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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친구야
이라니안 식당 가자던 약속
못 지켰다 미안해 마라
만나도 좋고
만나지 않아도 좋은 친구야
모처럼 찾아온 영상의 날씨
눈더미 속 잔디가 솟아날려고 기지개를 켜도
리비아라는 곳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하니
내 고향 뒷동산의 뻐꾹새처럼 울고 있어
내 마음 갈 곳 몰라
무작정 지평선에 차를 몰아 보았단다
옛날 찾았던 남녘의 아늑한 카페
사랑했던 그님과 마주 앉았던 그 자리
그 님은 어디로 갔는지 소식조차 알 길 없어도
옛 그 자리에는 즐거운 순간들 웃음짓고
눈으로 덮힌 하이얀 들녘 춤사위 추는 그 님의 환영
바람이 불어간 자리로 자취도 없이 사라졌구나
친구야
세상인심 가변하고 써커스를 한들 어떠리
한번 두번 미친사람도 만나고
그렇게 살아감이 인생 길이 아니더냐
그래도 봄에는 봄꽃 피어나고
먼산 아지랑이 꽃에는 눈물이 고이누나
저도 제 마음을 이렇게 아름다운 시로 표현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분은 말씀 하시는 것도 시어를 사용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말도 아름답게 하시더군요.
아이들에게 그런 선생님을 만난 것은 참으로 행운이지요.
그 아이가 벌써 이제는 부모 곁을 떠날 나이가 되었군요....
갑자기 그 생각이 났습니다.
하고 있을 따름이지요. 좋은 스승을 만났다면 한번쯤 시에 심취하게 만들어
시 속에서 인생을 달관하고 독자의 생활을 아름답게 승화시킬 방법을 모색
해 봅도 뜻 있는 삶이 아니였을까를 생각해 봅니디.
아직 겨울은 우리 주변을 서성입니다.
감기 조심 하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