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키산맥 미국 접경…호숫가 트레킹코스 즐비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은 북미 대륙의 서부를 관통하는 로키산맥의 북부, 캐나다·미국 경계에 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500㎞ 거리에 밴프와 재스퍼 같은 캐나디안 로키의 국립공원이 있다. 워터턴 레이크스는 로키산맥의 일부인 만큼 산악형 국립공원이다. 2000~3000m에 이르는 경관 빼어난 산들과 빙하가 녹아 흘러든 호수가 어울려 있다. 특히 국립공원의 중심에 자리한 호수 위로 미국과의 국경이 지나간다. 워터턴 타운에서 배를 타고 가면 국경을 넘어 미국의 로키산맥에서 트레킹을 즐길 수도 있다.
사실, 이 국립공원은 남과 북을 일직선으로 곧장 가른 국경선에 의해 미국령과 캐나다령으로 나뉘어 있지만 양쪽 풍경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령에 속한 쪽이 좀더 융숭한 대접을 받는다. 미국 쪽에선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과 맞닿은 로키산맥을 글레이셔 국립공원으로 부르는데, 국립공원 면적이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보다 20배쯤 더 크다.
규모는 작아도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은 로키산맥의 당당한 축으로, 멋진 경관들을 품고 있다. 이 경관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은 당연히 트레킹이다. 워터턴 호수를 감싼 산들과 호숫가를 따라 무수한 트레일이 있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이 가운데 자신의 체력과 취향에 맞는 트레일을 따라 며칠씩 트레킹을 즐긴 뒤 휴식하는 것으로 소일한다.
베어 험프 트레일 꼭대기
백만불짜리 전망 선사
평탄한 레드록 캐니언
곰 만날까 두근두근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프린스 웨일스 호텔’. 사진 김산환(여행작가)
수많은 트레일 가운데 놓칠 수 없는 곳이 베어 험프 트레일이다. 워터턴 타운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여행자 안내소에서 곧장 올라가는 이 트레일은 워터턴 국립공원의 전부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전망대다. 베어 험프는 호숫가에 우뚝 솟은 봉우리라, 마치 독수리의 시선으로 발밑 풍경을 내려다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베어 험프로 가는 트레일은 길지 않다. 다만 처음부터 전망대까지 계속되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여행자 안내소를 출발해 30여분 비지땀을 흘리면 사방이 탁 트인 마당바위에 닿는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가히 ‘백만불짜리’다. 창끝처럼 치솟은 로키산맥을 찢으며 남쪽 미국을 향해 흘러들어간 호수와 호숫가에 평화로이 자리한 마을 풍경이 탄성을 부른다. 호수에는 크루즈가 오가고 카약도 점점이 떠 있다. 캐나다의 랜드마크 가운데 하나인 프린스 웨일스 호텔도 호숫가 남쪽에 자리한다.
타운에 있는 호텔 정원에서 만난 사슴들
. 사진 김산환(여행작가)
워터턴 호숫가를 산책하다 쉬고 있는 여행자들. 사진 김산환(여행작가)
레드록 캐니언의 붉은색 바위 사이로 난 트레일을 따라 거니는 트레커들. 사진 김산환(여행작가)
최고 명당의 으뜸 경관, 프린스 웨일스 호텔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가 프린스 웨일스 호텔이다. 워터턴 호숫가 최고의 명당에 자리한 이 호텔 덕에 국립공원이 더욱 빛이 난다. 이 호텔의 이름은 세기의 로맨스로 널리 알려진 영국 에드워드 8세의 즉위 전 황태자 시절 이름에서 따왔다. 에드워드 8세는 미국인 이혼녀와 사랑에 빠지는데, 영국의 귀족들은 왕위와 사랑 사이에 선택을 강요한다. 결국 그는 사랑을 택하며 왕위를 동생 조지 6세에게 물려준다. 프린스 웨일스는 또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전함의 이름이기도 하다. 호텔 로비에는 이 배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이처럼 풍경만큼이나 이름에 얽힌 사연도 절절한 이 호텔은 복고풍 외관만큼이나 시설도 낡은 편이다. 보통 6월 중순에 문 열어 9월 중순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에 숙박의 기회를 잡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국립공원에 깃든 호텔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워터턴 레이크스 타운 캠핑장. 사진 김산환(여행작가)
워터턴(앨버타)/김산환(여행작가)
캐나다 워터턴 국립공원 여행 정보
● 캐나다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으로 가려면 앨버타주의 주도 캘거리로 가야 한다. 인천~캘거리는 직항편이 없다. 밴쿠버를 경유하거나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을 경유해서 가는 방법이 있다. 캘거리에서 국립공원까지는 렌터카를 이용해야 하며, 4~5시간쯤 소요된다. 길은 아주 단순해서 찾아가기 쉽다.
캐나다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 위치
● 국립공원 안에 작은 호텔이 몇 곳 있다. 하지만 대부분 탐방객들은 캠핑장을 이용한다. 타운 안에 있는 캠핑장은 사이트가 223개나 된다. 사이트에서 바로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무료로 운영되는 샤워장 시설도 좋다. 캠핑장 안에 바비큐 시설을 갖춘 대피소도 있다. 아쉬운 것은 대피소 안에서만 모닥불을 피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성수기에는 예약 없이는 거의 이용하기 어려울 만큼 붐빈다.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의 성수기는 5월부터 9월까지다. 캠핑장도 5월부터 10월까지만 개장한다. 겨울에는 일부 호텔이 문을 열지만 찾는 이가 거의 없다.
●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에서 캘거리로 돌아오는 길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헤드 스매시트 인 버펄로 점프(Head Smashed in Buffalo jump)도 돌아볼 수 있다. 이곳은 원주민들이 수천년간 버펄로를 절벽으로 몰아 사냥을 하던 곳이다. 원주민들이 버펄로를 몰아넣던 5m 높이의 낭떠러지와 유적지에서 발굴한 유물을 전시하는 박물관이 있다. 워터턴 레이크스 국립공원 여행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앨버타관광청 한국어 누리집(www.travelalberta.kr)에서 얻을 수 있다.
여행공책
한국관광공사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이번 여름 전국에서 벌어지는 축제 정보를 한 장의 지도에 담은 ‘올여름 전국 시원한 여름축제 지도’를 선보였다. 보령 머드축제(7월17~26일), 대구 치맥페스티벌(7월22~26일), 물의 나라 화천 쪽배축제(7월25일~8월9일) 등 물과 먹거리 주제의 여름축제들이다. 공사 운영 누리집 ‘대한민국 구석구석’(korean.visitkorea.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서 운영하는 춘천 제이드가든은 7월19일까지 ‘유기농 인증 블루베리 주말 수확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토·일요일 11시·14시·16시 세차례 진행하며, 현장 신청 또는 전화로 신청할 수 있다. 1인당 1만1000원에 300g까지 수확할 수 있다. (033)260-8313.
우리테마투어는 1박2일 일정의 ‘동해안 일거삼욕(산림욕·온천욕·해수욕) 여행’을 떠난다. 청송 주왕산 트레킹, 울진 백암온천 온천욕, 삼척 장호항 해수욕과 스노클링, 동해 무릉계곡 탐방 등의 일정. 서울 버스 출발. 1인 12만9000원. (02)733-0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