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행사 반대하는 기물파괴 성행 - 드랙 쇼 공연하던 포트 맥클라우드 극장에 오물도 뿌려
프라이드 깃발 제거하기도
캘거리 선, Fort Macleod's history Empress Theatre.
지난 8월 26일(토) 밤, 지역사회 예술계의 중심인 포트 맥클라우드의 벽돌 건물인 엠프레스 극장에서 빨간색 안락한 의자에 앉아 드랙 쇼를 관람하던 데니스 조엘은 이상한 냄새를 맡았다.
그녀가 뒤를 돌아보니 마지막 줄에 있던 청소년 네 명이 하드우드 바닥에 액체로 된 검은색 거름으로 보이는 것을 흘리고 있었다.
그날 밤 극장의 이사장인 조엘은 건물에 들어가기 전, RCMP 경찰 수십 명이 순찰하고 있어 안도했다. 하지만 그녀가 목격한 광경에도 별로 놀라지 않았다.
지난 몇 달 동안 이 행사를 홍보해온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는 지역사회 주민들로부터 타운의 자랑스러운 커뮤니티 구성원을 폄하하는 악의적인 댓글이 쇄도했다.
28일(월) 현재 악의적인 댓글 중 다수가 삭제된 상태이지만 그들은 극우파가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공격할 때 흔히 사용하고 있는 "어린이 세뇌"를 주장하면서 이 그룹을 표적으로 삼았다.
또한 이 청소년들은 유리 병에 담긴 분뇨를 카펫과 커튼에 부은 다음 액체가 남아있는 병을 로비로 던져 병이 깨져 그 안에 든 내용물이 다 쏟아져 나와 로비 전체로 퍼졌다.
포트 맥클라우드 프라이드 커뮤니티의 이사장인 제인 오코너는 "드랙 쇼와 같은 이벤트에 엠프레스 극장을 사용한다는 이유로 극장을 훼손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녀와 그녀의 팀은 협박을 받고 경찰에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날 오전 원주민 드러머를 비롯한 다양한 예술가들의 오후 공연을 위해 지역 주민들이 모인 프라이드 페어에서 주민들은 기도회와 함께 이 행사를 반대하는 '평화적' 시위를 벌였다. 그러던 중 프라이드 깃발이 게양하기 시작하자 주민 두 명이 이를 저지하려고 나섰다.
이 청소년 네 명은 밖으로 도주했는데 두 명은 바로 체포되었다. 이후 RCMP는 그 액체가 담비류 동물 포획을 위한 미끼용 기름이라고 밝혔다. 성명을 통해 RCMP는 "조사가 진행 중”이며 "용의자들이 청소년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정보는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아침 늦게 주민들은 프라이드 깃발이 제거되고 기둥이 잘려나간 것을 발견했다. 오코너는 프라이드 위원회에 대한 공격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몇 년 전만 해도 반대 여론이 잠잠했지만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오코너는 지금은 프라이드 위원회가 소셜 미디어에 이벤트를 게시할 때마다 공격적인 댓글이 쏟아진다고 말한다.
이어서 오코너는 "이번 일은 단일 사건이 아니다"면서 “이러한 기물파괴, 훼손 행위는 북미 전역에서 관찰되고 있는 광범위한 트렌드와 일맥상통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녀는 프라이드 운동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극우 미디어가 부추기는 혐오스러운 수사에 자극을 받고 있다며 "우리 행사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전 세계 다른 혐오 단체의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주장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두 청소년이 체포된 직후 극장 관계자들은 행사 개최 여부를 두고 고민하다가 행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박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