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요즘 공사가 다망하다고 들었다.
각하도 4대강 공정 사회 때문에 바쁘다던데…
(피선거권 자격도 없던 네가)
일전에는 떡국 회장이라는 별명을 듣더니만
요즘은 자칭 홍보팀장으로 스스로를 격하시켰더군
한때 내가 너를 각하와 동일한 별명으로 부르던 적도 있었지.
그땐 내가 좀 한가해서 그런 유치한 대응도 했지만 요즘은 엄청 바빠 신경을 못 썼구나
너의 악행을 꾸짖던 나에게 교회 다니라는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땐 참 어이가 없었지.
강회장님 같은 분이 교회를 나가라고 권했다면
그건 전도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땐 네가 회교도인 줄 오해했다.
최근 너의 광고를 보고 이곳에도 촛불행진이 있었는 줄 알았다.
주동자와 가담자를 잘 구분해 놓은 것을 보니 너의 그 교활스러운 치밀함이 돋보인다.
항목 하나 하나가 어찌 그리 거짓으로 도배가 됐는지 각하의 초창기 시절 동영상에 관한 글이 떠 올라 이를 재탕하면서 글을 마치고자 한다.
부시와의 공동기자회견장에서였다. 기자가 묻는다. 아프가니스탄 파병 문제는 논의했냐고. 이에 각하, 답한다. “아프가니스탄 파견 문제, 이것은 부시 대통령 답변해야 하잖아요. 내가 할 것이 아니고. 그러나 그런 논의는 없었다는 걸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이 말을 동시통역으로 듣던 부시, 무슨 소리냔 표정으로 힐끗 쳐다보곤 이렇게 받는다. “We discussed it.” 공동기자회견서 일국 대통령 공식발언이 상대 정상에 의해 현장에서 묵사발 된다. 이때 부시, 심지어 지적으로 보인다. 임기 내 세계적 조롱거리였던 부시가 말이다. 부시마저 지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우리 각하, 장하다. 여기까진 당시 보도됐다. 보도되지 않았던 진짜 결정적 장면은 바로 다음 벌어진다. 부시가 자신의 말을 뒤집자 우리 각하, 안면근육 협조 안 되는 표정으로 이리 중얼거린다. “아 논의했구나….” 이게 카메라에 잡힌다. 당시 동영상 꼭 찾아보시라. 기절한다.
그 말은 누구 들으라고 한 게 아니다. 거짓말 탄로 나자 1초 만에 튀어나온 리액션이다. 그 작동은 이런 식이다. 거짓말이 탄로 났다. 하지만 난 거짓말쟁이가 아니다. 그럴 리가 없다. 난 나쁜 사람이 아니니까. 이건 오해다. 해명해야겠다. 잠깐 잊었을 뿐이라고. 해명한다. 혼자 중얼거리는 걸로. 자신의 과오에 대한 자기합리화가 그렇게 즉각적이고 자동적이다. 게다가 그로 족하다. 여기서 자기성찰 따위 개입할 여지, 추호도 없다. 실로 대단한 방어기제다. 각하께 사과나 반성 요구하는 게 얼마나 부질없는지를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건 고스란히 현 정권의 문제해결 방식이다. 불리한 건 숨긴다. 숨길 수 없을 땐 거짓말한다. 탄로 나면 해명한다. 그건 오해라고. 그리고 끝이다. 국민들이 믿건 말건. 그러나 애초의 거짓은 그대로 남는다. 진짜 해결은 시도된 적조차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