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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김활 권사님과 김향순 집사님, 그 두분의 사랑을 생각하며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797 작성일 2005-09-27 11:29 조회수 1434

* 밴쿠버 그레이스 교회 게시판에서 김활 권사님의 글을

   옮겨 봅니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하여.......

 

 

 


  여보, 기현이 아빠......

아버지 학교를 통해 당신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려고 하니, 새삼스럽게 우리가 처음 만났던 그때가 생각납니다.
대학 2년 때, 시험이 끝나고 강의가 없었던 그날, 별 할일이 없어서 우연히 친구들(문선이, 주현이)을  따라 나섰다가 처음 당신을 만났는데.... 5월이 막 시작 되는 밝은 햇살 아래 서 있던, 창백하도록 하얀 얼굴에 양쪽에 클러치를 짚고 이제 막 병원에서 갓 퇴원해 나온듯한 소독약 냄새가 풀풀 풍길 것 같은 당신의 그 첫인상은 지금도 생각 하면, 아득한 그 어떤  그리움 같은, 마음이 좀 아파오는  감정으로 젖어 들게 하네요.
그날 당신과 헤어져 집에 와서  낮에 보았던 당신 모습이 자꾸 떠올라서 저는 그날 밤 늦도록 잠들지 못하며  알 수없는 제 마음 한구석이 아파오는 것으로 그렇게 준비 되어 있었던  운명과 같은 우리들의 사랑이 찾아오고  있었음을  느꼈습니다.  (중략)

 

 

 



   아버지 학교에서  아내 '김향순' 집사가  프로그램 중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쓴 편지에 답장으로 저에게 해준 편지 중에서 입니다.


김향순...!

그렇게 준비 되어 있었던 운명과 같이, 하나님께서 나에게로 보내 주신 사랑하는 나의 아내입니다. 이제 어쩌면.... 그를 다시금 하나님 품안으로 돌려 드리기 위한 그 준비를 제가 시작해야 할 것도 같습니다.

오늘 이 시간, 이 순간이 제게는 참으로 소중하고 중요한, 사랑하는 나의 아내를 위해 남편으로서  최선을 다 하고 싶은 간절한 심정으로 그동안 김향순 집사를 사랑하여 주시고 우리 가족을 기억하며 기도해 주신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기도 부탁을 드리기 위해 부족한 제가 지금 이글을 올립니다.

그동안 13차례의 수술, 4개월이 넘도록 의식이 돌아오지 않는 투병 중에 있는 김향순 집사.....
소생 가망이 없다는 치료담당의사 소견을 6월에 이미 들었고, 7월 달에도 또 최근 8월중에도 병원에서 환자의 상태와 미래에 대한 평가를 담당하는 전문팀 의사들과도 몇 차례의 미팅을 가졌습니다.
지금 김향순 집사의 상태는 가족인 우리가 찾아오는 것도 알아보지 못하며, 배고픔도, 목마른 것도 모르는, 조금씩 손을 움직이는 것이나 초점 없이 눈을 뜨기는 하지만 더 이상은 회복이 되지 않는 상태로, 복부에 수술로서 위장으로 바로 연결 된 장치의 튜브로 주입해 주고 있는 환자용 영양분이 생명을 이어가고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합니다.


치료 담당의사와 또 다른 전문팀 의사들이 심사숙고를 계속해서 내린 결과는 지금 현재 상태를 계속해서 유지해 가면 영양분 액체가 역류해서 조금씩 폐로 들어가서 시간이 갈수록 환자에게 더 불편하고 고통을 줄뿐이니 환자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생명을 유지해 가는 그 방법 (영양분 공급)을 계속 하는 것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생명을 유지해 가는 모든 방법을 지금 중단 시키고 환자를 하루 속히 편안하게 보내 주는 것이 환자를 위한 최선의 길임을 권유합니다.  

병원에서는 오늘이라도 남편인 제가 승낙 사인을 해 주면 환자는 1주일에서 3주 사이에 편안하게 떠나가게 될 것 이라고 합니다. 아들과 저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기도할 시간을 좀 갖게 해 달라고 하면서 그렇게 지금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며칠 전에는, 아내의 병실은 5층인데, 우리는 2층 식당 옆 소파에서 아무 생각도 없이 하염없이 그렇게 멍하니 고개를 숙이고 앉아 있는 중에 갑자기 어떤 시커먼 흑인하나가 우리에게로 다가 와서 옆에 있는 성경책을 가르키며  그것이 성경책이냐고 물었습니다.


그리고는 내가 너희들을 이 병원에서 자주 보았다고 하면서  자신은 병원 환자의 푸드를 관리하는 직원이고 에디오피아 출신이며 크리스챤이라고 소개하면서 “혹 내가 너희들을 위해 기도해 줄 것이 있으면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마음이 갈급하고 가난한 우리들의 이야기를 다 들은 그가 “천국은 우리 모두가 언젠가는 갈 곳인데, 그 곳에 먼저 가고 나중에 가는 그 차이 일뿐이니....너무 슬퍼하지 말라고 하면서 눈물을 글썽이며 그 자리에서 영어와 에디오피아 말을 섞어 가며 열심히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고는 자신의 커뮤니티 교회에 가서도 열심히 너희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하면서 헤어 졌습니다.  

참으로 뜻하지 않게 피부색도 언어도 다른, 전혀 낯선 주안에서 한 피 받아 한 몸 이룬 형제라고 말하는 그 형제에게 우리는 그날 참으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진정 참 크리스챤이라면 천국에 대한 소망, 기쁨도 가져야 한다는......하나님의 뜻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김향순에게로 임하시는 그 뜻이 진정 무엇일까요?
우리가 너무 부족하고 연약한 존재라서 마땅히 구할 바를 몰라서 하루하루  생명이 약해져 가고 있는 사랑하는 가족을 바라보며 안타깝고 때로는 절규하고 싶도록 절망도 느끼고 있는 부족한 우리 자신들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뒤돌아보기를 원합니다.  

김향순,.....이토록 사랑하는 소중한 제 아내를 위해서 남편인 제가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참으로 애틋한 심정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합니다.
이제 제가 사인을 하게 되면 1주에서 3주 안으로 우리 가족을 떠나간다는........제가 사인을 안 할 수도 없고, 할 수도 없는.....이 모든 일이 인간의 생각으로, 의지로서가 아닌 오직 하나님의 손에 붙들림 받아 이루어 질수 있게 기도해 주십시오.

또한 앞으로 하나님께서 ‘김향순’ 집사에게 이루어 주실 그 모든 결과에, 모든 일을 합심하여 선을 이루시는 진정 하나님의 뜻으로 우리 가족이 감사와 평강으로  받아 드릴 수 있는 부족한 저와 제 아들에게 굳센 믿음을 더하게 해 주실 것을 구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아내이고, 사랑하는 엄마이기 때문에 4개월이 넘도록  오늘도 어김없이 저와 기현이는  벤쿠버종합병원 n.i.c.u 5층 B병동을 찾아갑니다..

하나님! 한번만 더 기회를 주시면.....

이제서야 아내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를, 어떻게 섬겨야 하는지를, 알 것도 같은데,...

하나님! 한번만 더 이 땅에서 아내를 사랑하며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면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우리 가족 되겠습니다!....

김향순 집사가 떠나가는 그 순간 까지도 결코 중단할 수 없는 저의 이 간절한 기도에도 함께 하나님의 기적을 부르짖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눈을 떠도 우리를 알아보는지 모르는지, 때로는 눈물이 고이는 아내,. 하루하루 생명이 약해져 가고 있는 사랑하는 아내를 바라보아야 하는 남편의 심정의 그 곤고함이 어떤 것인지를 상상을 해 보셨는지요?!.....

요즘 교회에서 혹은 저를 만나는 분들이 “권사님,  힘드시지요? ” 걱정스럽게 물어 보시는 분들 이 많습니다. 참으로 주님의 이름으로 그 감사함을 전합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은 마십시오. 오늘, 혹은 내일, 천국으로 가는 그 계단 앞에서 사랑하는 아내의 손 놓아 주어야 하는 그 이별의 아픔이 너무 크고 서러울 지라도, 우리들의 이 생명의 주인 되시고 주권자 이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가 언제나 동일하게 변함없이 우리 가족에게 임하실 것을 저는 굳게 믿습니다.
뒤돌아보면 제 삶 중에 하나님의 은혜로서가 아닌 순간은 단 한순간도 없었음을 고백합니다. 김향순을 내 삶 중에  보내 주신 하나님의 크신 은혜에 목이 메 입니다.  

아내가 되어서, 아들의 엄마가 되어서 사랑하며 그렇게 함께 가족으로 살면서 지난 4월 4일에는 셀 원들께서 결혼 25주년을 축복해 주며 함께 기념사진도 찍어 주었으며... 올해 24살이 되는 아들을 이토록 크게 의젓하게 잘 키워준 아내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싶습니다.
오늘 우리가 이토록 아파하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 할 수 없지만, 지난 4월에 머리를 가장 크게 오픈 하는 큰 수술을 받고, 온 머리에 붕대를 감고 퉁퉁 부은 얼굴로 눈도 잘 떠지지 않는 그 아내 에게 “사랑해!....너도 사랑하지?.... 갈라져 말이 잘 않나오는 내 음성에  몇 번이고 힘 있게 고개를 끄덕여 주던 나의 아내.......그 토록 사랑했기에 이렇게 아픈 마음도 참을 수 있으며 하나님께 감사 드릴수가 있습니다.  

제가 언젠가는 해야 할 그 사인을 하게 되면 1주에서 3주라고 하는 그 시간이, 이 세상에서 아내와  이별을 준비해야 할 그 시간들이 참으로 견디기 힘들 수도 있겠지요.
저와 제 아들 기현이는 아마 그 시간들을 병원5층 B5740에 있는 김향순과 더 많이 함께 하기를 원할 것입니다. 천국에 대한 소망, 천국에 대한 기쁨 더 크게 가질 수 있게끔 기도해 주시며 교재하며 우리 가족과 함께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병실에서 우리들은 김향순 집사에게 47년 동안, 또 이 순간까지도 생명을 지켜 주신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습니다.
지난 4월 20일에, 상상도 예측도 못했던 아내가 뇌출혈로 쓰러졌을 때는 충격과  절망의 슬픔으로 비틀거렸지만, 그 후로 특별 기도회 등으로 그 토록 간절함과  눈물로  김향순 집사 의 회복을 위해 부르짖어 주신 그 모든 사랑에 주님의 축복으로 채워 주시기를 기도하며,  이토록  기도하게 해 주시므로 하나님께 더 가까이 갈수 있게 하여 주신 그 크신 은혜의 하나님께 송축하며 영광 올려 드립니다.
넘어진 자를 일으켜 주시며, 내 빈잔 을 채워 주시는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봅니다.


        2005. 8. 30    김 활 드림




☞ 안희선 님께서 남기신 글


 
kimhyangsoon.jpg

그대를 잊는다는 건 / 안희선


아마, 안녕이란 마지막 말은 못할거에요

영혼을 뒤흔들어 놓았던 약속의 시간들이
오늘도 가슴 조이는 순간으로 남는 것을 보면

침묵의 가느다란 그물을 통해서
소진(消盡)되는 따뜻한 혈관이 눈물겨운 날,

이 차가운 세상이 눈 흘기더라도
행복한 날들의 낯익은 얼굴은 잊지 못할거에요

아, 희미하게 잠드려는 창백한 기억 속에서
고요히 떠오르는 그대의 미소, 혹은 나의 미소

맑은 시냇물 속에서 어른거리는,
지난 가을의 낙엽 같은 추억이
아직도 나에게 너무 아름다운 것을 보면

죽음보다 오랜 이별 앞에서도
아마, 안녕이란 마지막 말은 못할거에요








* 無語別時情若月 有期來處信通潮
무어별시정약월 유기래처신통조



말없이 이별할 때의 정情은 은은한 달빛처럼 애련하지만,
다시 온다는 기약은 조수潮水처럼 어김없으리.


 
 
 
* 14번의 수술 끝에 의식이 없으신 김향순 집사님, 꼭 쾌유하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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