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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당신께

작성자 유장원 게시물번호 -1250 작성일 2005-04-19 22:49 조회수 2353

때로는 당신께

(雪)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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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히 다가오지만

한 없이 부어주는

 

희고 순결한

그 모습 그대로를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또 때로는 당신께

봄 바람도 드리고 싶습니다.

 

가볍게 다가오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는

 

스쳐가는 모든 것에 희망을 주며

모든 절망을 가져가는

그 모습 그대로를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여름이면 당신께

소낙비를 드리고 싶습니다.

 

힘차게 다가오지만

아낌없이 쏟아 부어

무더위와 갈증을 말끔히 씻어 주는

그 모습 그대로를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가을엔

!

이번 가을엔 저를 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마디 굵은 농부들의 아름다운 손은 아닐지라도

추수 끝난 조용한 들판에서

두 손 모아 감사기도 드리는

무릎 꿇은 그 모습 그대로를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당신께

새벽 안개이고 싶습니다.

 

때로는 눈(雪)과 바람을 드리고

또 때로는 소낙비와 감사의 기도도 드리지만

 

항상 당신 주위를 맴돌며

당신의 향기를 흠뻑 들이키곤

해 뜰 무렵엔

드디어

당신과 하나가 되어

빛으로 영원히 남는

 

새벽 안개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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