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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는 객실(선실) 이야기만 하겠다.
크루즈는 발코니 스테이트룸을 기준으로 설계된 배다.
인사이드룸이나 오션뷰룸에 비해 발코니룸이 압도적으로 많다.
데크나 레스토랑 창가자리에서 지내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배 규모가 크기 때문에 데크에 일부러 나가는 것도 귀찮은 일이다.
발코니룸에서라면 우연히 조우할 수 있는 풍경을 인사이드룸이나 오션뷰룸에서는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일출 보자고 시간 맞추어 일부러 밖에 나가는 것과 베란다 의자에 우두커니 앉아 커피 마시는 동안 수평선에서 떠 오르는 태양을 맞이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도 언제든지 신선한 야외공기를 마실 수 있다는 게 발코니룸의 특장점이다.
가격은 발코니룸이 인사이드룸이나 오션뷰룸에 비해 당연히 비싸다.
하지만 기왕에 크루즈여행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예산이 허용하는 한 발코니룸을 선택하는 게 여행의 질을 높이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크루즈는 바닷물을 증류하고 필터링해서 식수와 용수로 사용한다.
MS Koningsdam 에는 두 개의 수영장이 있는데 수영장 물은 해수다.
월풀은 담수다.
샤워기 수압은 강한 편이다.
토일렛 플러싱 시스템은 하이브리드다.
즉 비행기 라바토리식 배큠과 물 1 리터를 동시에 사용한다.
진공흡입력이 강해서 플러싱할 때마다 수류탄터지는 소리가 날 정도다.
반드시 토일렛 뚜껑을 닫은 상태에서만 플러싱 버튼을 누르는 게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욕실 어메니티 4 종세트(삼푸, 컨디셔너, 바디워시, 로션)는 있지만 로션은 자기가 쓰던 걸 가져가는 게 좋다.
여행할 때 구색을 골고루 다 갖추기 번거로우면 얼굴과 바디에 모두 사용이 가능한 Cetaphil 로션과 스프레이 정도면 충분하다.
객실 옷장에는 담요, 구명조끼, 미니바와 안전금고가 있다.
기항지투어할 때는 크루즈카드와 운전면허증 정도만 챙겨나가면 된다.
국경을 넘어야 하는 기항지투어가 아닌 한 여권은 객실 안전금고에 넣어둔다.
두 명이 한 조를 이룬 룸메이드들이 기회만 있으면 하루에도 두 세 번 씩 방을 정리해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면 동물모양수건과 다음 날 일정이 적힌 뉴스레터를 침대위에 놓고 나간다.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승무원들에게 팁을 따로 줘야 하는가?
원칙적으로 따로 줄 필요없다. (요즘 누가 현찰을 들고다니나?)
승객 한 사람당 매일 하루에 US 17 달러 씩 맨데토리 서비스 차지가 부과된다.
선사 앱에 들어가 자기 계좌를 열어보면 부과된 액수를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다.
모든 비용은 여행이 끝난 후 등록된 크레딧카드 계좌에서 자동으로 빠져나간다.
돈을 따로 내야하는 스페셜티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스페셜티 커피 한 잔을 따로 시켜 마셔도 18 퍼센트의 서비스 차지가 자동부과된다. (기본으로 제공되는 커피가 티미보다 나은 것 같아 스페셜티 커피 한 잔도 안 사 마셨다)
따라서 팁은 따로 줄 필요없다.
다만 룸서비스를 시켰을때나 특별한 서비스를 받았을때나 혹은 왠지 팁을 주고 싶을 때 팁 주는 거야 주는 사람 마음이다.
MS Koningsdam 은 발코니객실 각 층마다 음악가 이름을 붙여놓았다.
내가 묵은 5 층은 Gershwin Deck.
2010 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당시 김연아 선수의 프리스케이팅 주제음악이 조지 거쉬인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였다는데, 그 거쉬인을 말한다.
여행을 마친 후 리뷰에서 객실은 10 점 만점에 9 점,
승무원 서비스와 음식은 10 점 만점에 10 점을 줬다.
음식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되면 따로 하겠다.
리뷰에서 9 점 또는 만점을 준 건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