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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네티즌들을 비판하신 어느 목사님께
작성자 강현     게시물번호 -9352 작성일 2007-08-05 14:09 조회수 791

박은조 목사의 발언을 다룬 제 글을 읽고 답?주신 어느 목사님께 드린 글입니다. 이 분은 기독교에 대한 네티즌들의 과도한 비난을 문제로 지적하셨는데, 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지고 계실 것 같아 제 생각을 담은 이 답글을 공개합니다. -------------

 

저 역시 박은조 목사 개인에 대해서는 아는바 없습니다. 비교적 진보적인 기독교 매체인 뉴스엔조이의 발행인이라는 점, 말씀하신 수많은 안티기독교들이 등기부 등본까지 뒤져가며 재산관계를 추적해서 올린 글들을 제가 읽고, 별 특이사항은 없구나 하는 느낌이 든 적이 있다는 것 뿐입니다. 한 극우논객이 좌파목사 운운하며 조롱도 했다가 비호도 했다가 횡성수설 하는 기사를 보고 솔직히 제 개인적으로 ‘이 분의 정체와 사건의 매개'가 명확히 연결되지 않는 불쾌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박은조 목사의 부적절한 발언을 지적하는데 있어서 그 분의 알려진 이념적 성향이 무엇이냐는 주된 고려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분이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위치에서 다시 부적절한 발언으로 많은 이들을 자극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 드러난 인터넷 여론문제에 대해서 저는 목사님과 견해가 다릅니다. 인터넷 여론은 Offline 이 할 수 없는 여과 없는 토론과 자정기능이 있습니다. 때로는 욕설과 폭력이 난무하고 허위사실이 유포되기도 하지만, 그런 게 여론 형성의 중심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이 OOO에만 봐도 제게  입을 다물라고 상소리를 하신 분도 계시고 여기는 토론장이 아니니 선동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분도 계시지만 이런 의견들도 존중 받아야 할 소중한 한 표들입니다. 차별 없이 쌍방 교류가 무제한 가능한 인터넷은 Offline 과 제도언론을 중심으로 형성되어온 여론의 독점과 기득권을 일거에 무너뜨렸습니다. 이 새로운 미디어 혁명이 없었던들 황우석 사기사건은 제대로 폭로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여론의 자정기능은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 보다 훨씬 똑똑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독자들은 무엇이 진지하고 무게 있는 의견인지 무엇이 오합지졸들의 아우성인지 분별해 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제도언론과 전문가집단, 그리고 표적이 되고 있는 당사자들은 대중참여 미디어는 그런 자정기능을 할 수 없다고 믿고 싶을 뿐 입니다. 그래야 자기들의 권위와 기득권이 유지되고 표적이 되고 있는 당사자들은 위안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박은조 목사의 발언이 이런 사고의 기조에서 나온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을 자극한 것입니다.

 

네티즌에게 충고하기 위해 썼다는 차인표 씨의 글을 읽어보셨으리라고 믿습니다. 이 분의 글도 이런 사고의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분의 글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견해를 피력한 적이 있습니다.                    

 

인도주의와 생명존중은 Context 에 대한 면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할 때 그 가치가 발휘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건의 파장이 제한적이 아니고 사회적 연쇄성을 가질 때 특히 그렇습니다. 이번 인질사건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한 문제입니다. 협상 진행 결과에 따라 수 많은 사람들의 생명과 안전이 좌우될 수 있습니다. 수감자 교환도, 현금거래도, 군사작전도 이 사건과 직접 관계도 없는 수 많은 사람들의 목숨과 안전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체면마저 버리고 여기 저기 머리를 조아려야 하는 한국정부를 포함해, 아프칸 친미정부도, 탈레반도, 미국도, 아프칸 국민들도, 그리고 회교권에 거주하는 한인동포들도 이 골이 빠개지는 사태에 휘말려 제각기 다른 입장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중입니다. 차인표 씨의 글은 잠시 인질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처지를 동정하고 위로하는 기치는 있을지언정, 이 사태의 본질을 왜곡하고 무책임한 동정여론으로 다른 문제들을 덮어버릴 수 있는 소지가 있습니다. 물론 진심에서 나온 충정이라는 것은 압니다. 그러나 그게 다가 아닙니다. 그는 지명도가 있는 연예인이기 때문에 일부 네티즌들의 과도한 표현을 비판하려는 의도의 글을 작성하는데 있어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특히 만만하게 다룰 수 있는 유치한 악플들을 골라 유치원생들에게 백설공주 이야기하는 식으로 반박할 것이 아니라, 이 사건의 비판론자들이 올린 다양한 입장의 글들을 정독하고 여기에 대한 반론을 진지하게 준비했어야 했습니다. 공인으로서 이 사건에 대한 자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 말입니다.

 

차인표 씨는 항상 성실하고 용기 있는 언행으로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고, 저도 그를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993 년 인가 MBC 드라마 파일럿에서 비행기를 닦는 단역으로 출연한 그가 그 보 잘 것 없는 배역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것을 보고, 저 엑스트라는 계속하면 성공하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가 차인표 씨라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제가 주변사람들에게 제 선견지명(?)을 자랑했던 기억도 납니다.        

 

23 명을 따로 떼어놓고 보면 누군들 가슴이 아프지 않겠습니까? 특히 그들의 부모가 흘리는 피눈물을 누가 닦아줄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아름다운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때와 장소가 있는 겁니다.

 

우리가 이 캄캄한 터널을 모두 지나고 났을 때, 저는 이 비극적인 사건이 한국 개신교의 새로운 미래를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을 믿습니다. 저는 보 잘 것 없는 새 신자이지만, 그런 점에서 한국 기독교에 그토록 관심을 가져준 네티즌 들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목사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의 충고와 환기에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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