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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가 빵에 가던 날
막내는 복수를 선언했다.
근데 그건 아무래도 무리다. 막내는 복수를 하기엔 머리가 너무 나쁜 거 같다. 기본 상황판단도 안되고 자기 주제도 모를 뿐 아니라 불특정다수를 향한 의도적인 반항심을 표출하는 것으로 화풀이를 하려고 든다. 전형적인 ‘애’ 에 불과하다.
처음엔 언니를 곤경으로 몰고가는 게 막내인 줄 알았었다. 마케팅-홍보 전문가라는 택도 아닌 소리를 믿고,, 언니를 밀어내기 위해 마타도어 공작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로 회사의 초기대응이 황당했기 때문이다.
초기대응이 황당했던 이유가 ‘공작’의 결과가 아니라 회사의 머리가 나빠서 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 어이가 없어졌다. 그 회사는 그러니까 머리는 돌인데 권력만 강한 인간들과, 머리는 좋아도 비굴하기 짝이 없는 인간들이 상층부를 장악한 최악의 조직이었던 셈이다.
언니가 수감될 독거실 면적이 6.56 평방미터라는 기사를 읽었다.
평수로 환산하면 1.9 평이라고 한다.
아렇게 이야기하면 실감이 안간다. 실제로 어느 정도 면적인지 measuring tape (줄자) 를 이용해 측정해 보기로 했다.
면적을 자로 실측해 보려면 우선 가로 세로 길이를 알아야 한다. 독거실이 정사각형이라고치면 6.56 의 제곱근을 구하면 될 것 이다.
6.56 의 제곱근을 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계산기에서 6.56 을 찍은 후 루트를 누르면 그 값이 나온다. 2.56 이다.
따라서 정사각형 독거실 한 변의 길이는2.56 미터다. 언니의 키가 180 정도 된다니까 다리 쭉 펴고 누울 수 있는 길이다.
더 쉽고 실감있게 설명하는 방법이 있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복수심에 불타는 막내의 화가 확 풀릴지 모르겠다.
언니가 지낼 독거실이 언니가 탔던 일등석보다 훨씬 면적이 넓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일등석의 면적이 5.2 평방미터에 불과한데 비해 독거실의 면적은 6.56 평방미터나 된다지 않은가!
일등석과 똑같은 23 인치 모니터도 제공된다고 한다. 전용세면대와 화장실도 딸려있다. 일등석 한식 정찬도 밥과 국 반찬 세 가지인데 독거실도 똑같다. 다만 전채요리가 없고 후식으로 서울우유를 준다고 한다. 채식주의자를 위해 삼육두유도 준비되어 있다.
막내가 화를 풀어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있다.
언니가 입학한 학교는,
지금은 비록 남부로 이사를 가기는 했지만, 현저동 시절부터 이름을 드날리던 명문학교라는 점이다.
유관순, 강우규, 김구, 여운형, 한용운, 손병희, 안중근, 이봉창, 안창호 등등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모두 그 학교 출신이다.
많이 배우고 많이 변해서 졸업할 것을 기대하기 바란다.
참, 부친도 그 학교 출신이다.
아마 98 학번일 것이다.
현저동 시절의 강의실 겸 기숙사
부녀가 미국 어느 대학 동창이라는데
이 학교도 선후배 사이가 되게 생겼다.
언니의 휴대폰이 검찰의 압수대상일 것이라는 점도 예측못할만큼 머리가 안 돌아간다면,, 그냥 가만히 있기 바란다.
그렇지 않아도 2014 년이 모두에게 너무나도 힘들고 충격적인 사건이 많은 해여서,
한 집안 식구들이 번갈아가며 벌이는 주접에 정말 짜증이 난다.
어쨌든,,
Happy New Year
참
이 글을 발견하더라도 명의회손으로 고소는 못한다.
왜?
주어들이 모두 보통명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