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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각 스님
작성자 watchdog     게시물번호 9287 작성일 2016-07-29 16:59 조회수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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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이 비판한 "형식주의, 기복방식, 유교습관"이라는 한국 문화의 특징은 한국을 떠나는 native Korean들이 타국으로 이민을 가는 이유들이기도 합니다. 조계종에 제한된 문제가 아니라 한국식으로 개조된 종교집단 전체가 다 보이고 있는 문제인데, 결국 한국문화의 오래된 구조적인 이슈라고 봅니다. 

Civilization 이라는 게임을 하다 보면 군사력, 종교, 과학기술개발, 등등 문명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 필요한 여러가지 요소들을 컨트롤할 수가 있는데, 신전 같은 것만 지었다가 시간이 오래 지나니까 결국 과학기술과 자본력이 강한 문명사회에 점령당했던 재밌는 경험이 있습니다. 

한국사회는 중세시대와 현대시대를 다 같이 볼 수 있는 다이나믹한 곳인데, 현각 스님의 이런 관찰과 행동은 문화적으로 열악한 한국사회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문화적 상대주의에 동의하지 않는데, 미개한 문화와 발전된 문명사회 사이에는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제 주변에는 한국인 친구들이 많지는 않지만, 대체로 형식주의나 유교문화와 거리가 먼 사람들입니다. 
만나자 마자 나이 물어보고 형,누나,동생으로 수직상하관계를 만들어야 편해하는 한국문화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마찬가지로 저처럼 격을 안 따지는 사람이 불편할 겁니다. 

어떤 사회의 문화가 좋다 나쁘다라는 가치 판단은 그 개인의 기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대답하기 어려운데, 마찬가지로 한국문화가 편한 사람은 한국에서 한국식으로 살면되고, 그게 싫은 사람은 여건이 되면 다른 환경을 찾아 떠나면 됩니다. 그야말로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거죠. 현각스님도 한국에서 20년 넘게 오래 살아보니, 결국 자기가 태어나고 자라왔던 환경과 너무 달라서 떠나는 거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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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사랑아프리카  |  2016-07-29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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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기사를 봤는데, 현각님이 왜 한국에 파묻혀 저렇게 사시나 생각했습니다. 깨닮음, 즉 각의 길은 수행승들이 많이들 하는데, 이 아까운 인물이 하바드신학대학원 대신 철학이나 종교학과에서 비교종교학을 하시는 것이 더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조셉 캠벨이라는 "대중적" 신화학자(mythologist)가 있는데, 이분의 입장을 동의하지는 않지만 삶의 태도는 멋지더군요. 이분이 당신의 믿음과 종교성, 기도 등등은 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열심히 읽고 쓰는 것이 자기의 종교성이고 기도라고 했다고 하네요.

미국에도 트럼프 같은 인간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데, 현각같은 분들이 제도권을 개혁하기는 힘들죠. 이것은 한국사회 전체의 문제죠. 사회가 민주화되지 않으니 종교도 그렇고 종교가 민주화되지 않으니 사회도 권위주의가 횡횡하는 것이죠. 종교도 사회를 구성하는 일부니까요.

이제 Paul Muenzen으로 되돌아가 공부 열심히 하셔서 종교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면 좋겠네요. 폴 뮌젠님은 기독교(가톨릭)에서 불교로의 개종(conversion)의 여정을 보냈는데 이제 객관적 비교론적 입장을 견지하는 태도로 전환하면 좋겠네요.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현각신화"에서 벗어나시구요.

Utata  |  2016-07-30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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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한국사람들에게 가장 중독성이 심한 게임이라고 합니다.
제가 가장 하고 싶은 게임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문명 폐인들 이야기가 전설이 되어서 나오죠.

"문명을 한번 가동하게 되면, 시드 마이어가 심어놓은 최면시스템이 작동해서, 플레이어를 60시간이상 문명앞에 붙잡아 두기 때문이다. 문명은 대한민국 뿐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막장게임으로 알려져,"

그런데 정말 하고 싶더군요. 3번이나 깔고 / 지우고 했습니다.
성격상 미드 한번빠지면 2틀내내 전편을 다보는 성격이라,

문명 잘 판단 하세요! 중독에 약한분들은 비추,
물론 강한신분들은 정말 재미있다고 합니다.

휴가때 시작하시면, 1주일이 훅 갑니다.

watchdog  |  2016-07-30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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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산스님의 고국에 대한 애정으로 지금까지 저렇게 버티신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제 생각도 아프리카님 말씀처럼 현각 스님이 외국에서 순수한 마음으로 Buddhism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참선하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학교 다닐 때 현각스님이 얘끼하는 금강경, 달마토크를 아주 흥미롭게 들었던 기억이 나고,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형성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강남 한 가운데 있는 봉은사 작년 수입이 211억원이라네요. 종교단체를 빙자한 부동산 투자자들에 대한 비판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6-07-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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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와치독님 덕분에 현각스님의 금강경 몇 편 봤었죠. 종교적 현실은 늘 조직의 정치가 개입되기 때문에 구도자의 구도적 이상과 맞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제가 볼 때, 불교의 구조는 여전히 수평적이라기보다는 수직적이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구요. 특히 출가자가 계를 받는 것은 patriarchal system이라는 말이 어울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스승과 제자의 도제적 구조를 갖고 있지 않은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싶구요.

저는 봉은사의 경우 불교가 특출하지는 않다고 봅니다. 종교는 사회의 일부고 사회구조를 반영한다는 점에서요. 가령, 대형 마켓이 장사가 잘되고 지역 작은 가게들은 문을 닫듯이, 기독교에서도 중소교회는 거의 아사직전에 있습니다. 로드니 스탁이나 마크 차베즈 같은 사회학자들의 보고문에서도 대형교회는 성공적이고 작은 교회는 소멸될 가능성이 많다고 합니다. 어느 대형교회가 쇠퇴하면 다른 대형교회가 등장하여 대체한다는군요. 봉은사는 가장 도시화된 서울 중심에 있는 사찰이고 일반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3년전 한국에 갔을 때, 부처님 오신 날 봉은사를 방문한 적 있습니다. 사람들이 너무나 많이 붐볐구요. 그 와중에도 국수를 무료로 대접하고 있더군요. 대형사찰이나 대형교회일수록 시스템이 잘 갖춰 있어서 사람들이 더 편리하게 찾구요.

종교란 사회개혁의 역할도 하지만 기존사회를 유지하고 통합하는데 더 많은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보수적이라고 볼 수 있겠죠. 좋고 나쁘다는 가치 판단을 배제하고 말씀 드리면 그렇다는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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