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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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4 월 5 일
아침 인사가 “해피 이스터” 여야 했는데...... “메리 크리스마스” 가 되어 버렸습니다. 눈이 엄청 많이 왔기 때문입니다.
겨울이 그냥 물러나기는 싫었는가보군요. 4 월 5 일은 식목일인데 눈이 갑자기 20 센티미터나 쏟아져 내렸습니다.
아침 기온 영상 1 도. 날씨는 따뜻한데 눈이 이렇게 많이 내리니 도로가 ‘슬러쉬’ 되어 운전하기가 참 지랄맞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4 월 6 일 금요일 아침
날씨가 활짝 개이더니 온 세상을 덮을 듯 쌓여있던 눈이 거짓말처럼 사라져 버렸습니다. 잔설이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어제와 오늘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참 신기합니다.
오늘은 Good Friday 입니다. 예수가 이날 오후 죽었다가 만 하루 반 정도가 지난 일요일 새벽 부활했다는 신화에서 비롯된 서양 명절이지요.
배경음악으로 사용한 Choir 는 몰몬교 성가 ‘Let Zion in Her Beauty Rise’ 인데, 부활절과 직접 관계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개중 듣기가 좋아서 가져 온 겁니다. 왜 엉뚱한 노래 가져왔느냐고 뭐라 그러지 마세요.
사실 부활신화는 기독교의 고유한 신화라기 보다는 그보다 오래된 고대 그리스의 Attis 의 부활신화에서 차용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입니다. 기독교의 이스터 축제도 Attis의 부활축제 Megalensia 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고요.
그러니까 죽음과 부활 이야기는 어느 특정 종교의 독점적 신화가 아니라 비교적 ‘흔하게 발견되는’ 고대 종교의 공통적 전승인 셈 이지요.
저는 부활절과 추수감사절이 별로 반갑지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딴 게 아니라.. 제가 칠면조 요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고기 뿐 아니라 저는 원래부터 칠면조나 타조같이 큰 새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타조는 모르겠는데, 칠면조는 사람에게 막 덤비기도 하지요.
sarnia 입맛에는 터키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맛에 포인트가 없는 밍밍한 터키를 들쩍찌근한 크란베리 소스에 찍어 먹는 거.. 전 아주 아주 별로 거든요.
그래서 이 두 명절에 누가 식사초대하면 잘 안 가려고 합니다 . 식사 메뉴로 칠면조가 나올 게 거의 틀림없으니까요.
근데 터키는 오븐에 넣고 굽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손도 많이 가는 것 같습니다. 옥수수와 당근도 삶아야 하고 그레이비도 만들어야 합니다. 기왕 준비하려면 mashed potato 도 같이 만들어야 하는데, 그거 대신 밥을 주면 참 난감하지요.
부활절 첫 날 아침, 집에서 5 킬로미터 쯤 떨어진 A & W 로 가서 클래식 브랙퍼스트로 아침을 해결했습니다. 사과 반 쪽, 스크램블 에그와 베이컨, 토스트 네 쪽에 딸기잼, 크림과 설탕을 하나 씩 넣은 커피입니다.
가끔 가는 이 A & W 주인은 한국인 부부같은데, 이 분들은 안 보이고 오늘은 인도인 종업원들만 일을 합니다.
부활절 아침에 클래식 아침식사하러 A & W 에 온 손님은 sarnia 님 한 명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보니 주변에 개미새끼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군요.
해피 이스터!
언젠가 "문화적 전유"(cultural approporiation)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프랑스 해석학적 철학자 폴 리꾀르의 이론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었는데, 종교적 현실에서 신화나 모든 담론은 경쟁하거나 남의 것을 자기 것으로 삼는 사례가 많은데 부활이나 성탄절도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산타 클로스 복장의 붉은 색은 코카 콜라의 영향을 받았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기독교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가 "혼합주의"(syncretism)라는 단어인데, 종교학자 니니안 스마트(Ninian Smart)는 모든 종교는 혼합주의 과정을 겪는다고 했습니다. 기독교는 결코 순수한 종교가 아니고 여러 종교적 영향을 필연적으로 받았고, 그 풍부한 상호 교류에 감사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특정 시기의 기독교적 전통이 마치 초대교회의 원형이나 되는 줄 알고 그것이 절대적으로 변화되지 않는 영원한 진리로 보는 것을 근본주의(fundamentalism)라고 하는데, 혼합주의 이론에서 볼 때, 이런 근본주의적 경향성을 "반혼합주의"(anti-syncretism)이라고 합니다. 혼합주의라는 개념은 네덜란드 인류학자들이 많이 발전시킨 개념입니다. 인류학이란 학문적 분과는 식민지 문화의 후손으로서 네덜란드의 아시아 진출과 함께 발전하고, 그 후에 영국으로 넘어가 제국의 시대인 빅토리아조에 만개하여 사회 인류학이 되었고, 미국에서는 보아즈 같은 인물이 나와 네이트브 어메리칸 연구로 밥줄을 잇게 되어 문화인류학으로 발전되었습니다.
저는 터키를 좋아합나당~
지난 번 수사 본부 다시 재개해 주세여~ 그런데 살살 좀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랜만에 다른 글들 클릭하다가 우연히 파모님이 남긴 상소리 댓글을 읽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시 들어와 보니 그 본문이 삭제됐는지 보이지 않는데, 그 분.. 좀 자중하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