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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감각의 논리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8025 작성일 2015-05-05 05:02 조회수 3263

 

감각의 논리 (들뢰즈의 창) (6) 
Francis Bacon logique de la sensation 
著者 질 들뢰즈 지음 | 하태환 옮김 |
Deleuze, Gilles 原著者 
출판사 민음사 

 

 

감각이란 쉬운 것, 이미 되어진 것, 상투적인 것의 반대일 뿐 아니라,

감각적인 것이나 자발적인 것과 피상적으로도 반대이다.

 

감각은 주체로 향한 면이 있고(신경시스템, 생명의 움직임, <본능>,<기질>등

자연주의와 세잔 사이의 공통적인 어휘처럼), 대상으로 향한 면도 있다.(사실, 장소, 사건).

 

차라리 감각은 전혀 어느 쪽도 아니거나 불가분하게 둘 다이다.

 

감각은 현상학자들이 말하듯이 세상에 있음이다.

 

하나가 다른 것에 의하여, 하나가 다른 것 속에서 일어난다.

결국은 동일한 신체가 감각을 주고 다시 그 감각을 받는다.

이 신체는 동시에 대상이고 주체이다.

 

관객으로서 나, 나는 그림 안에 들어감으로써만 감각을 느낀다.

그럼으로써 느끼는 자와 느껴지는 자의 통일성에 접근한다.

인상주의자들을 뛰어넘은 세잔의 가르침은 바로 이것이다.

 

 

감각이란 빛과 색의 자유롭거나 대상을 떠난

유희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신체 속에 있다.

 

비록 그 신체가 사과의 신체라 할지라도 상관없다.

색은 신체 속에 있고 감각은 신체 속에 있다. 공중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려지는 것은 감각이다. 그림 속에서 그려지는 것은 신체이다.

그러나 신체는 대상으로서 재현된 것이 아니라,

그러한 감각을 느끼는 자로서 체험되어진 신체이다.

(이것이 로렌스가 세잔느에 대해 말하면서 '사과의 사과적인 본질'이라고 불렀던 것이다.)

 

 


                                                                                          - 감각의 논리 / 질 들뢰즈 中에서

 

 

 

bacon_landscape1978.jpg
Landscape 1978 / Francis Bacon

 

들뢰즈의 감각으로 바라본 베이컨의 그림들 


프란시스 베이컨에 관한 질 들뢰즈의 비평서 <감각의 논리>.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가 세계적인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들을 통해

자신의 철학세계를 전개한 책이다.

 

들뢰즈는 해박한 철학, 예술, 문화적 지식을 바탕으로 베이컨의 그림에서 느낀

감각들의 총체를 글로 표현하고 있다. 

베이컨은 무정형에서 정형으로, 정형에서 무정형으로 이행하고 있는 기괴한 형상을 즐겨 그렸다.

그는 주관이 바라본 대상이 아닌, 감각 그 자체를 재현하였다.

이러한 베이컨의 작품 세계를 들뢰즈는 근대의 재현적 인식 모델의 파괴로 해석하였다.

또한 구조, 형상, 윤곽만으로 이루어진 베이컨의 그림들에서 리듬을 발견해 내고,

리듬과 감각의 관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힘, 즉 에너지를 읽어내었다. 

특히 들뢰즈는 베이컨의 그림에서 보이는 긴장감이 시각에 충격을 주어

눈으로 만지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고 보며, 이것이 윤곽과 빛에 의존해 온 이전의 회화를 뛰어넘어

색을 중시한 베이컨의 회화라고 이야기한다.

 

들뢰즈의 통찰을 통해 만지는 눈에 호소하는 전통적이면서도 참신한 형상을 포착하는 것은 물론,

예술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bacon_john1985.jpg
Study for a Portrait of John Edwards 1985 / Francis Bacon

 


목차

- 서문 
- 일러두기 

1. 동그라미, 트랙 
2. 과거 회화와 구상 사이의 관계 
3. 운동 경기 
4. 신체, 고기와 기, 동물-되기 
5. 베이컨의 여러 단계와 양상 
6. 회화와 감각 
7. 히스테리 
8. 힘을 그리다 
9. 짝들과 삼면화 
10. 삼면화란 무엇인가 
11. 그리기 이전의 회화 
12. 사용된 돌발 표시 
13. 유사성 
14. 모든 화가는 각자의 방식대로 회화의 역사를 요약한다 
15. 베이컨이 지나온 길 
16. 색에 관한 한마디 
17. 눈과 손 

- 베이컨 연보 
- 그림 목록


 


 


질 들뢰즈 
 Profile
author.jpg
1925 파리 출생 
1944 소르본느 대학에서 철학 수업 
1948 철학교사자격 취득 
같은 해 철학 교사를 시작해 57년까지 지냄 
1969 파리 8대학에서 푸코의 뒤를 이은 교수 생활 
1969 펠릭스 가타리를 만나 공동저작 기획 
1987 교수 은퇴 
1995 자신의 아파트에서 하늘나라로 감

Deleuze, Gilles

프랑스에서 20세기 후반의 뛰어난 저술들을 남긴 몇 안 되는 철학자들 중의 한 사람이다.

그는 1925년 1월 18일 파리에서 출생, 1995년 11월 4일 자신의 아파트에서 작고했다.

 

파리 소르본느 대학에서 페르디낭 알키에, 조르쥬 깡길렘, 쟝 이폴리트 등에게 배웠으며

미셸 뷔토르, 미셸 투르니에 등과 교우했고 라깡, 푸꼬 등과도 만났다.

 

1969년 주 논문인 '차이와 반복', 부 논문인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파리 8대학에서 교수 생활 시작, 1987년 은퇴한 이후에도 계속 집필과 강연에 몰두했다.

그의 가장 뛰어난 저서는 다른 사람들에 관한 연구서라는 점이 특징적이다.

 

본서 이외에도 '칸트의 비판철학', '베르그송주의',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푸꼬',

'주름라이프니츠와 바로크' 등은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그들의 철학적 입장을 기술하는

탁월한 방식을 보여준다. 또한 91년 타계한 정치운동가이자 정신분석학자인 펠릭스 가타리와는

69년 이후 꾸준히 교유하며 공동 연구 및 공동 집필을 수행했다 



 작가 이야기


욕망에 대한 사회적 차원에서의 조망

자크 아탈리의 <21세기 사전>을 가득 채우는 개념인 '유목인'은 들뢰즈의 철학에서 빌어 온것이다. 
그는 형이상학을 부활시켰지만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형이상학은 아니다.

오히려 형이상학과 서양 철학사의 전통과 계보를 가로지르며 사상의 지평을 횡으로 열어놓았다.

 

그러나 시대의 지평에서 벗어난 움직임은 아니다.

들뢰즈는 "변증법이란 새로운 생각이나 느낌의 방식을 창조하지 못한다"고 단언하면서 변증법적 사유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러한 사고는 코제브 밑에서 헤겔 철학을 배운 들뢰즈, 푸코, 바타이유 등 프랑스

현대철학자들의 기초적인 사유였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들뢰즈를 값지게 만든 것은 정신분석학자인 펠릭스 가타리와 만남을 가지면서부터이다.

둘은 하나처럼 <앙띠 오이디푸스>를 비롯한 현대의 욕망과 규율을 넘나드는 저서를 썼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과는 달리 들뢰즈는 욕망의 창조력을 강조했고, 욕망을 사회적 차원에서 조망했다.

너무나 유명해서 되풀이하기 싫은 말인 미셸 푸코의 "언젠가 들뢰즈의 세기가 될 것"이라는 예언은

너무나 잘 들어맞고 있다. 그의 후기 철학은 자본주의 사회에 내재한 파시즘적 욕망 구조를 날카롭게

들춰냄으로써 대항 문화의 논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창기의 들뢰즈 철학은 사회 철학적 성격보다는 <니체와 철학>이나 <스피노자>처럼

철학사에 대한 여정이었다. 이후 <앙띠 오이디푸스>와 <천개의 마루들>과 같은 가타리와의 분열 분석을 행했고,

막판에는 <영화 1, 2>, <감각의 논리>와 같은 예술에 대한 철학서를 내기도 했다.

특히 <영화>는 영화에 관한 책도 아닌, 철학에 관한 책도 아닌 두 감각을 연결하는 묘한 저작이다.

다양한 영역만큼이나 들뢰즈의 입장을 간명하게 정리하기는 힘들지만 탈근대성을 의미 있게 표현하는

특이성, 탈영토화, 리좀의 개념들은 한국 사회의 이론가들도 매력을 느끼는 사유의 언어들이다.

 

 

(이상용 /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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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의 한 생각>

창조적으로 계속 진화進化하는 사유思惟만이 
앞으로 전개되는 세상을 이끌어 가는, 유일唯一한 질서가 될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들뢰즈>는 그것을 제諸 예술을 포함한 일상생활에까지 
광범위하게 촉발시키는 <격발擊發장치를 시동한 사람>이라 할까. 

암튼... 한 곳에만 머물러있는 사유는 
한 시대의 (역사적) 기록이 될지언정, 더 이상 진정한 의미로서의 
(新개념의)사유는 될 수 없단 생각도 해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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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관념觀念으로서의 이름지어진 것들의 
허구성을 말한 것이라 할까. 

('르네 마그리트'의 Pipe나 '노자老子'의 道 등에서 우리를 일깨워주는 것처럼) 

 



*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들은 참, 흥미로운 게 
많은데요. 
<파이프>도 그렇지만...<푸른 하늘에 부유浮遊하는 거대한 빵과 포도주 잔>, 
<능욕凌辱>, <비상飛翔> 같은 것들. 

어쨌든, 실체(현상現象이 아닌 본질本質로서의)에의 접근을 위한 노력은 
전에도 수 많은 사상가와 예술가들에 의해 계속되어 왔고, 
앞으로도 그러하겠지요.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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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 Garbarek & Guru Zen As seen from above

 

 

 

 


성형공화국(成形共和國) / 안희선 


못생긴 것이 가장 큰 죄악인, 이 나라에서는 
24시간 욕망의 시간이 흘러간다 

깎고, 다듬은 얼굴들이 
사방에 넘쳐 흐른다 

하여, 모두 엇비슷한 모습의 
매혹적인 눈과 
깜찍한 코와 열정적인 입을 
지니게 되었는데 
그들을 보자면, 
왠지 무섭고 기분 나쁘다 
마치, 닮은 꼴의 유령 같아서 

아, 빈 영혼에 깃든 
태고(太古)쩍의 저주여 ! 
이제, 썩어 없어지거라 

이 누리가 
다시, 따뜻한 영혼의 
온전한 얼굴로 가득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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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네 마그리트'의 능욕(凌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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