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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50 대가 수상합니다.
출생연도를 기준으로 하면 1963 년생부터 1954 년생 까지가 이 세대에 해당합니다. 인구도 많습니다. 2012 년 12 월 19 일 현재 778 만 명입니다. 그들의 자녀세대인 20 대 인구 733 만 명보다 45 만 명이나 더 많습니다.
부모세대가 자녀세대보다 쪽수가 많다는 것은 민망하고도 이상한 일이지만 사실입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베이비붐 시대에 태어난 연령대가 모두 정확하게 50 대에 들어맞습니다. 이 세대는 1960 년대와 70 년대에 초중고등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래서 이 세대를 가리켜 ‘박정희의 아이들’ 이라고 부릅니다.
근혜 동생들 또는 지만이 친구들이라고 불러도 무방합니다.
이들 중 1963 년생과 1962 년생은 나머지 50대와 그 정치적 정서적 성격이 뚜렷하게 구분됩니다. 그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이 두 연령대가 전두환 정권 출범과 함께 성인이 되어 사회 또는 대학으로 진출한 세대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두 연령대는 1962 년생부터 1968 년생까지를 아우르는 민주화 세대로 따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1969 년생부터는 민주화 이후, 즉 1988 년 이후에 고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또 다른 세대 카테고리로 이전 세대와 구분합니다.
50 대 중 1963 년생과 1962 년생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 즉1960 년생부터 1954 년생이야말로 이번 대선에서 특이한 ‘투표현상’을 보여 준 세대인 것 같습니다. 이들은 사회초년병, 또는 대학생 시절 벼라별 희한한 봉변과 험한 꼴을 많이 겪은 가엾은 세대입니다.
1970 년대 중후반, 당시 경찰관들은 가위와 자를 가지고 다녔습니다.
머리가 조금 길어보이는 청년들은 불문곡직 불러세워져 길거리에서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잘랐습니다. 조금이라도 반항하는 기미를 보이는 사람들은 곤봉과 주먹으로 무자비하게 집단폭행을 당하고 나서 파출소로 끌려갔습니다.
치마가 조금 짧아보이는 젊은 여성들은 그 자리에서 정사복 경찰관들에게 붙잡혀 어디론가 끌려갔습니다. 남자 경찰관이 여성들의 허벅지를 자로 재는 만행을 종로나 명동 거리 한 복판에서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무릎에서부터 치마끝단까지의 길이가 17 센티미터를 초과하면 그 여성은 유치장으로 들어가야 했습니다.
교차로 곳곳에는 새끼줄로 둘러쳐진 약 9 평방미터 정도되는 짐승우리같은 시설이 있었습니다. ‘계도소’라고 부르는 그 짐승우리에는 언제나 약 2~ 30 명의 시민들이 갇혀 있었습니다. 제이워킹 이나 담배꽁초 버리기 등 사소한 범칙으로 끌려와 한 시간 씩 벌을 서는 장소였습니다. 새파란 경찰관들이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반말로 명령했습니다. 말을 듣지 않거나 반항하는 기색을 보이면 가차없이 주먹이나 곤봉을 휘두르곤 했습니다.
도로 곳곳에는 서울시경국장 (지금의 서울 경찰청장) 명의의 다음과 같은 반말 명령조의 간판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인도에 딱 붙여! 차도에 못 내려!”
온 나라에는 숨막히는 광기같은 것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법같은 건 있으나마나한 것이었고 마치 조직폭력배들이 보스의 기분과 명령에 따라 다스리는 나라같았습니다.
대한민국 50대는 태어나서부터 시작해서 가장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 시절을 거쳐 성인 초반기 (young adult 시기)에 이르기까지 너무나 오랫동안 집단광기에 사로잡힌 숨막히는 나라에 살면서 알게 모르게 철저하게 세뇌를 당해 온 불행하기 짝이 없는 세대였습니다.
1979 년 이들은 집단악몽에서 깨어났습니다. 그 해로부터 33 년이 지나는동안 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지난 날의 악몽과 공포의 기억들로부터 완전히 해방되는 듯 했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건들이 상처가 아물어간다는 증거였습니다.
이들은 전두환 군사독재정권을 상대로 끈질기고도 가열찬 투쟁을 벌이는 후배들을 지원하여 넥타이부대로 나서 줌으로써 독재정권으로 하여금 항복 선언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들은 1997 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50 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들은 2002 년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를 지지함으로써 다시 한번 시민혁명의 주역이 되었습니다.
이들은 2004 년 3 월 탄핵반대 촛불시위를 주도했습니다.
이들은 2008 년 5 월 대미통상자주화 운동에 나서는 자녀들을 열렬히 응원했습니다.
그랬던 그들이 언제부턴가 조금씩 이상해 지기 시작한 건
박근혜가 다시 나타나고 나서부터였습니다.
옛 기억에서 비롯된 집단적 공포증상이 재발하기라도 한 걸까요?
선거 하는 날
망자의 원혼에 홀린 사람들처럼
89.9 퍼센트가 투표장으로 몰려가더니
62.5 퍼센트가 박근혜 에게 투표하는 놀라운 사건이 발생한 것 입니다.
그 시절 미니스커트 집단 굴욕을 겪은 50 대 여성들은
무려 65.7 퍼센트가 박근혜에게 투표하였습니다.
모든 다른 연령대의 여성 투표자들은 남성 투표자보다 문재인 후보를 더 높게 지지했는데 반해
유독 '박정희의 딸들'은 남성 투표자를 능가하여 박근혜를 더 높게, 그것도 압도적으로 지지한 것 입니다.
40 년 전 당했던 집단적 세뇌가 남겨놓은 악몽같은 기억들이
함깨하고 싶은 강한 열망과 애정의 추억으로 승화되어 버린 것 일까요?
이제부터 우리 모두
대한민국 50 대에게 특별한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이들은 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띄고
1963 년부터 1954 년 사이에 이 땅에 태어났습니다.
집단세뇌는 아직까지도 너무나 많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흐, 거 뭐랄까요... 좀 다른 62,63년생빼고 제대로된 베이비부머중의 한사람으로서 느끼기에는 당시 상황과 분위기등등이 가슴에 잘 안다가오는군요.
그 당시 가장 큰 골때리는일은 통금이란게 있었지요... 술먹다보면 어느새 집에갈 시간 놓쳐버리고...
그리고 장발과 미니스커트의 단속은 위에 적은거보다는 좀 약하게 느껴지는군요... 여름에 놀러가서 배 탈때도 장발단속을 해서 머리를 밀집모자 속으로 우겨넣고 탔던 기억도 있구요..
대학때 친구들과 남대문 어느쪽에서 만나서 전두환 반대 데모를 치열하게도 했었지요. 불쌍한 세대는 맞지요. 중고교시절 엉터리 사회교육으로 뭐가 사실인지조차도 모르고 컬러tv가 보급되던때 엉터리 뉴스와 언론에 속아서 학교의 동아리 이외에는 제대로된 사실이 뭔지도 몰랐던 그 시절... 그래서 아직도 허접한 언론들의 놀이에도 쉽게 당하는 세대.
이제는 제대로 성공한 몇 빼고는 직업도 없이 길거리로 몰리는 세대... 그래서 더 갖고 놀림을 당하는...
에혀~ 그렇군요.. 갑자기 옛생각에 추가로 몇마디 더 주절거려 봅니다.
그러고 보니 국민학교(그 시절에는 이렇게 불렀죠..) 때 저넘의 국민교육헌장 뭐말인지도 모르고 지겹게 외우고 다니고, 선생님은 외운거 아이들 일일이 앞으로 불러내어 확인하기도 했던...
그 시절 옥수수빵 배급이 나오던 시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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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렇고,, 이제부터 다른 이야기를 좀 하겠습니다. 지난 며칠 이 게시판에서 느낀 점 입니다.
세뇌당한 멘탈리티의 가장 큰 특징은 토론능력이 부족하다는 것 입니다. 여기서 토론능력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는 말을 못한다거나 자기 생각을 견인할 수 있는 논리를 구성할 능력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자기의 기호에 맞지 않는 주장이 등장하면 비위가 상하고 화가나는 차원을 넘어 결국 맨붕상태에 돌입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맨붕상태에 돌입하면 욕설을 퍼붓게 되거나 해서는 안 될 쓸데없는 실언을 하게 됩니다. 실언의 대표적인 두 가지 유형은 첫째 \'그만 합시다\' 와 둘째 \'정치방 종교방을 분리시킵시다\' 입니다.
그런 말 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주장이 다양한 것은 당연한 현상이고, 자기와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서로 반론하든지 지지하든지 관심이 없으면 그냥 넘어가면 됩니다. 정치와 종교이야기를 격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행위는 사실 어떠한 정치적 발언보다도 훨씬 극단적인 ‘정치적 발언’이라는 점을 그 분들이 아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격리와 퇴출은 물리적 제거를 의미하는데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또는 듣기 싫다는 이유로 자기 눈 앞에서 보이지 않게 해 달라는 요구, 즉 물리적 제거를 요구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사고방식이지요. 이런 사고방식이 집단화되면 파시즘이 되는 것이고 조직화 되면 사회에 전체주의적인 폭력이 횡행하게 되는 것 입니다.
정치적 종교적 이견이 등장할 때 혈압이 오르는 현상을 경험하시는 분들은 –태국말로- 짜이옌옌 하시기 바랍니다. 저는 토론장 주변에서 난무하는 욕설이나 비아냥 같은 것에는 조금도 마음이 상한다거나 영향을 받는 스타일이 아니기때문에 적어도 개인적으로는 이런 문제를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지만 그 분들 당사자를 위해 딱 한 번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