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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매입하고 싶은 보물같은 집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8542 작성일 2015-11-08 15:01 조회수 3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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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의 생가


태어나서 자랐던 집이 옛 모습 그대로 존재한다는 건 흐믓한 일이다. 더우기 서울에서 자기 생가를 볼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생각하면 행운일지도 모른다. 


2009 년 가을, 난데없이 궁금한 마음이 들어 가 본 이후 6 년 만에 다시 찾은 나의 생가는 천만뜻밖에도 예쁜 카페로 변신해 있었다. 혹시나해서 붙어 있는 주소를 확인했다. 종로구 안국동 1X3 번지, 틀림없는 그 집이었다. 


요즘 한국 주소가 예전과는 다른 형식으로 바뀌었다는데, 이 집은 주소가 바뀌지 않은 채 옛 주소 그대로 였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0 년대 선친이 새로 지으셨다는 이 집은 적어도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시간적 한계인 1960 년대 후반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카페가 되었으니 손님으로 들어가서 주인하고 이야기를 나눠볼까 하다가 그만뒀다. 남의 영업장에 들어가 '여기가 실은 옛날에 우리집이었는데' 어쩌구,, 하는 소리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 것 같았다. 


들어가지 않은 이유가 한 가지 더 있었는데, 카페 앞에 세워진 "테이크아웃 이천원 할인됩니다" 라는 광고로 보아 커피 한 잔에 만 원 쯤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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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림이네 집은 한옥이었는데 지금은 그 자리에 새 건물이 들어섰다. 역시 카페간판이 달려있다. 6 년 전만 해도 113 번지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집들이 한옥이었는데 지금은 개발제한구역에서 풀렸는지 새 건물들이 많이 들어섰다. 뒷쪽으로 빌라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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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아래 사진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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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가 작년에 광화문에서 서예가 순담선생에게 휘호를 부탁했었다. 

부탁했던 글은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알게 하라' 였는데,


순담선생께서 그 때 휘호를 잘못 쓰셨다. 오른손도 알게 하라'를 '오른손도 하게 하라" 로 쓴 것이다. 


만 1 년 만에 우연히 순담선생을 광화문에서 발견했다. 반가운 마음에 다시 가서 휘호를 부탁했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알게 하라" 


싸르니아가 내민 휘호문을 본 선생은 1 년 전 그 때와 똑같은 미소를 지으며 

"저,, 성경에서는..." 하고 운을 떼었다. 


내가 말을 막았다.


"네, 성경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라고 되어 있지요. 근데 그건 예수선생 말이고, 저는 예수선생 말이 아닌 제 말을 휘호에 담아 달라고 부탁드리는 겁니다, 다만 예수선생의 저작권을 존중해서 오른손 대신 왼손을 문장 앞에 넣었습니다만......" 


순담선생은 1 년 만에 불쑥 나타난 싸르니아에게 새 휘호를 써 주셨다. 

이번에는 제대로 된 휘호를 받아가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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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담선생이 1 년 만에 다시 나타난 싸르니아를 위해 새 휘호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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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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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받은 프레임드 우드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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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서울에서 일행이나 길을 잃어버렸을 때 활용하는 비상집합장소다.


위 사진은 스태츄 오브 그레이 제너럴 

아래 사진은 세덴터리 골든 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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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라가 본 서울시청 서소문청사 13 층

덕수궁의 단풍, 작년 이맘때보다는 물이 조금 덜 들었다. 


위 사진은 1897 년 건축된 정동교회

아래 사진 중 덕수궁 뒤에 있는 붉은 지붕 건물은 성공회 서울교구 대성당이다. 성공회 서울교구 정동 대성당은 1987 년 6 월항쟁 대열의 출발지점이기도 하다. 

두 건물 모두 각각 문화재와 사적지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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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5-11-09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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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에 모험보다는 옛집에 대한 추억이 더 강했던 것 같군요. 그래도 새로운 기억의 태엽을 뒤로 돌렸어도 좋지 않았을까요? 저는 클립보드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낀 점인데 저와는 완전히 다른 옛 기억을 간직하신 것 같아요. 저는 산골마을 출신이라 유/청년으로 돌아가면 어릴 때부터 소꼴 먹이러 간 일이나 뒷 동산 조금만 잔디밭에서 친구들과 공찬 기억만 납니다. 방학이 되면 산골집으로 내려갔을 때 워낙 마을이 작아 친구도 거의 없어서 책만 죽자 읽었었죠. 당연히 교회도 없으니까 종교와 전혀 무관한 유년기를 보냈습니다.

언어란 참 흥미롭습니다. "내마음은 호수요"와 같이 마음과 호수라는 전혀 별개의 개념이 하나로 등치될 수 있다는 은유의 기능 때문에, 상상의 날개를 펼쳐 천국도 만들고 지옥도 만들고, 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나 피터 팬과 같은 세상도 만들 수 있나 봅니다. 왼손과 오른손의 비유도 여러가지 해석의 여지를 남겨서 우리는 새로운 역설을 기대하기도 하죠. 성서의 비유는 이미 너무나 알려져 식상한 면은 있죠. 마치 그대 없는 세상은 오아시스 없는 사막이나 앙꼬없는 찐빵처럼 이미 cliché 가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의 일상도 자주 cliché가 되어 버리는데 여행은 그러한 삶의 경계를 넘는 과정이니까 언어적으로는 은유적 혁신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겠죠. 화가들이 새로운 그림을 그릴려고 직접 대상을 찾아 나서듯이 우리의 인식의 혁신을 위해서 상상을 한 우물에 가두면 안되겠죠.

늘 새로운 그림(사진)과 경험으로 저처럼 armchair reader에게 일상의 경계를 깨 주셔서 감사합니다.

clipboard  |  2015-11-09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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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한다는 건 피곤하면서도 즐거운 일이지요. 약간의 긴장감과 새로운 것과 조우할 때 느끼는 생경함, 그 전에 갖게 되는 기대감,, 이런 것들이 우리의 사고를 활력있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경치구경이나 쇼핑을 목적으로 하는 여행, 여자 (또는 남자) 나 꼬셔볼까 하고 돌아다니는 여행, 무슨 테마여행을 한다며 남이 프로그램을 짠 유적지같은 곳을 찾아가 내내 졸다가 오는 그런 여행하고는 좀 다른 여행을 , 언제나, 하고 싶습니다. 뭐, 앞에 나열한 여행이 가치가 없다는 건 아니고요.

여행을 하면 늘 뭔가 상상을 하게되고 마음이 조금 넓어지는 걸 현장에서 느낍니다. 돌아오면 말짱 도루묵이 되는 것도 같지만 어쨌든 무언가 생각할 수 있는 추억거리가 늘어난다는 전 참 즐거운 일이지요.부자가 되는 느낌이거든요.

제가 왜 한국을 자주 가느냐 하면,,
한국이야말로 제게는 훌륭한 여행지이기 때문입니다. 언어와 문화가 완벽하게 통하는 장소에서 이방인 겸 여행지로 지낼 수 있다는 건 행운이지요. 여행은 일종의 모험인데, 그 모험을 언어와 문화의 완벽한 소통이라는 안전망으로 보호하면서 여행자의 삶을 동시에 누릴 수 있으니까요. 일본은 좀 덜한데 조금 떨어진 태국만 가도 그런 안전망이 없어지면서 온전한 여행리스크를 전부 책임지면서 다녀야하지요.

그건 그렇고,, 10 년 전 이맘때가 생각나는군요. 황구라사태로 여기 게시판이 떠들썩했었죠. 그 사람 (황우석)은 요새 뭐 하는지 모르겠군요. 그 사람 연구실 앞에 진달래꽃을 놓으며 난리법석을 떨었던 모국의 군중들도 생각이 나고요.

고맙습니다.

malahat  |  2015-11-13 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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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과 배경 이 모두 압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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