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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는 분은 알겠지만, 캐나다 연방정부는 지난 목요일, 내년부터 3 년 간 1 년에 약 40 만 명 씩 120 만 명의 이민(영주권)을 받아들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연방 이민난민시민부(Immigration, Refugees and Citizenship of Canada IRCC) 발표에 따르면 내년에 40 만 1 천 명, 2022 년에 41 만 1 천 명, 2023 년에 42 만 1 천 명으로 매년 1 만 명 씩 규모를 늘려나갑니다.
지금까지는 전체 인구의 약 1 퍼센트가 약간 안되는 35 만 명 정도를 받아왔습니다만, 이제부터는 1 년에 약 40 만 명 선을 유지하기로 한 것 입니다.
https://www.canada.ca/en/immigration-refugees-citizenship/news/2020/10/government-of-canada-announces-plan-to-support-economic-recovery-through-immigration.html
영주권 카테고리 (2021 년 기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코노믹 클래스 - 23 만 2 천 명 (비행기 이코노미 클래스와는 다른 말이니 혼동하면 안 됩니다.)
패밀리클래스 (가족초청 이민) – 10 만 3 천 5 백 명
난민 및 보호 카테고리(망명 등) – 5 만 9 천 5 백 명
인도주의 및 정상참작 - 5 천 5 백 명
첫번째 카테고리인 이코노믹 클래스에는 14 개 항목의 전문인력과 투자인력이 포함됩니다. 전체 영주권 발급 카테고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 클래스는 한마디로 캐나다에 기술이나 돈을 가져 올 수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점수로 자격을 정하는 이 카테고리는 젊을수록, 학력과 영어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전문분야 종사기간이 길수록 유리합니다. 중국, 인도, 한국 등 아시아지역에서 들어오는 대부분의 영주권 이민이 이 클래스에 속합니다.
두번째 카테고리인 패밀리클래스는 말 그대로 캐나다 시민이나 영주권자의 해외가족 초청이민을 의미합니다. 배우자, 약혼자, 본인의 자녀, 배우자 약혼자의 자녀는 물론이고 common-law, conjugal 등 사실혼이나 동거(1 년 이상), 내연관계, 동성(same-sex)커플도 오케이 입니다. 과거에는 가족초청이 영주권 이민의 압도적 다수를 차지했으나 지금은 전체 이민의 25 퍼센트 정도로 그 비율이 낮아졌습니다.
세번째 카테고리는 난민, 인도주의, 정상참작 케이스입니다. 매년 6 만 명 정도가 난민, 인도주의, 정상참작 케이스로 영주권을 발급받고 캐나다로 들어옵니다. 단일국가에서 한꺼번에 가장 많은 난민을 받았던 예는 2015 년 시리아 난민으로 당시 약 2 만 5 천 명을 받았습니다. 한국에서 난민/인도주의/정상참작 카테고리로 들어오는 분들은 1980 년대까지 많았으나 지금은 극소수입니다.
연방정부 통계청은 2020 년 캐나다 인구를 3 천 785 만 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전체인구 중 20 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에스닉 그룹은 없습니다. 가장 많은 에스닉 그룹은 영국계인데, 전체 인구의 18 퍼센트 입니다.
새 이민자의 약 60 퍼센트는 중국, 인도, 필리핀, 위엣남, 레바논, 파키스탄, 한국 등 아시아에서 들어옵니다. 현재 아시아계 캐내디언은 전체인구의 약 20 퍼센트인 약 7 백 만 명으로 추산하며 유럽, 아프리카, 남미 등 다른 대륙 출신에 비해 증가속도가 가장 높습니다.
전체인구의 4 분의 1 이 외국태생이고, 외국태생 인구비율은 2031 년이 되면 50 퍼센트, 즉 인구의 절반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합니다.
캐나다가 이렇게 많은 이민을 받아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치명적인 출생율(birth rate) 하락때문입니다. 2020 년 기준 캐나다 birth rate은 1. 5 입니다. 세계 190 여 개 국 중 꼴찌수준은 아니지만 바닥을 기고 있는 중 입니다. 캐나다보다 birth rate 이 낮은 나라들은 한국 일본 독일 이탤리 정도 입니다.
그것과는 별도로, 지난 주말 갑자기 이민쿼터를 대폭 늘려 발표한 숨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거야 나는 모르죠.
말로는 장기적 경기부양 중산층 직업확대가 어쩌구저쩌구 하는데 그거야 듣기좋으라고 하는 소리구, 짐작으로는 미국이 정치적 대혼란과 코비드-19 창궐로 사상초유의 개죽을 쑤고 있는 찬스를 최대한 활용해 미국을 따돌리고 세계의 인재들과 돈줄을 쓸어담으려는 계산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비현실적인 망상이라느니 코비드나 먼저 잡고나서 이민을 늘리든 말든 하라느니 여러 비판도 있기는 합니다. 어쨌든 발표대로라면 적어도 향후 3 년 간 캐나다 이민은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숫자상으로는) 용이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