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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갔던 이야기
작성자 philby     게시물번호 12773 작성일 2020-02-07 22:45 조회수 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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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 일정 중 하나가 인왕산 등산이었다일행 2명을 경복궁 역에서 만났다. 8년만에 경복궁 역 1번 출구에서 만나는 것이다만나서 허그 하고 볼 키스하고60년대 태어난 여자들이다.

나는 60년대 태어난 여자들 하고 잘 어울린다내가 사교적 성격이 전혀 아닌 재미없는 사람이다. 에드몬톤에도 몇 명 있고 서울에도 몇 명 있다남녀를 초월하여 가끔 만나 커피 마시고 식사도 하며 세상사는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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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여자 하고 안지가 꽤 오래되었다. 8년만에 만나도 어제 만난 느낌이 드는 사람들그 동안 밀렸던 이야기를 하며 사직공원 쪽으로 해서 인왕산을 올랐다활터 앞에서 잠깐 서서 활터를 보았다조선시대 한량들이 모여 활 연습하던 곳이다.

인왕산이 높이 300미터가 조금 넘는 산이지만 산이 갖춰야 하는 모든 것을 갖췄다숲이 있고 각양각색의 식물이 자라고바위도 있고 급경사도 있고 바위틈을 올라가기도 하고개울도 건너고 다리도 건넌다로키는 로키대로 인왕산은 인왕산대로 매력이 있다전에는 성벽이 없었는데 군인들이 철수한 후로 새로 쌓은 듯하다.

평일인데도 등산객들이 많다호랑이 발톱 바위는 인왕산 포토존이다거기서 사진 찍느라고 사람들이 몰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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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에서 물 한 모금씩 마시고 내려갈 때는 세검정 방향을 택했다너무 바뀌어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표지판을 따라 갔다윤동주 문학관이 나오고 좀더 내려가니 낯 익은 동상이 보인다최규식 경무관 동상동상을 보니 어디로 내려왔는지 알겠다.

1968년 121, 124군 부대 특공대가 서울을 침투해 아군과 교전이 벌어졌다당시 최규식 종로경찰서장은 그들과 전투 중 전사해 그 자리에 동상을 세워 그 공적을 기리고 있다그 때 포승줄에 묶인 채 얼굴 여기 저기가 깨진 김신조를 TV에서 생방송으로 보여주었다.
그 당시 방첩부대장이 윤필용이었는데 너 여기 왜 왔어?” 하니 억센 북한 사투리로 박정희 목 따러 왔수다.” 그때 대부분 사살당했고 한 명이 살아서 휴전선 넘어갔고 포로는 김신조 한 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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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운 중학교 쪽으로 내려오다 버스를 탔다북악산 기슭에 단풍이 곱게도 들었다한국의 가을은 세계 최고다늦은 점심 먹으러 대학로에 갔다셋이 점심을 먹고 커피 마시러 가야지?” “어디로 갈까?” “학림 다방 가자.” “아니아직도 다방이 있어?” “이 아줌마들학림 다방 몰라?” 둘 다 학림다방을 모른단다양구가 모른다는 건 그래도 이해하겠는데 정혜가 모른다는 건 충격이다. “서울 살아봐알던 것도 잊어버리는데.”
나무계단을 타고 이층에 올라가니 앉을 자리가 없고 대기의자에 앉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유명한 다방이라니 구경이라도 하자” 두 여자가 다방 안을 돌아보고 나온다.
할 수없이 길 건너 스타벅스로 갔다셋이 이층에 앉아 늦은 가을 햇살을 받으며 창밖 가을 풍경을 바라보며 아메리카노를 마신다수북이 쌓인 노랗게 물든 은행잎이 바람을 따라 보도 위를 뒹군다좋은 사람들 만나 천천히 나누는 세상 이야기이런 게 바로 행복이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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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ure  |  2020-02-0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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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비님,

그렇게 공개적으로 60년대 태어난 여자분들하고 잘지낸다고 하시니 너무 재미있으십니다.

ㅋㅋㅋㅎㅎㅎ---

어휴, 한국 정치및 역사에 대해서 어떻게 그렇게 해박하신지요?

'아줌마' 란 단어가 너무 재미있습니다. ㅋㅋㅋㅋㅎㅎㅎ

저는 50대 초반이래도 사람들이 왜 그렇게 어려 보이느냐고 해서 힘들어요..- 캐나다 미국 사람들은 노골적으로 얘기하고, 한국분들은 좀 얕보는 태도로 대하시고요.

어려 보이면 어딜가도 얕보는 경향이 있더라고요..

Nature  |  2020-02-07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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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십대 어렸을 때 보고, 가슴앓이를 참 오랫동안 했습니다.

음악은 정말 아름답고요...

French : https://www.youtube.com/watch?v=Rq0yhizu0y8 (원곡 이거 보다 더 좋고 건전한게 없네요... ㅠㅠ, 죄송해요.., 찾아봐 주세요..)

English : https://www.youtube.co/watch?v=u9F-lCdFqLo (1973: Nana Mouskouri and Michel Legrand singing)

philby  |  2020-02-08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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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올려진 사진이 있군요.

쉘부르의 우산은 보긴 봤는데 너무 오래되어 다 잊어 버렸어요

Nature  |  2020-02-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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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

다시 한번 보시면 기억나시고, 아마 다른 해석, 관점이실수 있을거예요.

philby  |  2020-02-15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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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러리에 카노비(Kanopy)라고 한달에 영화 5편 볼 수 있는데 거기 보니 쉘부르의 우산이 있어서 절반을 봤어요. 내일 나머지 보려구요. 이민 오기전에 TV 명화극장에서 본 기억이 나긴 하는데 다시 보니 전혀 새롭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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