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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유

작성자 민들레 영토 게시물번호 8794 작성일 2016-01-31 00:41 조회수 2754

그런 이유 


꽃이 슬프고

시가 슬픈 이유를 알겠네


애써 꽃물 올린 줄기의 피 끓음 속에

오래 눈여김 받지 못하는

그 짧은 시간의 구애가

밤사이 그렁 그렁한

꽃잎 툭툭 털어낸 자리마다

망각으로 지워지는 아픔


저렇듯 시인들은

꽃처럼 고운 심장 하나씩 박고

착한 숨 고르는데

속대 깊이 비릿한 덩어리 눌려

흔들리며 시를 토하네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내어주기만 하던 꽃피던 시린 눈이여

어느 저녁

지친 눈꺼풀 속

까무륵한 아픔의 행간 사이로

가슴에 키워 온 시

마디에 맺힌 절명함으로

더 이상 동백일 수 없으리


나 그런 이유로

한 나절씩 젖곤 하네

마른 사막같은 시울이

먼 빛 산노을로도 젖곤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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