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프랑스가 초상집 문상 가서 술 처 먹고 싸우는 놈들처럼 Haiti를 놓고 서로 으르렁대는 것은 ‘도둑이 제발 저린 심리가 약간은 작동하고 있어서’ 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두 나라는 지금 Haiti를 제 2 의 르완다로 보고 이 섬나라에 대한 향후 주도권을 둘러싼 아귀타툼을 벌이고 있다고 보는 것이 더 정확한 분석일 것 입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제 1 세계 국민들은 이 두 나라가 벌이고 있는 추태에 끼어들지 말고 나름 ‘빚진 자’의 자세로 Haiti 재난 구호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무가 있습니다.
캐나다의 경우 연방정부 (Canadian International Development Agency)가 1:1로 국민들의 구호성금을 match해 주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오는 2 월 12일까지 실시되는 이 match 정책은 어떤 개인이나 민간단체가 100 불을 성금으로 내면 연방정부가 100 불을 보태 200 불의 성금을 만들어 보내는 방식입니다. 5 천 만 불까지 match 한다니까 순수한 민간성금을 합치면 약 1 억 불 정도의 성금이 민간부문에서만 조성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World Vision 의 구호금 소요기준을 보면 두 가족의 생명을 구하는데 필요한 긴급물자 및 식량비용이 100 불 정도로 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형편이 넉넉지 못한 어느 기탁자가 50 불 정도를 내려다 보니까 마음에 걸렸는데, 정부에서 50 불을 보태 100 불을 만들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면 한결 보람도 더 느끼고 마음이 가벼워 질 것 입니다.
Haiti 사태는 성의도 중요하지만 도움의 양 또한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번 사태는 규모가 엄청날 뿐만 아니라 그 참상이 눈뜨고 볼 수 없을 지경입니다. 오죽하면 세계 각국 방송 진행자들이 뉴스진행을 하다 말고 울음을 터뜨리고 현지에 파견된 기자들조차 취재활동을 중단하고 구호작업에 두 팔을 걷어 부치고 있겠습니까?
식량과 구호품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안전하게 전달할 수 있는 계통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치안유지활동 역시 절실한 것 같습니다. 긴요한 구호물자가 폭력조직과 모리배들에게 탈취돼 암시장에 다시 팔려나가는 일이 벌어지는 것을 막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그 동안 대한민국은 베트남이나 이라크, 아프칸 같은 곳에 쓰잘떼기없는 파병만을 해 온 탓에 해외파병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좋지 않지만, 이번에는 UN과 협조하여 실용적인 규모의 평화유지군과 구호인력을 파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파병의 명분과 절차가 타당하다면 구호와 관련된 치안유지활동이외의 어떠한 정치적 개입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파병하는 것은 별 문제 없을 것입니다.
미국이 1 개 사단에 해당하는 대규모 병력을 왜 그처럼 신속하게 파견했는가에 대해서는 그 속이 훤히 들여다 보이지만 그런 이야기는 좀 나중에 해도 됩니다. 캐나다에서도 1 천 명의 지상군이 Haiti에 진주합니다. 일단 반대하지 않습니다.
Haiti 대통령은 어떻게 된 작자인지 지진이 나자마자 도미니카로 도망갔다가 거꾸로 그 나라 대통령 손에 이끌려 마지못해 되 돌아온 모양입니다. 그러니 당장은 외국군대의 치안유지활동이 없으면 말 그대로 무장한 폭력조직의 손에 나라의 통제력이 넘어갈 수 밖에 없을 것 입니다.
그 나라 대통령과 정부가 좀 온전하고, 하다못해 우리나라 해방 직후의 건준이나 인민위원회같은 민간 자생의 건전하고 유능한 비상 조직이 통제력을 가지고 질서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파병 이야기 따위는 꺼낼 이유도 없었을 것 입니다.
대한민국도 이제는 나라 경제규모와 군사력에 걸 맞는, 아니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통 큰’ Haiti 구호활동을 벌였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