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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클래스 승객의 자격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7746 작성일 2024-02-22 19:33 조회수 1976

 

=============

 

요즘 비행기는 만석이다. 

거의 100 퍼센트 오버부킹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비행기 출발시간이 임박하면 다음과 같은 안내방송이 나오기 일쑤다. 

 

“오늘 만석이라 오버헤드빈 자리가 부족합니다. 캐리온을 무료로 탁송해 드릴테니 카운터로 가지고 오시기 바랍니다” 

 

무슨 큰 혜택이나 베푸는듯한 투의 이 안내방송에 응하는 승객들은 별로 없다.

누가 빼앗아가기라도 할까봐 자기 가방 꼭 움켜쥐는 사람들만 간혹 보일 뿐이다. 

 

보딩 10 분 전, 이번에는 숨넘어가는 소리의 다급한 안내방송이 나온다. 

 

“AC63 편으로 서울인천으로 출발하시는 손님여러분 중 내일 출발하실 분 다섯 분을 모집합니다. 오늘 묵으실 호텔 바우처와 2000 캔달러(약 190 만 원)에 해당하는 현금 크레딧을 드리겠습니다. 

 

안내방송이 다 끝나기도 전에 사람들이 우르르 카운터로 몰려드는 게 보인다. 

 

예전같으면 오버부킹 자릿수만큼 비즈니스 업글해 주고 정리했을 거다. 

요즘은 그것도 어렵다고 한다. 

비즈니스도 만석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업글에는 원칙이 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한다.

 

0순위 : 이코노미 승객 중 Y클래스 (AC의 경우 프리미엄 이코노미 풀페어 또는 Altitude 풀페어) 

1순위 : 밀리언마일러/수퍼엘리트/골드 회원

2순위 : 체크인카운터에서 직원에게 웃으며 인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간 승객 

 

2 순위.. 이거 농담 아니다. 

반대로 체크인카운터에서 무례했거나 갑질을 한 승객은 Y 클래스 할애비 티켓을 가지고 있더라도 일부러 승급에서 탈락시킨다. 

기분나빠서 탈락시키는 게 아니라 상위 클래스 승급 자격에 승객의 겉으로 드러나는 인격과 복장상태가 고려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몸이 불편하다는 둥, 나이 많으신 어르신이라는 둥, 이런 소리 절대 통하지 않는다. 

몸이 아프다는 소리 함부로 하면 승급은 커녕 전염병 환자나 여행부적합 환자로 취급되어 탑승자체가 거절될 수 있다. 

 

반바지, 탱크탑, 레깅스, 쓰레빠, 추리닝 같은 걸 걸치고 있다면 승급은 꿈도 꾸지 않는게 좋다.

 

나는 개인적으로 역대급 저출산국인 한국 국적기의 경우 임산부(동행포함)를 0순위 승급대상으로 리스트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렇게 업글된 경우를 항공용어로 I-UP 이라고 한다. 

Involuntary Upgrade 의 약자다. 

한국어로는 어비(어쩌다 비즈니스)라고 한다. 

 

내돈내산 비즈니스 승객을 ‘늘비’라고 부른다. 

자기돈 주고 표를 구입했거나 마일리지를 사용했거나 하이브리드(돈+마일리지)거나 어쨌든 자기 비용으로 비즈니스 티켓을 구입한 사람들이다. 

 

어비든 늘비든 일단 비즈니스로 들어오면 차별하지 않는다. 

간혹 비즈니스에 앉아 있는 ‘어비’ 승객 중 이코노미 식사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이 경우는 정식 I-UP 이 아니라 좌석만 비즈니스로 배정받은 이코노미 승객이다.

비록 비즈니스 좌석을 배정받았지만 항공권에 표기된 신분상 여전히 이코노미 승객인 셈이다.

이런 승객들은 비즈니스 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비즈니스 라운지에도 입장할 수 없다.  

 

그건 그렇고, 

 

언젠가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어느 모녀가 실제로 주고받았던 대화 한 마디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40 대로 보이는 엄마 : (뒤에 있는 나를 힐끗 보며) 비즈니스 타는 손님들은 다 좋은 분들같아. 

 

10 대로 보이는 딸 : 비즈니스 타면 좋은 사람 되기 쉬워.        

 


6           0
 
philby  |  2024-02-23 19:56         
0     0    

비지니스 석은 언감생심 그만 두고, 이코노미 석이라도 자주 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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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비행기는 만석이다. 
거의 100 퍼센트 오버부킹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비행기 출발시간이 임박하면 다음과 같은 안내방송이 나오기 일쑤다. 
 
“오늘 만석이라 오버헤드빈 자리가 부족합니다. 캐리온을 무료로 탁송해 드릴테니 카운터로 가지고 오시기 바랍니다” 
 
무슨 큰 혜택이나 베푸는듯한 투의 이 안내방송에 응하는 승객들은 별로 없다.
누가 빼앗아가기라도 할까봐 자기 가방 꼭 움켜쥐는 사람들만 간혹 보일 뿐이다. 
 
보딩 10 분 전, 이번에는 숨넘어가는 소리의 다급한 안내방송이 나온다. 
 
“AC63 편으로 서울인천으로 출발하시는 손님여러분 중 내일 출발하실 분 다섯 분을 모집합니다. 오늘 묵으실 호텔 바우처와 2000 캔달러(약 190 만 원)에 해당하는 현금 크레딧을 드리겠습니다. 
 
안내방송이 다 끝나기도 전에 사람들이 우르르 카운터로 몰려드는 게 보인다. 
 
예전같으면 오버부킹 자릿수만큼 비즈니스 업글해 주고 정리했을 거다. 
요즘은 그것도 어렵다고 한다. 
비즈니스도 만석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업글에는 원칙이 있다. 
다음과 같은 순서로 한다.
 
0순위 : 이코노미 승객 중 Y클래스 (AC의 경우 프리미엄 이코노미 풀페어 또는 Altitude 풀페어) 
1순위 : 밀리언마일러/수퍼엘리트/골드 회원
2순위 : 체크인카운터에서 직원에게 웃으며 인사하고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간 승객 
 
2 순위.. 이거 농담 아니다. 
반대로 체크인카운터에서 무례했거나 갑질을 한 승객은 Y 클래스 할애비 티켓을 가지고 있더라도 일부러 승급에서 탈락시킨다. 
기분나빠서 탈락시키는 게 아니라 상위 클래스 승급 자격에 승객의 겉으로 드러나는 인격과 복장상태가 고려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몸이 불편하다는 둥, 나이 많으신 어르신이라는 둥, 이런 소리 절대 통하지 않는다. 
몸이 아프다는 소리 함부로 하면 승급은 커녕 전염병 환자나 여행부적합 환자로 취급되어 탑승자체가 거절될 수 있다. 
 
반바지, 탱크탑, 레깅스, 쓰레빠, 추리닝 같은 걸 걸치고 있다면 승급은 꿈도 꾸지 않는게 좋다.
 
나는 개인적으로 역대급 저출산국인 한국 국적기의 경우 임산부(동행포함)를 0순위 승급대상으로 리스트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이렇게 업글된 경우를 항공용어로 I-UP 이라고 한다. 
Involuntary Upgrade 의 약자다. 
한국어로는 어비(어쩌다 비즈니스)라고 한다. 
 
내돈내산 비즈니스 승객을 ‘늘비’라고 부른다. 
자기돈 주고 표를 구입했거나 마일리지를 사용했거나 하이브리드(돈+마일리지)거나 어쨌든 자기 비용으로 비즈니스 티켓을 구입한 사람들이다. 
 
어비든 늘비든 일단 비즈니스로 들어오면 차별하지 않는다. 
간혹 비즈니스에 앉아 있는 ‘어비’ 승객 중 이코노미 식사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이 경우는 정식 I-UP 이 아니라 좌석만 비즈니스로 배정받은 이코노미 승객이다.
비록 비즈니스 좌석을 배정받았지만 항공권에 표기된 신분상 여전히 이코노미 승객인 셈이다.
이런 승객들은 비즈니스 풀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비즈니스 라운지에도 입장할 수 없다.  
 
그건 그렇고, 
 
언젠가 장거리 비행을 마치고 비행기에서 내리면서 어느 모녀가 실제로 주고받았던 대화 한 마디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40 대로 보이는 엄마 : (뒤에 있는 나를 힐끗 보며) 비즈니스 타는 손님들은 다 좋은 분들같아. 
 
10 대로 보이는 딸 : 비즈니스 타면 좋은 사람 되기 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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