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나이테
단절도 이리 단단하여
칼 바람 맞서다 비켜간 슬픔이
켜 켜 세월을 밟았다
흘린 눈물만큼 씻어준 물의 세안은
천년 펴지 못할 주름을 안고
하늘과 땅,
누구라도 토해야 할 깊은 한숨 거두어
겹겹 아름다운 나이를 묻었다
날이 저물어
내 노래도 상처도 다 부서지고
기억조차 희미해져
우리의 살과 뼈는 어두운 땅속에 묻혀도
흔적과 얼룩의 단단한 저 무게는
한 시대의 바람을
한 축 또 한 축 몸으로 빚어
빗돌처럼 서 있으리
그의 시간들이 밀고 당긴
들숨과 날숨의 긴 호흡서린 창망한 바다
바람의 휘둘린 나이들을 기억하며,
* 태종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