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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월에 읽으면 좋은 책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6825 작성일 2013-12-02 22:45 조회수 3123

 

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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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맘때 쯤, 베이스먼트에 굴러다니고 있는 책을 한 권 발견했다. 제목은 The First Christmas.  

오래 전에 와이프가 아이에게 생일선물로 사 준 책 같았다. 방금 서점에서 사 온 새 책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만큼 반짝거리고 있는 걸로 보아 아이는 이 책을 단 한 줄도 읽은 적이 없는 것이 분명했다.

침실로 가지고 올라갔다. 잠 자기 전 침대에서 몇 페이지씩 읽기 시작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더니 결국 책 한 권을 다 읽게 됐다. 저자는 두 명인데, 한 명은 미국 오레곤 주립대학 종교학부 은퇴교수고, 또 한 명은 미국의 성서신학자다. 두 저자 모두 학자로서 보다는 작가로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사람들이다.

제목이 시사하듯 이 책은 예수의 탄생신화에 관한 것이다. 예수 탄생신화가 실은 당시 이스라엘을 식민 지배하던 로마의 '황제탄생신화'에 대항하기 위한 저항문학의 형태로 제작된 것이라는 설명을 담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두 저자는 복음서에 나타난 동정녀 탄생 이야기와 히브리 예언서들의 관계가 고대 로마의 신화 이야기들과 어떻게 유사한가에 대해 요령있게 풀이하고 있다. 예수를 '신 의 아들' 로 생각하는 사상은 물론 족보, 잉태, 탄생, 부활에 이르기까지 아주 유사한 신화 이야기가 대척점에 이미 존재하고 있었다. 바로 예수가 태어날 당시 로마황제 Caesar Augustus 의 조상, 족보, 탄생신화가 그것이었다.

옥타비아누스, 즉 Caesar Augustus 는 트로이의 영웅 Anchises 와 쥬피터의 딸 비너스를 조상으로 출발한 율리우스 가문 출신이다. 옥타비아누스의 어머니 아티아를 임신시킨 것은 아폴로신의 '성령'이었다. 아티아의 남편은 그 날 밤 꿈을 꾸었는데 앞으로 탄생할 그의 아들이 태양처럼 빛나는 꿈이었다.

트로이 전쟁.

로마 탄생을 노래한 서사시 Aeneid 는 이 전쟁에서 성공적으로 탈출한 Aeneas 로부터 로마의 '메시아' Caesar Augustus 의 족보가 출발하는 걸로 묘사했다.

신화는 항상 비극에서 출발해야 빛을 발하는걸까? 트로이 전쟁은 승리한 전쟁이 아니라 패배한 전쟁이었다. 어떻게 어처구니없이 패배했는가를 실감나게 알아보려면 '트로이'라는 영화를 보면 된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어드와 오딧세이에서 묘사하고 있는 이 전설적인 전쟁은 기원전 10 세기 무렵에 일어난 신화적 전쟁으로 알려져 있다.     

마태오복음 제 1 장을 장식하고 있는 예수의 족보 이야기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낳고 또 낳고......) 는 그보다 먼저 제작된 로마 황제 Caesar Augustus 의 신화적 족보 스토리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이 대목을 다룬 이 책 해당 쳅터의 중요한 목적은 제국의 탄생신화를 제작한 로마의 시인 Virgil 의 작품 Aeneid 를 복음서 저자들이 표절했거나 차용했는지 여부를 따지자는 게 아니라, 그 스토리들이 함유하고 있는 은유적 의미들을 찾아내고자 하는데 있는 듯 하다.

한 편 이 책은 복음서의 저자들이 소설적 기법과 용어들을 어떻게 용의주도하게 선택하여 제국주의 저항문학을 극적인 형태로 완성시키려고 노력했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하고 있다. 예수탄생신화는 비단 로마 황제탄생신화에서 뿐 아니라, 히브리 경전에 나오는 모세 탄생신화에서도 그 형식을 빌려왔다.

이 책의 저자들은 복음서에 사용된 디테일한 용어의 의미를 추적하여 그 용어를 사용한 의도와 배경까지 밝혀내기도 한다. 가령 '이스라엘'이라는 용어와 보다 반로마적인 정서를 담고 있는 '유대'라는 용어를 복음서를 작성한 문필가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선택적으로 사용했는가를 가려낸다.  

그렇다면 이 책은 반기독교 서적인가?

전혀 그렇지가 않다. 이 책은 반기독교 서적이 아니라 매우 똑똑한 기독교 서적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더 이상 쓸모없어진 고대 기독교의 신화적 명제들을 그냥 폐기처분하는 대신, 그 신화적 명제들 안에 숨겨져 있는 은유적 의미들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저자들이 그런 노력을 하는 이유가 이미 임종이 임박한 그 신화적 명제들에게 인공호흡기를 달아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서가 전혀 아님은 분명하다. 다만 예수탄생신화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일방적인 조롱거리가 되지 않도록 다른 차원의 의미부여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예수탄생의 신학적 의미와 역사적 사실이 서로 다른 별개의 개념이라는 인식은 서구교회에서 이미 상식에 속한다.

역사적 사실, 그 자체로서의 예수탄생은 전혀 신비로울 것이 없었다. 그의 탄생배경의 실재적 모습을 시사하고 있는 기록은 기독교경전 요한복음 8 41 절에 아주 잘 나타나 있다.

전략… Then they said to Him, “We were not born of formication: we have one father… God”

이 말은 예수의 탄생배경을 잘 아는 군중들이 예수에게 대꾸하며 돌려 준 말인데, “우리는 (너 처럼)음행으로 태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당시에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이 임신하는 것을 천시하는 것을 넘어 범죄시했는데, 예수가 마리아의 비합법적 임신을 통해 탄생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이 이미 알고 그를 조롱했다는 말이 된다

성서의 문학적 의미와 역사적 사실을 구분할 수 있어야 복음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 저자들의 의견같다. 만일 의미와 사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탄생 스토리를 문자적 의미로만 해석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한 유대인 여자의 비합법적 임신을 '동정녀 탄생사건'으로 둔갑시켜 2 천 년 가까운 세월동안 사람들을 속여 온 사기극이라는 비난 밖에는 얻을 것이 없게 되지 않을까?  

이 책은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그다지 어려운 책이 아니지만,한국의 보수 기독교인들에게는 아예 독해 자체가 불가능한 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정녀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했다는 이야기를 실제 일어난 사건인 줄로 믿고 있는 그들의 머릿속에는 이 책이 도대체 무슨 소리를 늘어놓고 있는 것인지 알아들을 수 있는 주파수가 전혀 존재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이 책의 두 저자는 The First Christmas 를 쓰기 전인 2007년 예수의 마지막 일주일 (고난주간)을 다룬“The Last Week” 을 출간했다

예수의 마지막 주일이란 당연히 예수가 십자가형을 당해 사망하기 전 일주일, 즉 종려주일부터 성금요일 (Good Friday) 까지를 말하는데, 이 책은 보너스로 예수 사망 후 토요일과 부활절 일요일(Easter Sunday) 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도 서술하고 있는 모양이다. “서술하고 있다라고 쓰지 않고 “서술하고 있는 모양이다라고 쓴 이유는 내가 아직 그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인데, 혹시 읽게 되면 내년 (2014 년) 부활절 축하 메세지로 그 책 독후감을 써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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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그래왔지만, 본문에 의도적으로 히브리경전 기독교경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참고로 싸르니아는 신약 (New Testament)  구약 (Old Testament) 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신 히브리경전 또는 기독교경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남의 종교 경전 (유대교가 사용하는 히브리성서)을 가리켜 멋대로 구약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기독교인들의 무례함과 무식함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오만한 용어다.   

어쨌든,

메리 크리스마스 & 해피 하누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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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도 번역되어 있습니다. 제목은 '첫 번 째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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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3-12-02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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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책을 두권 건졌는데 Albert Nolan의 Jesus before christianity 하고 정관정요. 특히 정관정요는 읽고 싶었던 책인데... 그런데 휴가때는 책을 읽어야지 하면서 엉뚱한 짓 하다 다 보낸다는거지요.

baduk2  |  2013-12-03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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벙커1 특강 김동춘의 대한민국의 야만성 꼭 들어보시길 강추드립니다.sbs의 돈과권력도 함께요 다른분들께도 알려주십시요.제가 컴맹이라 사이트 올리기를 못아네요 도와주세요.

clipboard  |  2013-12-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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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youtube.com/watch?v=HD7jQhfXzbI

일단 말씀하신 ‘대한민국의 야만성’ 유튜브 주소는 위와 같군요.
직접 올리고 싶으시면 동영상 아래 share 클릭하신 다음 그 아래 항목 중 embed 를 클릭하세요. 그럼 아래 박스 세 개가 뜹니다. 그 박스 중 맨 아래 ‘use old embed code’ 박스에 체크마크를 집어 넣으시면 다음과 같은 긴 주소가 나옵니다.

embed src=\"//www.youtube.com/v/HD7jQhfXzbI?hl=en_US&version=3&rel=0\"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560\" height=\"31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true\"></embed></object


이 주소를 복사해서 글쓰기창에 붙여넣기를 하세요. 글쓰기창에 붙여넣기를 할 때는 html 모드에서 하세요. 저 주소를 < > 안 에 집어 넣으면 이런 모습으로 나타납니다.

<embed src=\"//www.youtube.com/v/HD7jQhfXzbI?hl=en_US&version=3&rel=0\"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width=\"560\" height=\"315\" allowscriptaccess=\"always\" allowfullscreen=\"true\"></embed></object>

내사랑아프리카  |  2013-12-03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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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님, 좋은 좌담, 감사합니다. 좀 길긴 하지만, 지금 들은지 한시간 정도되었는데 참 좋은 얘기 그렇지만 가슴아픈 얘기를 많이 담고 있군요. 퍼오신 클립보드님께도 감사드리고요. 첫부분에 죽음에 대한 설명 잘 와닿습니다. 한국CIA의 정치통제를 들으니 두렵군요. 국정원의 횡포하에서 우리가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김동춘 선생님 꼭 살아남아셔서 좋은 글 많이 써 주시면 좋겠습니다. 알버타의 추위에도 살아남아야 되고...

클립보드님, 좋은책 읽으신 것같고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The Last Week도 읽으신 다음 나눠 주십시오. 캐나다는 독서의 계절이 가을이 아니라 겨울인 것같구요. 초기 기독교 운동이 나와서 그런데, 지난 한국 다녀올 때, 사민주의자 Karl Kautsky의 [Foundations of Christianity: A Study in Christian Origins]을 가져왔습니다. 이 책은1908년 쓴 것이고, 영역본은 1925년에 나왔습니다. 이 책은 한국에서 1990년에 구한 것인데 친구랑 읽다가 중단했었습니다. 그런데 자꾸 이 책이 생각나서 이번에 가져 왔죠. 예수 운동을 프롤레타리아의 운동으로 보고 쓴 책이구요. 제가 아는 선배가 보라고 해서 보려고 하다가 다른 책에 쫓겨 중단했었는데 다시 봐야겠습니다.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책들 중에서 읽는다는 그 책도 큰 인연중의 인연이죠.

내사랑아프리카  |  2013-12-04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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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을 진보적인 기독교에서는 The Hebrew Bible로 신약을 The Christian Bible로 많이들 사용하죠. Testament라는 말로 Old-New로 구분하는 것은 신학적으로 신구약의 흐름을 협소하게 하는 면도 있죠. 예수가 기독교를 만든 것도 아니고, 기원후 70년까지 최소한 기독교도들은 자신들을 유대교의 일부로 보았으니까 당시 이들이 말하는 성서는 히브리 성서를 말한 것이었으니까 꼭 남의 경전을 가져왔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유대교는 히브리 성서를 경전으로, 그것도 토라를 성서로 보구요. 기독교는 히브리 성서와 기독교성서의 확장된 성서를 가졌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봅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바울이 빈번히 유대교 회당에 가서 토론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통일교에서는 구약시대->신약시대->성약시대로 구분하고 문선명 목사를 성약을 이룬 분이며 원리강론은 바로 그러한 성약시대의 경전이라고 봅니다. 몰론교는 몰몬경을 따로 갖고 있지만 자신들 스스로 기독교라고 보기 때문에 이러한 종교적인 전승을 칼로 자르듯이 구분하기는 좀 힘들다고 봅니다. 이슬람이 예수를 그냥 지나가는 예언자고 마호멧이 최종예언자로 보면 기독교에서 좀 섭하게 보는 것도 그런 경웁니다.

트로이 영화는 재밌는데, 실제 신화의 이야기와 트로이의 이야기는 좀 다른 면이 있는데 신화책을 읽어 보면 금방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기본 흐름은 이 영화가 잘 재현해 냈다고 봅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3-12-06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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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비님, 저도 Albert Nolan의 그 책을 갖고 있는데 읽으신 다음 독후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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