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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의 哀愁
작성자 박병철     게시물번호 -528 작성일 2004-04-21 10:16 조회수 1728

40대의 애수


나만의 감상일지는 모르겠지만

왜~ㄴ지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었던 것 같은 느낌을

이제야 알 수 있겠습니다.

화창한 봄 날씨지만 이제야 잔인한 4월이라는

Eliot의 싯구를 조금은 이해할 수 있겠네요. ㅠㅠㅠ

<40대의 애수(哀愁)>

40대……
우리는 우리를 이렇게 부릅니다.

애수(哀愁)의 사십대….

동무들과 학교가는 길엔
아직 맑은 개울물이 흐르고,
강가에서는 민물새우와
송사리떼가 검정 고무신으로
퍼올려 주기를 유혹하고,

학교 급식빵을 빼앗아가는 불량아 패거리들이
가장 싸움 잘하는 이유를 몰랐던
그때 어린 시절을 보낸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습니다.

생일 때나 되어야 도시락에 계란 하나
묻어서 몰래 숨어서 먹고,
소풍가던 날 리꾸사꾸속에
사과 1개, 계란3개, 서울사이다 1병, 그리고 김밥

김밥속에 소세지를 넣은 아이는 부잣집 아이였죠

사탕 1봉지중에서도
반봉지는 집에서 기다리는 동생을 위해
꼭 남겨 와야 하는 걸 이미 알았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습니다.

일본 식민지 시절을 그리워 하는 사람들과
6.25를 겪은 어른들이
너희처럼 행복한 세대가 없다고
저녁 밥상 머리에서 빼놓지 않고 이야기 할 때마다
일찍 태어나 그 시절을 같이 보내지 못한
우리의 부끄러움과 행복 사이에서
말없이 말린 고구마(경상도에서는 빼때기라 하지요)와 물을 먹으며…

누런 공책에 “엄마 엄마 이리와 요것 보셔요”를
침 묻힌 몽당 연필로 쓰다가...
초가집 안방에서 부모님과 같이 잠들 때에도
우리는 역시 이름없는 세대였습니다.

배우기 시작할 때부터 외운 국민교육헌장,
대통령은 당연히 박정희 혼자인 줄 알았으며,
무슨 이유든 나라일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은
빨갱이라고 배웠으며,

공산당 그림을 그릴때면

무조건 빨간색으로 칠했고
학교 운동장에서는 고무공 하나로
30명이 뛰어놀던 그 시절에도
우리는 이름없는 세대였습니다.

일제시대. 6.25세대, 4.19세대, 5.18세대, 모래시계세대……등등
자기 주장이 강하던 신세대 등
모두들 이름을 가졌던 시대에도
우리는 자신의 정확한 이름을 가지지 못했던
불임의 세대였습니다.

억지로 요즘 노래 부르는 늙은 세대들….
선배들처럼 힘있고 멋지게 살려고 발버둥치다가
어느날 자리가 불안하여 돌아보니
늙으신 부모님을 모셔야하고 아이들은 어리고,
다른 길은 잘 보이지 않고,
벌어 놓은 것은 한겨울 지내기도 빠듯하고,
은퇴하기에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에는 이미 늙어버린 사람들.
회사에서 이야기하면 알아서 말 잘 듣고,
암시만 주면 짐을 꾸리는 세대.

주산의 마지막 세대.

컴맹의 제 1세대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
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못해
처와 부모 사이에서 방황하기도 하고,
아이들과 놀아 주지 못하는걸 미안해하는 세대,
이제 우리는 우리를 퇴출세대라 부릅니다.

그러기에 퇴출을 염려하고

불안한 경제와 정치현실 속에서

마음마저 방황하다

수년을 영어와 싸움하고

발 붙이고 살아가기 힘든 이곳에

정든 조국을 떠나 

자녀들만이라도

캐나다 사회에서 major 급에

섞일 수 있도록 죽자사자 뛰어든

우리 40대의 남모르는 애환.



40대도 이미 지나 50을 바라보고,
50대의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리는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에서
바둑돌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늦은 밤 팔지 못해 애태우는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사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놓았다가 아무도 먹지 않을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를……

모두들 이름을 가지고 우리를 이야기할 때,
이름없는 세대였다가
이제야 당당히 그들만의
이름을 가진 기막힌 세대가.
바로 우리 40대!!!!!!!

고속 성장의 막차에 올라탔다가
이름 모르는 간이역에 버려진 세대.
이제 우리는 진정
이렇게 불림을 운명으로 받아들이며
돌아올수없는 아주 먼 곳으로
가야만 하는 것일까요?

사십대!!!
화~ 이~ 팅~~~~~~~~~!!!!!!!!!!!!

 

참으로 오랫 만에 올려보는 글이군요

 

최근엔 single house를 하나 새로 장만하여

이리저리 다니느라 몸과 마음이 다 바빴고

요즈음엔 경험을 쌓느라

헬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이 다 만만하지는 않지만

항상 그래왔듯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영위하려

나름대로 애쓰고 있는 제가

가련하기도 하면서

때로는 대견하기도 합니다.

 

지금 살고 있는 town house는

처분하지 않고

렌트를 주려고 합니다.

이번주에 문구를 작성해서

다음주에 올릴 예정인 데

사진과 함께 글이 올려지면

주변분들께 많은 소개를 부탁드리고 싶군요.

 

요즈음 날씨가 얼마나 화창한 지

여러분들 마음도

날씨 만큼이나 화창한 날이

계속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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