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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도시의 부동산가격, 그 불굴의 고공행진이 멈추지 않을 특별한 이유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2438 작성일 2019-10-29 20:53 조회수 40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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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도시 서울

그 국제적 가치가 오르면 오르는대로 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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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NY, HK, 런던에 버금가는 국제도시로 폭발성장할 서울의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서울 강북에서 신데렐라처럼 나타날 고부가가치 동네에 대한 추론도 내 놓았었다.
잭팟을 터뜨릴 신데렐라의 두 가지 필수조건은 유동인구와 역사의 잔재라는 힌트를 던지기도 했다. 

여기서 말하는 유동인구란 차를 타고 휙 지나가는 차량유동인구가 아니라 걸어서 이동하는 도보유동인구를 말한다. 
사람들을 도보로 산책하게 하려면 걷고 있는 동안 '경험과 사건'의 연속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쉽게말해 예쁜 상점이나 크고작은 행사, 퍼포몬스가 유서깊은 세월의 흔적과 함께 연속해서 전개되는 거리,
이런 거리가 사람들을 산책하게 하는 거리다. 
특별한 목적이 없어도 거닐기 위해 멀리서 오게 하는 거리라고 해도 좋고,
그 거리만을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멀리서 날아올만한 거리라고 해도 좋다. 

명동, 충무로, 삼청동, 인사동, 서교동(홍대거리) 등이 대표적이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청계천 산책로나 종로 5 가에서 동대문시장으로 이어지는 구 상점거리를 포함해도 무방하다.  

대한민국에서 땅값이 가장 비싼 곳은 비까번쩍한 삼성타운이 있는 서초동이 아니라, 서울 강북의 중구 명동이다. 
그 중에서도 예술극장 맞은 편 우리은행 명동지점의 충무로쪽 골목이 가장 비싸다. 
이 곳은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일단 멈춰서서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사진을 찍는 지점과 일치한다. 

연남동에는 왜 사람이 몰릴까? 
상점들이 예쁘고 다양할 뿐 아니라 거리에 안정감이 있어 산책이 유쾌하기 때문이다. 
경의선 산책길이 가깝고, 
분위기가 전혀 다른 홍대거리가 길건너 지척에 나란히 있는 천혜의 입지조건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장점이다. 
연남동은 원래 상가가 아닌 주택가였다.
지금은 3.3 제곱미터당 1 억을 호가하는 주택들이 길가에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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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모인 엄청난 인파 중 42 번가나 브로드웨이에 특별한 볼 일이 있어서 온 사람이 몇 퍼센트나 될까? 

뉴욕 시민들은 타임스퀘어에 안 간다는 말이 있다. 

이 중 60 퍼센트는 뉴요커가 아닐 것이고.

그 중 절반 이상은 미국 이외의 나라들에서 몰려온 여행자들일 것이다.  

타임스퀘어와 거리구조가 닮은 서울 신촌오거리에서 '미래서울의 타임스퀘어' 모습이 어른거렸다.   



과거에는 차를 타고 휙 지나가는 거리였다가 산책하는 거리로 변모한 곳이 있다.
광화문과 세종대로다. 

이 지역은 한 나라의 문명중심답게, 
넓은 차도와 웅장한 좌우대칭 구조가 사람들을 압도한 나머지 과거에는 별로 접근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 10 년 동안 그 구조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서촌과 북촌같은, 
볼거리 즐길거리들이 무궁무진한 거리들이 마치 좌청룡 우백호 처럼 자리잡고 있다. 

남동쪽에는 청계천 산책로가 펼쳐져 있다. 
남서쪽에는 격동의 근대사를 함축하고 있는 정동길과 덕수궁 돌담길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지역은 얼마 전 보안구역까지 일반에 개방했다. 
(최근 대학생들의 대사관저 비공식 방문 사건을 핑계로 다시 폐쇄하는 일이 없기 바란다)

광화문은 서울에서 유동인구 중 외국인 여행자 비율이 가장 높은 곳 중 하나다. 
촛불이건 태극기건 이 지역에서 거의 매일 전개되는 시위행사는 평화적이어서 외국인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  
위협이 되기는 커녕 이국의 정치와 문화가 융합된 모습을 비교적 안전하게 관람하거나 동참할 수 있는,
색다른 투어스팟으로서의 멋지고 놀라운 기능을 한다.   

토요일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에서는 각종 시위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일요일에는 차량이 통제되고 세종대로 전체가 시민들의 놀이터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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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땅값. 집값이 불굴의 고공행진을 계속하는 현상에는 분명 명암이 존재한다. 

학군과 과시욕 등 순전히 국내 특수요인으로 높은 가격이 형성된 강남-서초 아파트먼트 가격은 overvalued 된 감이 없지 않다.

내국인 청소년인구가 급감하고 내외국인계 인구비율이 혁명적으로 뒤바뀔 머지않은 미래에는 이런 내부특수요인으로 인한 효과가 삭감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강남 지역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뉴욕, 홍콩, 런던에 필적하는 국제도시로 등극할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서울 강북 지역의 지가는 오히려 저평가되어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서울 집값 땅값이 비싸다고 하는 말은 마치 "한국산 쌀이나 한국산 소고기(한우)가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말만큼이나 감각이 뒤떨어진 소리다. 

현재 서울 부동산 매매가격은 집값 기준으로 인구가 4 분의 1 밖에 안되는 광역밴쿠버의 그것에도 훨씬 미치지 못한다.
얼마 전 한국언론들이 서울 평균 주택가격이 7 억 원을 넘었다고 설레발을 치는 것을 봤는데, 
서울에 비하면 그야말로 애기에 불과한 광역밴쿠버 평균주택가격도 일찌감치 10 억 원을 돌파했다. 
캐나다 사람들이 아이를 안 낳아 인구가 감소하면 주택수요가 하강할 것이라는 과거의 예측은 완전히 빚나갔다.
가족구조가 변화하는 바람에 주택수요가 감소하기는 커녕 오히려 폭증했다. 
아이를 안 낳으면 인구가 감소하는 게 아니라, 보충이 되지 않은 부분만큼 외부 유입으로 채워질 수 밖에 없다. 

도시의 건축물과 그 집합은 그 장소에서 벌어지는 문화현상과 어우러져 특수한 부가가치를 생산해낸다. 

그 장소에 역사적 의미가 농축되어 있거나, 어떤 이유로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때 그 부가가치는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런 현상을 경제논리로만 측정하거나 예측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그런 도시, 또는 동네의 부동산 가격을 평준화된 공익적 사고로만 재단하기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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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땅값이든 집값이든 결코 떨어질 수 없는 이유에는 자본시장적 이유 뿐 아니라, 한국의 특별한 '학벌카스트' 문화도 강력하게 작용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자녀들을 밀어넣으려고 하는 이른바 명문대학교들이 모두 서울에 있다. 

사실 이런 이유는 한 도시의 부가가치가 오르는 요인이 아예 되지 않거나 부차적인 요인이 될 뿐 인데 이 나라는 다르다. 


하다못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식의 명가들도 서울에 집결해 있다. 

대통령들도 야당 당수시절, 서울시장 시절 이런 명가에 와서 냉면을 한 그릇 씩 먹고 저런 매직팬 글씨를 남겨놓는다. 

주인들은 저걸 대문짝만하게 확대해서 벽에 걸어놓는다. 


미쉐린 가이드가 빕 구르망을 부여하고, 맛집정보는 SNS를 비롯한 온갖 매체를 통해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전달된다.

알버타 주 보리깡촌에서 온 외국인 여자아이가 싸르니아에게 '송해거리에 있는 2 천 원 짜리 국밥집'을 소개해 주는 세상이다.   


(사진 속 식당은 중구 다동에 위치한 남포면옥. 이 식당은 가격이 비교적 착하다. 냉면 한 그릇에 1 만 4 천 원이나 받는 을지로 우래옥보다 3 천 원이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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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븐일레븐이 매장 앞에 '사랑합니다 대한민국'을 붙여놓았는지 단박에 이해하고 미소를 지을 수 있는 외국인이 얼마나 있을까?

싸르니아도 그 몇 안되는 외국인들 중 한 명일 것이다.  

세븐일레븐이 아직 미국회사인 줄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지만, 1991 년 일본 유통체인이 지배주주가 되었다. 

지금은 본사도 도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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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문시장에 가면 4 천 원에 칼국수, 보리밥, 비빔냉면을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이 집은 유명하고, 재료를 좋은 거 쓴다는 이유로 6 천 원을 받는데, 4 천 원 짜리 식당이 많다.

박리다매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런 장사는 존재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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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그렇고,,

며칠 전 꿈에 서울에 온 김정은 선수가 나타났다. 
그는 숙소인 시그니엘호텔 전망대에서 강남-송파-잠실을 내려다보며 서울 한강이남에 대해 나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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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의 갑갑한 거주시설들


싸르니아 : 김정은 선수 께서는 건축과 조경에 대해 남다른 미적감각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강남-서초 지역을 둘러보신 소감이 어떻습니까? 

김정은 선수 : 도대체 이 지역에 산재해 있는 건축물들이라는 것이 서울의 역사나 경관과는 전혀 상관없이 제멋대로 지어진 짝뚱이요 범벅입네다.
건물들을 무슨 피해지역의 가설막이나 격리병동처럼 들여 앉혀 놓았어요. 건축미학적으로 심히 낙후할 뿐 아니라 거주주민 대부분이 다른 건물 담벼락이나 바라보아야 하는 조망범위하며, 건물마다의 개성이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보려해도 찾아볼 수 없는 천편일률인 설계나 색깔하며,, 건물관리마저 제대로 되지 않아 남루하기 그지없습네다. 

보기만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강남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하고, 주변 경관에 어울리는 아름답고 자연친화적인 건축시설들을 다시 건설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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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는 김정은 선수의 이런 평가에 대해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지만, 대체로 동의한다. 
이미 2 년 전 나름대로 이런 평가와 전망을 한 적도 있다. 

강남은 홍콩의 신계나 뉴욕 허드슨 강 건너 뉴저시 처럼 현지인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거주하기 좋은 곳이지, 외국인들이 매력을 느끼는 지역은 전혀 아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짝퉁타운에 불과하다.  

지금까지의 강남불패기록은, 미적감각보다 과시/지배감각이 돌출해 있는 한국 국내 상류층의 기형적 거주기호에 따라 이불 속에서 이루어진 '우물안 개구리식 부동산 신화'였을 뿐, 국제도시화된 서울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동네가 신데렐라처럼 등장할 공산이 크다. 

서울의 보배들은 강남이 아닌 강북에 있다. 

아래 링크는 문재인 정부 출범 초반 수도이전 등 관련 문제에 대해 내가 정리해서 올렸던 글이다.  


https://cndreams.com/cnboard/board_read.php?bIdx=1&idx=10072&category=&searchWord=clipboard&page=6


국토균형발전이라는 내부과제와, 서울이 높은 투자가치를 가진 국제도시로서 특화되는 글로벌 현상을 유연하게 별도로 구분해야 할 줄 알아야 정책실패를 거듭하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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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board  |  2019-11-0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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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포면옥 냉면값 내 준 지인의 항의가 들어와 정정합니다.
1 만 1 천 원이 아니라 1 만 2 천 원이랍니다.

philby  |  2019-11-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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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진짜 모습은 강북에 있다는데 동의 합니다. 성급한 계획과 단견, 가진자의 과시욕이 빚어낸 강남의 언 발라스... 유럽의 도시들을 보면서 아쉬움을 많이 느낌니다. 서울을 가도 강남은 안 가게 되는데 혹시 가까운 장래에 가게 된다면 서초동 검찰청 앞에는 가볼 생각에요.
먹음직스러운 음식 사진을 보니 침이 넘어가는데.. 아침 식사가 부실했나??

clipboard  |  2019-11-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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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94Vt09ipOIY

남대문시장 보리밥 칼국수 골목입니다.
한 번 가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강남의 모습을 볼 때마다 미적감각이 부족한 개발론자들이 도시를 어떻게 망칠 수 있는지 그 교보재를 보는 듯 합니다.
하긴 논바닥 갈아 엎어 남의 도시 베껴다 급조했으니 그 의미의 한계가 처음부터 명확했지만 말이죠.

그냥저냥 한국 국내의 족보도 없는 졸부들이 제멋에 겨워 살아가는 지역으로 그쳤으면 족했는데, 난데없이 몇 년 전 '강남스타일'이라는 뮤비가 히트를 치는 바람에 드러나지 않아도 될 진면목이 전 세계에 폭로되어 버리고 말았지요.

삼성동 무역센타 부근에 서울의 타임스퀘어를 만든다고 하는데, 그 사람들은 간판만 큰 게 있으면 저절로 타임스퀘어가 만들어지는줄 아는 모양입니다.

뉴욕 타임스퀘어의 좁은 X자 거리의 핵심은 어느 길로 접근하더라도 맞은 편 두 길을 함께 볼 수 있는 조망범위의 특수함이 필요조건 중 하나이고 그 밖에도 여러 조건들이 맞아야지요.

바람의 노래  |  2019-11-1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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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보배는 강남이 아니라 강북에 있다".... 100% 동의합니다. 서울의 강북은 성곽 도시로서의 매력이 철철 흐르는 곳이지요. 북존을 구성하는 지금의 안국동, 가회동 등은 창덕궁, 경복궁과 가까워 당시의 파워 엘리트들이 집중 거주하던 지금의 강남과 같은 곳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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