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비켜 선 하늘이
파아란 손을 뻗어와
생채기 가득한 내 마음도
잠시,
가을의 고요한 기슭에 기대었다.
들국화 목타는 길.
그 끝까지 이르고 싶었던 곳에서
저문 세상 지나가는 바람만 아득해,
휘청거리는 이 외로움.
문득, 낙엽처럼 눕고 싶은 날.
메마른 기억들만 빈 가슴 채우고
빈곤한 내 삶조차 괜시리 아쉬워,
목이 메이는 날.
밀물 같은 그리움에
먼 산 홀로,
저리도 고이 단풍드네.
가을일기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800 작성일 2005-09-26 23:33 조회수 17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