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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민초
작성자 민초     게시물번호 5181 작성일 2012-02-08 06:47 조회수 1483
눈 보라/ 민초

펄펄 눈이 내리네
함박눈이 오면 내 얼굴에 눈이 눈물로 흘렀고
부슬비 모양 내리는 눈이 오면
새까만 가슴 속에 쌓여있는 오물들을
깨끗이 씻어내며
눈꽃송이처럼 정처없이 날아가 보았네
가끔은 휘몰아치는 회한의 추억을 안고
내 못난 생존의 빛깔을 씻어내며
그 님이 있는 곳까지 찾아갔었네
찾아가 만난 곳 동토의 모진 땅에서
내 몸은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었지
내가 녹아 물이 된 자리
그 깊고 깊은 땅 밑에는
웅덩이가 파여져 있었고
마마 자국만 세상을 덮고 있었으며
두견새와 승냥이 울음소리만 들렸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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