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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지갑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7862 작성일 2015-02-22 20:38 조회수 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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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무래도 안 한 것 같네요. 아마 누군가와 쪽지대화를 하면서는 지나가는 말로 한 것 같기도 합니다.

그게 뭔 소린고 하니, 저 위에 사진에 나오는 지갑 말인데요

제가 두 어 달 전 저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도둑을 맞은 건 아닌 것 같고요. 그 날 따라 저 지갑과 작별하려고 그랬는지, 눈이 엄청 많이 온 그 날, 저 지갑을 뒷주머니 대신 무심코 털외투 얕은 주머니 속에 쑤셔넣고 돌아다니다가 어디다 떨어뜨린 것 같아요.

지갑 안에는 신용카드 운전면허증 등등 ID 와 함께 현금도 약 400 (캔불 미화 한화 골고루)정도 들어있었어요

평소에 지갑 안에 현찰을 그렇게 많이 넣어가지고 다니지는 않는데, 그 때는 여행에서 돌아 온 직후라 혹시나 해서 가지고 갔던 현찰 중 쓰고 남은 게 있었습니다.

잃어버린 돈이야 재수가 없나보다 생각하니 그만이었고신용카드나 ID 역시 모두 복구했으니 문제가 아니었지만,,,,,, 거의 석 달이나 지난 지금까지도 저 지갑만큼은 눈에 밟혀서 문득 그리워 질 때가 있어요.

사실 지난 5 년 간 상점이나 식당같은 곳에서 계산하려고 저 지갑을 꺼낼 때마다 지갑이 참 예쁘네요” 에서부터 지갑이 고급스러워 보이네요심지어 지갑이 참 똑똑하게 생겼네요에 이르기까지 찬사일색의 멘트를 여려 차례 들어서인지 더더욱 아까운 생각이 듭니다.

제가 저 지갑을 태국에서 데려 온 게 그러니까,, 

벌써 5 년 이라는 세월이 흘렀군요. 2010 년 10 3 일 이었습니다.

제가 어떻게 그 날짜를 정확하게 기억하느냐하면, 그 날 오전 저는 파타야의 어느 호텔에서 TV를 보고 있었는데,,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보게 된 한국방송에서 뿔테안경을 쓴 웬 중년남자가 개천절 기념사를 하고 있었거든요. 자막에 국무총리 김황식이라고 나왔고요그 날 그 방송 보다말고 나와서 택시타고 룩돋샵인가에 가서 저 지갑을 샀으니까 그 날이 개천절이었던 게 틀림없지요.

제가 원래 물건에 대한 애착같은 게 별로 없는데참 이상하지요. 마치 저 지갑과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정이 들었는지 잃어버린 후 이상스럽게 영 맘이 짠하고 그러더니 며칠 전엔 꿈에도 나타났어요

비싼 지갑은 결코 아니었습니다. 제 기억으론 하나에 450 바트 (당시 환율로 약 14 불)였던 것 같아요. 나중에 똑같은 지갑이 방콕 어느 백화점에서 1200 바트에 전시되어 있는 걸 보기도 했습니다. (물론 저 지갑을 한국이나 캐나다에서 사려면 훨씬 비싸긴 합니다)

저 위에 올린 사진은 2010 년 당시 찍은 사진이고 여기 어딘가에도 올린 적이 있을 겁니다. 저 지갑 이야기를 하려고 올린 건 아니고 룩돋샵 소개를 하려고 올렸었지요.  

봄이와서 눈이 녹으면 저 지갑이 누군가에게 발견되어 제게 다시 돌아올지말지 모르겠지만, 똑같이 생긴 지갑을 태국에 건너가서 사와야겠다는 오기가 생기더라고요

사진과 똑같이 생긴 지갑을 요새도 태국에서 구입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올 봄 한국가는 길에 태국 건너갔다올까도 생각하고 비행기표까지 검색해 봤는데, 그건 아무래도 오버인 것 같고, 여행일정이 비교적 긴 가을에 가서 구해와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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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에드먼튼의 어느 길거리에서 저 독특하게 생긴 지갑을 발견하신 분은 싸르니아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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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llowbird  |  2015-02-23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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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오리 지갑이군요,

저는 25년전 호주에서 온 코브라 지갑을
버스에서 소매치기(이 단어가 생각않나 잠시 헤맸음 - aging 흑흑)
당한 적이 있는데 기분 정말 드럽더군요...ㅠㅠ
파충류계통의 지갑을 갖고 다니면 돈이 많이 들어 온다는 말이
헛소리임이 증명되는 순간이기도 했구요,,
그날 바로 자동차 살 결심을 하고 차종을 알아보기 시작했던 게
엊그제 일 같군요.('지갑의 추억' ㅋ)

바람따라 제비 돌아오는 계절에
'클립보드'님의 지갑도 주인에게 돌아오면 좋겠네요~^^

clipboard  |  2015-02-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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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꿈에 나타나서 올려봅니다.
몹시 추워하는 걸로 봐서 아직 눈 속에 파묻혀 있는 것 같습니다.
함께 올린 음악 매기의 추억인데,,
매운탕 끓여먹는 그 메기가 아니라 여자이름 Maggie 입니다.

yellowbird  |  2015-02-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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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이란게 다른 물건과는 달리
늘 몸에 지니고 다니는 그야말로 \'소지품\'이라서
잃어버리면 한동안 눈 앞에 삼삼하죠,,

충북 옥천에 \'메기구이\' 잘하는 집이 있는데
생각나는군요,,, 꼴깍!

clipboard  |  2015-02-23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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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한국여행을 하면서 결국 깨달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맛집은 서울에 모여있고,
그 중 대부분은 종로구에 집결해 있다.

yellowbird  |  2015-02-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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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음식이라도
서울 맛집에서 먹는 것과
그 고장에서 먹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을 거에요,

만약 \'갈치국\'을 종로의 어느 맛집에서 먹는다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지 모르지만
제주에서 먹으면 \'맛\'을 넘어
음식의 깊은 풍미까지 느낄 수가 있겠죠,
현지에서 나는 신선한 재료로 요리한 음식의 맛을
서울에서 보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미각을 중요시하는 사람들은
일부러 팔도강산 찾아 다니며 먹곤하죠,

지갑얘기에서 맛집으로
삼천포 ㅋ

clipboard  |  2015-02-25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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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갈치국은 좀 특별한 음식이죠. 갈치국 고사리해장국 같은 것은 제주도가 아니면 맛 보기 어려운 음식이고, 그걸 하는 식당을 서울에서 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종로구에는 (조금 확대해서 중구와 동대문구 일부 포함) 3 ~ 4 대를 이어내려오는, 말그대로 백년맛집이 즐비합니다. 역시 한 나라의 수도, 그중에서도 모든 것의 중심이었던 지역이 갖는 역사적 차별성은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토속촌, 안동장, 평양면옥, 흥남집, 우래옥 하동관 같은 곳들은 단순한 식당이라기보단 식도락 기행지로 손색이 없죠.

yellowbird  |  2015-02-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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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말씀하신 음식점들은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음식의 깊은 맛을 내는 곳이라
\'맛집\'이라기 보다는 서울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점\'이라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제가 한동안 춘천에 일로 자주 가야 했던 적이 있어
갈 때마다는 아니지만 몇번 닭갈비를 먹었는데
닭갈비는 \'갈치국\'처럼 특별한 음식이 아닌데도
춘천 닭갈비가 괜히 유명한 게 아니로구나를 알겠더라구요,
흔한 \'인절미\'도 \'공주 인절미\'는 다르다는 사람도 있구요 ㅎ

\'식도락 기행지\'라 하시니
저는 식도락가는 아니지만
앞으로 먹거리 여행을 해 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 일본, 홍콩, 베트남, 벨기에 등등

야심한 밤에 음식얘기하니
배고파지려 해서 자야겠습니다.

clipboard  |  2015-02-26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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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갈비 말씀하시니 삼국지가 생각나는군요. 조조하고 유비가 한중에서 만나 닭갈비를 뜯다가 하도 먹을 게 없어 바닥에 내버렸다던가,, 뭐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춘천에서 닭갈비를 먹은 기억은 없고 막국수를 맛있게 먹은 적은 몇 번 있지요. 배타고 건너갔던 청평사는 고즈넉한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입니다. 분위기도 있고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이라는 영화가 있는데 아무래도 김기덕 감독이 청평사에서 그 절의 분위기를 차용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중국 일본 홍콩 베트남은 가 볼만한 나라지만 벨기에는 왜?
혹시 초콜릿을 좋아하시나요?
yellowbird 님은 남자분인 줄 알았는데 혹시 여자분이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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