라고 하는 것도 선하며 행위의 원리로 받아들일 가치가 있는지 스스로 자유로이 합리적으로 분별하여 그 명령을 받아들이고 실천하기를 자율적으로 선택해야 한다. 철저한 자유가 없는 선함은 존재하지 않는다. 맹목적인 신앙과 맹목적인 복종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것이다. 진화적 온전함을 인식하고 살아내는 것은 21세기에 인류의 구원의 길이다.

 

진화적 온전함을 살아내는 구원의 길은 나의 이웃들과 세상을 위해 나를 희생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실천하는 것이다. 2천 년 전 예수는 너의 하느님을 마음과 정성과 온 힘을 다해 사랑하고, 너의 이웃(원수를 포함해서)을 네 몸처럼 사랑해라. 모든 율법서와 예언서는 이 두 가지 계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진화과학의 시각으로 예수의 가르침을 재해석하면, “구원 받기 원하느냐? 전체적인 실제-통합적인 실제-하느님을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네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다른 모든 개체들과 더 큰 전체들의 웰빙을 위해 사심없이 나누어 주어라. 그러면 너의 웰빙이 촉진될뿐만 아니라, 조상들의 약속이 이행되는 것이며 또한 후손들의 밝은 미래가 약속되는 것이다.” 예수는 이미 통합 비전을 통해 구원의 길을 가르치고 자신이 몸소 살았다.  

 

21세기 현대 종교와 신앙은 과학이 발견한138억 년 우주진화 이야기에 기초해야 한다. 우리 인간은 완성품으로 창조되지 않았다. 그보다 끊임없이 지속되고 있는 진화과정을 통해 온전해지고 있다. 인간의 진화적 온전함이 언제 완성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지금 여기에서 순간순간 온전함을 인식하는 것이 가장 소중하다. 우주 전체(온우주)는 하나의 생명의 망이다. 우리는 한 개체로서 전체의 망을 이루고 있다. 한 개체로서 전체 생명을 위해 사는 것은 우리의 참나를 위해 사는 것이며, 나는 우주 전체라는 위대한 나인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이 진화적 온전함을 살아내는 구원의 길이다.

 

[필자: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더 읽을 책*

 

오강남, 예수는 없다. 현암사, 2001

________.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북성재, 2011

토마스 베리, 브라이언 스윔. 우주 이야기. 대화문화아카데미, 2010

토마스 베리. 위대한 과업: 미래로 향한 우리의 길. 대화문화아카데미, 2009

돈 큐핏, 떠나보낸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___________. 예수 정신에 따른 기독교 개혁.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로버트 펑크. 예수에게 솔직히. 한국기독교연구소, 1999

마커스 보그, 새로 만난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1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김영사, 2007

에드워드 윌슨. 인간 본성에 대하여. 사이언스북스, 2014

__________. 지구의 정복자: 우리는 어디서 왔는가, 우리는 무엇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사이언스북스, 2014

Wilson, Edward O., The Meaning of Human Existence, Liveright Publishing, 2014

_________, On Human Nature, Harvard Univ Press, 1978

Harari, Yuval Noah. Sapiens: A Brief History of Humankind. Signal, 2014

Swaab, Dick. We Are Our Brains(우리는 우리의 뇌다). Spiegel & Grau, 2014

Wright, Robert. A Moral Animal. Vintage,1995

MacLean, Paul D.. The Triune Brain in Evolution. Springer,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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