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북위 50도 근방의
이민지의 겨울 마당엔
늘 짧은 겨울 햇살 속에
흰 눈이 엎어져 있다
입동 무렵 부터
해 넘긴 입춘 바람이 넘어 와도
엎어진 상처 아물틈 없이
덧 바름의 눈꺼풀 켜켜 쌓인다
해 바라기가 아쉬운 잿빛 하늘
흐릿한 그녀의 기침소리
느린 걸음으로 다가 오며
꾹꾹 발자국을 심는 먼데 바람
오래전 진부령 고개를 같이 넘었던 그녀가
자꾸만 깊은 눈 속으로
모습을 감추려 한다
꿈을 꾸었다
그녀의 젖가슴 도려낸 암 세포가
젖은 눈시울 창 너머
가로등 불 빛 속에서
하얗게 흔들리며 쏟아져 내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