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캘거리에서 에드몬톤을 올라가다가 (2번 고속도로) 도로에서 경찰차를 만났습니다. 길에서 경찰차를 만나는 건 흔한 일이지만 이번건은 평소와는 많이 색다르고 게다가 난생 처음 겪은 일이라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고속도로 제한속도는 110km/H, 10킬로까지는 보통 봐주니까 평소에는 120km로 달리는데 그날은 좀 급한 일이 있어 140km/H로 속도를 내서 달렸습니다.

그러던 중 저처럼 속도를 내서 달리던 앞차가 갑자기 속도를 줄이면서 2차선으로 들어서는 거였습니다. 앞을 살펴봐도 단속하는 경찰은 보이지 않아 그냥 속도를 줄이지 않고 주행했는데 2차선에서 달리는 차를 보니 경찰차였습니다.

모델은 포드 익스폴로어 같았고 (여하튼 SUV) 뒷 모습은 사제차량과 구분이 안되지만 옆을 보니까 경찰마크가 있었고 지붕에 작은 경광등을 가까이 가서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도 앞차처럼 급히 속도를 줄이고 경찰차 뒤로 붙어 얌전히 따라갔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저 같은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었기에 속도를 내던 모든 차들이 경찰차 옆에서 더 이상 속도를 못 내고 뒤로 붙어 얌전히 따라가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평소와 다른 점은 그 경찰차가 정확히 120km/H의 속도에 맞추어 달리고 있었다는 겁니다. 가끔 도로에서 주행하는 경찰차들을 보면 제한속도(110km)에 맞추어 주행을 하므로 (아니면 경광등을 켜고 쏜살같이 달려나가던지) 5km/H정도 약간 만 속도를 더 내어 경찰차를 추월한 후에 어느 정도 거리가 확보된 후에 원래 속도로 올려 주행을 하곤 하겠죠.


평소 하던 대로 경찰차를 추월하려니 120km를 넘어서 달려야 하는데 그럼 위반이 될 터이고 혹시라도 그 경찰이 잡기라도 하면..하는 간 떨리는 마음에 답답해도 그냥 쫓아가는 수 밖에는 없었습니다  (어서 빨리 경찰차가 가까운 인터체인지에서 빠져 나가기를 고대하며) 그렇게 답답한 주행이 10분정도 이상 지속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드디어 어떤 차 한대가 1차선으로 달려 경찰차를 추월하기 시작했습니다.경찰차를 못 보았는지, 아니면 빨리 가도 잡지 않을 거라는 기대가 있었는지는 저도 모르겠지만…여하튼 그 차가 모든 운전자들의 시선을 한눈에 받은건 사실입니다.

그 차가 속도를 낸 후 경찰차보다 몇 미터 앞서 막 달려나갔을 때 그 경찰차는 곧바로 경광들을 켜고 그 차를 잡아서 갓길로 세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후 상황은 다 짐작되시죠? 저를 포함해 경찰차 꽁무니를 쫓아 가던 수십대의 차들이 130~150km/H의 속도로 달려나갔고 아마도 모두들 속도위반에 걸린 그 차의 운전자에게 감사했을 겁니다.

여하튼 살다 보니 이런 일도 겪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