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는 과학 교과서가 아니다. 예수와 성서 저자들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 같은 생각을 상상조차도 못했다. 식물이나 동물 및 인간의 생명에 대한 고대의 지식이란 원시적 수준에 불과했다. 오늘날 물리학, 특히 극미의 세계인 소립자 물리학, 천문학, 우주 이론 등에 대한 상식적인 사실들에 대해서 창세기 저자는 말할 것도 없고, 신약성서 저자들의 눈에도 그야말로 믿기 어려운 사실들이었을 것이다. 모든 인간의 경험은 경험자 자신에 의해 해석되는 것이다.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의 그림도 자신의 이해의 틀 속에서 그려진다. 따라서 고대인들은 자신들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체 삼층천을 상상했고, 상층에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신의 존재를 설정했다. 이것이 고대에 유신론적 종교들이 탄생하게된 동기이다. 신과 경전과 종교와 세계는 인간의 창작품이며, 인간의 의식이 발달하면서 수없이 수정되고 변형되고, 더 이상 쓸모없는 부분들은 폐기처분되었다.
삼층 세계관이 주류 사회를 지배하던 고대에 인격신론의 유신론은 도시 국가나 로마 제국의 신성한 의무로 여겨지는 기본적인 믿음이였다. 역사적으로 국가가 숭배하는 신(들)을 믿지 않는 시민은 중죄로서 무신론자로 고발되었다. 로마제국의 기독교인들도 역시 로마의 종교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로 취급되어 심한 박해를 받았다. 당시에 무신론의 의미는, 권력을 장악한 종교체제가 자신의 신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단순히 이교도나 무신앙자로 규정했으며, 반대편들을 제거하는 정치적인 도구로 이용했다. 예수 당시에 하늘 위에 존재하는 초자연적인 하느님을 철저히 신봉했던 유대교인들에게도 무신론에 대한 개념은 자신들의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을 이방인, 이단, 무신론자로 정죄했다. 고대 유신론적 세계관의 사회에서 무신론에 대한 박해는 부족적인 생존의 두려움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종교적 안전장치였다. 따라서 고금을 막론하고 유신론적 종교에 심하게 세뇌된 사람들은 신 없이는 살 수 없는 것처럼 착각하고, 신을 믿지 않으면 징벌과 불행이 따른다는 미신적인 사고의 노예가 되었다. 따라서 무신론에 대해 극도의 불안과 공포를 감추지 못하며 때로 폭력적인 분노를 드러낸다.
지난 수세기 동안 과학 혁명과 계몽주의 운동으로 사람들의 이성과 지성이 급속도로 성숙해지면서 삼층 세계관의 유신론적 신학과 믿음은 더 이상 설득력과 신뢰를 잃고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래서 신(神)은 죽었다. 오늘날 무신론적 우주진화 세계관의 주류 사회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 참 사람 예수의 인간성이 절실히 필요하며, 예수의 신성(神聖)은 차별주의와 우월주의를 조장하고 사회를 이분법적으로 분단시키는 위험한 장애물이라고 인식한다.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이 세계를 지배하던 시대는 완전히 끝이 났다. 또한 예수의 신성이 기독교의 신학과 신앙을 통제하던 시대도 끝났다. 21세기 과학시대에 살고 있는 현대인은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의 시대에 들어섰다. 이 시대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은 1세기에 참 사람 예수에게서 탄생했다. 성서문자근본주의자들은 역사적 예수의 정신과 그의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무신론이라고 비판하지만, 우리는 기독교 후기 시대 즉 포스트모던 시대에 살고 있다.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의 시대는 유신론적 하느님을 맹신하던 시대의 종말을 가리킨다. 새로운 시대는 잃어버린 참 사람 예수 즉 유신론적 하느님을 철저하게 반대한 무신론자 예수를 되찾아 그의 정신을 탐구하고 살아내는 시대이다.
예수는 믿어야 하는 인격신론의 유신론적 신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었다. 예수는 하느님도 아니고, 하느님이 될 필요도 없다. 예수는 자신이 하늘에서 내려온 하느님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을 믿어야 구원받는다고 강요하지도 않았다. 예수는 제도적이고 관념적인 종교와 믿음체계에 대해 회의를 느끼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의식과 인간성을 심어주었다. 예수는 유신론적 하느님의 믿음체계와 이분법적이고 내세적인 종교의 상징인 성전을 허물어 버리라고 도전했다. 그러나 예수가 죽은 후 참 인간 예수와 그가 가장 중요하게 가르쳤던 참된 인간성은 사라져 버리고, 예수는 그가 철저히 반대했던 유신론적 하느님으로 변신되었다.
오늘날 인격신론의 유신론적 하느님은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죽었다.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교육과정과 예술과 문학과 철학에서 자연의 법칙을 깨트리는 초자연적인 신을 믿어야 한다는 말을 들을 수 없다. 고대인들이 만든 유신론자 예수, 유신론적 하느님 예수, 초자연적인 예수, 이분법적인 예수, 금관을 쓰고 성상의 자리에 앉힌 예수는 더 이상 인류의 밝은 미래에 장애물이 될 뿐이며 대단히 위험하다. 따라서 역사적 예수를 탐구하는 예수 세미나 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