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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머리 독수리
작성자 뜬구름     게시물번호 -570 작성일 2004-05-22 17:59 조회수 1493

          

            흰 머리 독수리

 

 

     너는 돌아 서 마음을 닫았다.

     하늘을 선회 비행한다.

     위풍당당한 그림자 지상에 끌며

     영원히 진화하는 제왕의 꿈을 머리에 쓰고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을 들이댄다.

 

     너의 먹이는 땅과 하늘에 가득하다.

     차마 대항하지 못한다.

     살기등등한 그 눈빛에 대적할 수 없다.

     감히 질질 끌려 온 두발 달린 짐승들은

     네 앞에서 발가 벗겨진다.

     황당하고 우쭐한 너희 만의 정의 앞에

     무릎 꿇고 엎드린 채 강간 당한다.

 

     너는 아직도 목이 마르다.

     비대해져 기우뚱대는 날개 짓은

     더 이상 웃음거리도 아니건만

     첨단 폭력과 엽기로 모래폭풍을 일으키며

     세계를 지배하려 들 것이다.

     저마다 상처입은 영혼 들이

     화상으로 일그러진 흉처럼

     가슴에 하나씩 폭탄을 품고 다닐 때 까지,

 

     그러다 어느날,

     네가 한마리 새로 지상에 내려 앉으려 할 때

     그제서야 비로서 깨달을런지 모른다.

     스스로 일군 사막위로 참회의 눈물  떨구며

     해 지는 하늘을 휘이적 맴 돌기만 하면서,

     잠시 내려 앉을 자리는

     이미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우리 들의 아름다운 별 어디에도

     네가 안식할 한뼘 땅도 없다는 것을...

                                                                            ( 2004.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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