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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님, 사퇴안해도 연말인데 와인은 한잔 해야죠, 헐~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게시물번호 6861 작성일 2013-12-18 19:08 조회수 2634
올 한해는 국민의 소중한 세금을 처발라 선거불법를 자행한 국가정보원의 불법선거 개입을 폭로하는 쪽과 이를 틀어막으려는 박근혜, 새눌당, 그리고 그의 부하들과의 쌈박질을 한 해였습니다. 

세상이 변하려면 한두사람이 물꼬를 터줘야 하는데, 채총장님 같은 훌륭한 분도 있고, 윤검사님같은 소신있는 검사, 그리고 권은희 수사과장의 용기있는 증언으로 국정원과 그 알바들의 수천만건에 달하는 댓글과 트윗의 실체가 천하에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이것이 빙산의 일각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밝혀낸 사실만 그렇다는 것이죠. 침묵만 하던 학생들도 안녕을 물어올 정도니 그래도 한국의 민주주의 전통은 살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내년에도 국정원은 끊임없이 이슈를 만들어내며 박씨정권을 대신해서 정치를 할 것같고, 청와대는 소신있는 사람들 암암리 뒷조사하여 먼지 탈탈 털어내어 입다물게 할 것이고, 새눌당은 장하나의원같은 한명이라도 백당일의 정신으로 두 주목 불끈쥐고 똘똘똘똘 뭉쳐 데먼스트레이션을 하시리라 짐작되오니...

그렇다고 슬퍼하거나 괴로워하실 필요없습니다. 
민주주의는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입니다. 일상의 삶에서 실천하는 것이죠. 
괜히 스트레스 많이 받지 마시고, 와인 좋아하시는 분들 한병씩 들고 모여 치즈조각과 함께 작은 민주주의를 celebration하면 좋을 것같습니다. 

어둠이 깊으면 새벽은 가깝고, 봄눈은 녹으라고 봄눈이라고 이름지은 것입니다. 

아래 글 조와(개구리님들을 애도하다)는 일제강점기 때, 성셔조선이라는 잡지를 내어 조선지성의 불을 밝혔던 김교신 선생이 쓰신 칼럼입니다. 이 글 하나로 성서조선은 폐간당하죠. 그러나 지금 우리는 독립된 세상에서 이 귀한 칼럼을 읽고 있는 영광을 누리고 있습니다. 김교신 선생의 이 칼럼의 마지막 말씀, "아 전멸을 면했나보다!" 이것은 지난 겨울에 개구리들이 다 얼어죽은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을 보고 탄성하는 구절입니다. 겨울이 길어도 생명은 더 질깁니다. 우리는 개구리들이 얼어죽는 그런시대에 살지만, 민주주의의 생명은 더 질깁니다. 

아무리 도끼로 찍어내도 새싹은 또 난다. 



* 조와(弔蛙)/(김교신(1900-1945)

 

작년 늦은 가을 이래로 새로운 기도터가 생겼었다. 층암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가느다란 폭포 밑에 작은 담(潭)을 형성한 곳에 평탄한 반석 하나 담 속에 솟아나서 한 사람이 꿇어앉아서 기도하기에는 천성의 성전이다.

이 반상(磐上)에서 혹은 가늘게 혹은 크게 기구하며 또한 찬송하고 보면, 전후 좌우로 엉금엉금 기어오는 것은 담 속에서 암색(岩色)에 적응하여 보호색을 이룬 개구리 들이다. 산중에 대변사(大變事)나 생겼다는 표정으로 신래(新來)의 객(客)에 접근하는 친구 와군(蛙君)들, 때로는 5,6마리, 때로는 7,8마리.


늦은 가을도 지나서, 담상에 엷은 얼음이 붙기 시작함에 따라서 와군들의 기동이 일복일(日復日) 완만하여지다가, 나중에 두꺼운 얼음이 투명을 가리운 후로는 기도와 찬송의 음파가 저들의 이막(耳膜)에 닿는지 안 닿는지 알 길이 없었다. 이렇게 격조(隔阻)하기 무릇 수개월 여!


봄 비 쏟아지던 날 새벽 이 바위틈의 빙괴(氷塊)도 드디어 풀리는 날이 왔다. 오랫만에 친구 와군들의 안부를 살피고자 담 속을 구부려 찼았더니, 오호라, 개구리의 시체 두세 마리 담 꼬리에 부유(浮遊)하고 있지 않은가!


짐작컨데, 지난 겨울의 비상한 혹한에 작은 담수의 밑바닥까지 얼어서 이 참사가 생긴 모양이다. 예년에는 얼지 않았던 데까지 얼어 붙은 까닭인 듯. 동사한 개구리 시체를 모아 매장하여 주고 보니 담저(潭底)에 아직 도어 마리 기어다닌다. 아, 全滅을 면했나 보다!(194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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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를 꿈꾸며  |  2013-12-19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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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신,함석헌 그리운 분들인데
좋은 글 보고 갑니다.
이런 글이 명문이죠.

그나저나 와인에 치즈!
땡기는데요?

sattva  |  2013-12-19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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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우리의 자화상 아닐까요?
아, 전멸을 면했나 보다!
최악의 상황에서 살아남는 질긴 생명력이나 불굴의 의지도 필요하겠지요.
그 전에 나의 주변을 돌아보며 힘을 함께할 때 희망을 찾을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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