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잠수함 사업 분수령…오늘 입찰 제안서 마감 - 한국 한화오션, ‘국가대항전’ 총력전…독일 티케이엠에스와 양강 구도
마크 카니 총리는 잠수함 계약 입찰을 앞두고 한국(사진)과 독일의 조선소를 방문했다. (사진출처=The Canadian Press)
(안영민 기자) 캐나다의 차세대 잠수함 도입 사업이 월요일인 2일 공식 입찰 제안서 제출을 마감하면서 중대 분기점을 맞았다. 노후 잠수함 전력을 교체하기 위한 이번 사업은 단순한 무기 구매를 넘어, 캐나다의 북극 전략과 산업 동맹 구도를 좌우할 ‘세대급 방산 프로젝트’로 평가된다.
이번 입찰에는 한국의 한화오션과 독일 티케이엠에스(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 두 곳이 참여했다. 캐나다 정부는 이르면 6월 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 한국형 ‘도산안창호급’ 제안…잠수함 넘어 산업 패키지로 승부
한국 측이 제안한 모델은 국내에서 ‘도산안창호급’으로 불리는 케이에스에스-Ⅲ 잠수함이다. 유럽 재래식 잠수함보다 큰 선체와 긴 항속거리, 대용량 무장 탑재 능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수직발사체계까지 적용해 확장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한화오션은 단순 함정 납품을 넘어 ‘국가 차원의 패키지’를 내세우고 있다. 주요 제안 내용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조기 인도 일정: 2035년까지 4척을 우선 인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는 캐나다 해군이 기존 잠수함을 퇴역시키는 시점과 맞물린다.
대규모 일자리 창출: 잠수함 사업과 연계 투자까지 포함해 향후 수십 년간 연평균 2만5000개 수준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유지·보수 인프라 건설: 핼리팩스와 에스퀴몰트에 건설될 정비시설 공사 과정에서 약 1만5000개의 단기 일자리 창출을 제시했다.
철강·조선 협력: 온타리오주 수세인트마리의 알고마스틸과 최대 2억7500만 달러 규모의 구조용 강재 공장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잠수함 건조·정비에 캐나다산 철강과 인력을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소 산업 연계: 현대중공업과 협력해 수소연료 기반 기술 투자, 수소 혁신 허브 설립 가능성도 거론된다.
우주 발사 인프라 협력 논의: 캐나다의 독자 위성 발사를 위한 로켓 발사 시설 구축 협의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측은 이번 수주전을 “국가 전체가 참여하는 접근”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방산 계약을 계기로 에너지·철강·교육·우주 분야까지 산업 협력 범위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 자동차 공장 요구 변수…현대차그룹 계획 없어 ‘관심’
다만 변수도 적지 않다. 캐나다 정부는 한국과 독일 양측에 자동차 제조공장 설립 등 대규모 제조업 투자 계획을 요구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그룹은 현재까지 캐나다 내 완성차 공장 건설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전기차 및 배터리 공급망 재편이 북미 전역에서 진행 중인 상황에서, 잠수함 사업이 자동차 투자로까지 이어질지 여부는 향후 협상 과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캐나다 정부는 향후 10년 내 연방 방위 계약의 70%를 자국 기업에 배정하겠다는 방산 산업 전략을 밝힌 바 있다. 해외 도입이 불가피한 잠수함 사업에서도 ‘대규모 산업 상쇄효과’를 최대한 끌어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 독일 212형 공동설계…북극 작전 적합성 강조
독일 티케이엠에스는 노르웨이와 공동 개발한 212형 공동설계 모델을 제안했다. 공기불요추진체계를 적용해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고, 소음 저감 기술과 북대서양·북극 환경 운용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캐나다 해군은 한국형과 독일형 모두 요구 성능을 충족한다고 평가한 상태다. 결국 인도 속도, 비용 안정성, 산업 투자 규모가 최종 판단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캐나다는 1990년대 후반 영국에서 도입한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운용 중이나, 노후화로 가동률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해군은 2030년대 초반 기존 전력의 수명 종료를 앞두고 있어 사업 지연 시 전력 공백이 우려된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해외 함정 수출을 넘어 한국 방산의 북미 전략 거점 확보라는 의미를 갖는다. 조선·에너지·우주·자동차까지 연계된 ‘산업 외교전’ 성격이 짙어지면서, 캐나다의 최종 선택이 한·독 산업 지형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