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0월 29일) 레이크 루이스 인근에 있는 파이란 마운틴(St. Piran Mt.) 정상까지 등산을 다녀왔다.
함께 갈 사람을 모으기 위해 이곳에 공지를 했고 나 포함 두 명이 갔는데, 원래 신청자가 없으면 나 혼자라도가려고 했었다.그런데 막상 가보니 중턱에는 눈 위에 곰 발자국도 선명하게 찍혀 있었고 정상부근에서는 눈도 내리고해서 만약 혼자 갔다면 끝까지 오르지 못했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록키산쪽 일기예보로는 어제까지 화창하고 오늘(금요일)부터 눈도 오는 것으로 되어 있어 어제 산행이 눈없이 등산하는 올해 마지막 날이겠다 싶어 아쉬움 마음속에 떠난 것이다.
그런데 막상 레이크 루이스 도착하니 주차장서부터 눈이 쌓여 있어 이미 한겨울 풍경이었고 게다가 등산로 초입에는 이미 눈이 녹고 다시얼고 해서 바닥이 얼음판이라 제법 미끄러웠다.
게다가 눈도 약간씩 내리고 있어 등산로 초입에서는 정상까지 밟을 가능성은 별로 없겠다 싶었고, 일단가능한 곳까지는 최대한 올라가 보자는 마음에 한발 한발 내디뎠다.
그런데 1시간정도 오르니 거기서부터는 눈만 쌓여 있어 오히려 덜 미끄러운 편이라 결국 어제 목표했던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
이날 왕복 산행 시간만 5시간 소요되었는데, 길이 미끄러워 약간 지체된 것을 감안해 본다면 여름철이면4시간 만에도 다녀올 수 있는 거리로 누구나 한번쯤 도전해 볼만한 코스라고 생각된다.
산행 요약
산행 시간 5시간 15분. (15분간 점심식사 포함)
산행 거리: 편도 6km
수직 높이 915 M (주차장 1735M, 파이란 정상 2650M)
캘거리만 생각하고 아직 등산로에 눈이 없을꺼라 기대하고 떠났는데, 막상 가니까 레이크 루이스는 등산로 초입부터 이미 한겨울이었다.
어제는 날씨가 흐리고 구름이 많이 끼었는데 레이크 루이스가 나타났다 사라졌다는 수십번 반복했다. 페어뷰 마운틴도 구름에 가려 절반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나간지 얼마 안된것으로 보이는 곰 발바닥 자국, 아마도 혼자 갔더라면 무서워서 중간에 내려왔을 듯.. ㅎㅎ
해발 2650M의 파이란 산 정상에서, 눈도 오고 바람이 어찌나 많이 불던지.. 돌담으로 벽이 가려져 있었으나 별로 도움이 안되어 점심식사는 먹는둥 마는 둥 하고 내려올수 밖에 없었다.
정상 부근에서 찍은 레이크 루이스 전경.. 호수 앞쪽 좌우로 Little Beehive(왼쪽)와 Big Beehive(오른쪽)이 보인다.. 내려가는 길에 Little Beehive도 잠시 들러 보았는데 경치는 Big Beehive에서 내려다 보는 것이 훨씬 일품..
이날 하루종일 레이크 루이스 주변을 헬리곱터가 왔다 갔다 했는데, 도대체 무슨 일로 그렇게 오고 갈까 궁금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아그네스 호수 찻집에 비품을 정리해 나르는 일을 하고 있었던 거다. 헬리곱터가 공중에서 밧줄을 내려 짐을 싣고 내렸으나 운행 마지막에는 사진에서 보듯이 남은 직원들을 태우고 가기 위해 잠시 땅에 내렸다.
올 한해도 수많은 인파들이 이곳 찻집을 찾아 휴식과 낭만을 즐겼을 텐데, 수고 많았어요. ㅎㅎ
아그네스 호수에서 바라다본 록키산 풍경, 뒷편에 보이는 거대한 두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왼쪽이 와이트, 오른쪽이 니블락이다.
작년 여름 (캘거리 산악회중 하나인) 하이킹 클럽에 참가해 니블락에 도전했는데 총 9명중 나만 혼자 중턱에서 포기하고 내려온적이 있었다. (나머지 8명은 물론 정상까지 밟았다.) 사진에서 보듯이 양 봉우리 모두 깍아 지른듯한 바위절벽인데 어떻게들 갔다 왔는지 마냥 신기할 뿐이다. ㅎㅎ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