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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江물 속에 부서진 달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8075 작성일 2015-05-20 21:07 조회수 4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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江물 속에 부서진 달

강희맹姜希孟




胡孫投江月[호손투강월]
강 속의 달을 지팡이로 툭 치니

波動影凌亂[파동영릉란]
물결 따라 달 그림자 조각조각 일렁이네.

飜疑月破碎[번의월파쇄]
어라, 달이 다 부서져 버렸나?

引臂聊戱玩[인비료희완]
팔을 뻗어 달 조각을 만져보려 하였네.

水月性本空[수월성본공]
물에 비친 달은 본디 비어있는 달이라

笑爾起幻觀[소이기환관]
우습다. 너는 지금 헛것을 보는 게야.

波定月應圓[파정월응원]
물결 갈앉으면 달은 다시 둥글 거고

爾亦疑思斷[이역의사단]
품었던 네 의심도 저절로 없어지리.

長嘯天宇寬[장소천우관]
한 줄기 휘파람 소리에 하늘은 드넓은데

松偃老龍幹[송원노령간]
소나무 늙은 등걸 비스듬히 누워 있네.



- 강희맹 姜希孟
1424 (세종6) ~ 1483 (성종14)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시를 한 수 적어 강국균에게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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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그리고 한 생각>
 
 

옛사람(古人)들의 글을 대하면, 그윽한 문향文香의 운치와 함께
세상과 인생에 관한 깊은 관조적 사유思惟를 만나게 된다.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선 좀처럼 찾을 수 없는)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


모든 건 마음이 빚어내는 대로, 현현顯現하는 것이어서.

강희맹의 말처럼 세상이 드리우는 모든 허상虛像의 그림자가 헛되다고는 하나,
때론 마음이 그리는 달이 밤하늘의 달보다 더 아름다울 수도 있는 것을.


하여, 그도 그 마음이 빚은 이처럼 정갈한 시 한 수首 건지지 않았던가.


마치,
현실의 삶이 치열해지면 꿈의 문학도 더욱 치열해지는 것처럼...

 



                                                                                   -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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