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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봐야할 환자가 많아서 괴로워요 (정토회 법륜 스님 즉문즉설)
작성자 Oneness    지역 Calgary 게시물번호 6582 작성일 2012-12-23 11:19 조회수 2389
- 질문자 : 제 주변에는 환자가 좀 많아요. 딸은 오랜 투병생활을 했고 아주버님과 시누도 암에 걸리고 시어머님도 신장투석을 십 몇 년을 하고 계시고 친정엄마는 제가 어릴 때부터 하루라도 안 아픈 날이 없을 정도이고요. 어떨 때는 이 사람들 간호를 안 하고 싶을 때도 있는데 둘러보면 저 말고 할 사람이 없어요. 특히 시어머니는 간호를 하다보면 화가 나고 하지 말아 버릴까 하다 가도 안 돼요.

- 법륜스님 : 결국엔 환자들 간호하는데 돈을 안줘서 불만이에요? (청중웃음)
 
 
- 질문자 : 물론 돈도 안주죠. 게다가 시어머니는 결혼하고 어떤 것도 저에게 해준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재산도 없는 분이지만 ‘왜 이걸 내가 해야 되지? 어머님이 나한테 해준 것도 없는데...’ 이런 마음입니다. 돌아서면 한편으론 측은하고, 이제 조금 있으면 돌아가실건데 하는 그런 마음도 있고요.

- 법륜스님 : 돈을 안 준다 이게 요지네요.
 
- 질문자 : 스님, 그렇게 답을 하시면 안 되고요... (얼굴을 찌푸리며 ㅠㅠ)

- 법륜스님 : 사실이잖아요. 얘기를 들어보니 질문자는 환자가 5명인데, 의사나 간호사는 그보다 더 많은 환자를 봐요? 더 적은 환자를 봐요?

 - 질문자 : 더 많은 환자를 봐요.
 
 - 법륜스님 : 그런데 그 사람들은 질문자처럼 괴롭다고 그래요?
 
 - 질문자 : 그분들은 괴롭다고 하지는 않는 것 같아요.

- 법륜스님 : 차이점은 돈 받는다, 안 받는다 이것 밖에 없잖아요. 의사와 간호사는 환자를 돌보는 데 질문자보다 10배 이상 시간을 투여 하는데도 괴롭지 않은 이유는 돈을 받기 때문이고, 당신은 그보다 10분의 1도 안 되는 환 자를 돌보는 데도 힘들다는 것은 돈 안 받는 것 밖에 차이가 없어요. 하루에 50명씩 환자를 돌보고도 그들은 덜 괴롭지요. 질문자는 다섯 명을 위해 하루 중 얼마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까지 하루 종일 돌보고 있어요?

- 질문자 : 그러진 않습니다.
 
 - 법륜스님 : 그러진 않는데 왜 의사보다 괴로워요? 차이점은 돈 밖에 없잖아요.
 
- 질문자 : 돈을 못 받아서 힘들다는 게 아니고, 여러 가지 감정들이 있잖아요. ..

- 법륜스님 : 무슨 감정이 있어요? 나중에 죽고 난 뒤에도 뭐 얻을 거 있나 했더니 유산도 별로 없고 그런데 내가 뭐 땜에 이 간호를 해야 되나? 이 질문인 것 같은데, 결국 돈 문제 아니에요? 만약에 시어머니를 간호하는데 매일 일당 10만원 씩 꼭꼭 쳐 준다 그랬다면 아무런 문제가 안 생겼을 것 아니에요?

- 질문자 : 예,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렇지만 어릴 때 우리 애가 아파서 보호해줘야 될 때 시어머니는 자기 생활만 하고 살았어요. 우리 아픈 애는 나 몰라라 했어요.

- 법륜스님 : 질문자가 취직을 해서 그 병원의 간호 보조사로 일을 한다고 합시다. 그럴 때 그 환자들이 옛날에 나 어려울 때 해준 것이 하나라도 있어요, 없어요? 없죠. 매일 일당을 주니까 해주는 거 아니에요? 정확하게 들어가 보면 시어머니는 돌봐줘 봤자 돈을 안준다, 이것이 요지 아닙니까? 아닌 것 같지만 따져보면 안 그런가요?

- 질문자 : 시어머니에 대한 이런 모든 감정들을 참회해야 될 때 그 참회는 어떤 마음으로 해야 되 나요? 사실은 그게 궁금한 거였는데...

- 법륜스님 : 시어머니가 아닌 다른 사람을 간호한다고 해도 하루에 10만원씩 일당을 쳐주면 이렇게 힘들지만은 아닐 것이지요. 그럴 때 ‘옛날에 어려울 때 너는 나한테 뭘 해줬냐?’ 이런 생각 안 하잖아요? 그냥 10만원 주니까 일당으로 와서 일을 하는 것인데, 시어머니는 지금 해줘도 일당을 안 주니까 생긴 문제예요. 이걸 먼저 인정을 하면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데 인정을 안 하고 계속 다른 소리를 하고 계시네요.

- 질문자 : 죄송합니다.. 그럼 제가 인정하겠습니 다.

- 법륜스님 : 일부러 인정하라는 게 아니라 사실입니다. 환자가 우리 집안에 많아서 괴롭다하시니까 의사는 환자가 더 많지 않느냐. 그런데도 의사는 왜 안 괴롭냐? 의사는 돈을 받기 때문이고. 나는 왜 괴롭냐. 돈을 안 받기 때문이다. 시어머니는 옛날에 내가 애기 키울 때 돌봐주지도 않고 뭐도 안 해주고 이랬는데 그런데 나는 왜 해주어야 하나 이렇게 말하지만, 내가 만약 병원에 간호 보조사로 취직을 해서 생활한다면 거기 있는 환자 보고 “너 옛날에 나 어려울 때 뭐해줬냐” 안 따질 것 아니냐. 왜? 지금 일당은 받으니까. 그러니까 시어머니가 지금 일당을 준다면 시어머니 아니라 딴 사람이라도 내가 간호를 해줄 거 아니냐. 그러니까 문제는 돈이다 이 말입니다.

- 질문자 : 시어머니가 만약에 돈이 있어서 일당을 준다 하더라도 저는 그 일당을 받으면서도 미운 마음이 있을 것 같아요.

- 법륜스님 : 그럼 그건 질문자가 잘못된 거지요. 다른 사람은 일당을 받아야만 간호를 해주지만, 내 시어머니인데도 불구하고 일당 받고도 미워한다? 시어머니라면 돈 안 받고도 간호해 줄 수 있는데 지금 말은 시어머니는 돈을 줘도 미워할 것이라고 얘기하니까 그건 제 정신이 아닌 사람 얘기입니다. 지금 본인이 제정신이 아닌 거예요. 그럼 참회를 한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제가 정신없이 제 정신 아니게 살았습니다.’ 이렇게 정신 차리는 기도를 해야지요. 일당을 주는데도 내가 이렇게 미워한다면 내가 제 정신이 아닌 사람이니까 정신 차리는 수행을 해야 돼요. 그럼 지금까지 가정생활의 재정은 누가 벌었어요?
 
 - 질문자 : 남편이 벌었습니다.

- 법륜스님 : 그 남편을 누가 낳아서 길렀어요?
 
- 질문자 : 시어머니요.

- 법륜스님 : 그러면 그 원가를 시어머니한테 돌려줘야 될 것 아니에요.(청중 웃음) 얼마나 돌려줬어요? 아들 정성껏 다 키워놓고 나니까 며느리라는 사람이 결혼해서 잡아가서 혼자 뺏겨 먹고(청중 웃음) 키운 사람한테는 하나도 안 주고 그러면 어떡해요? 남편으로부터 내가 받는 것이 사실은 주인이 누구냐? 시 어머니입니다. 일정한 분량은 시어머니한테 돌려줘야 되는 거예요. 돈으로 못 돌려주니까 늙어서 아프면 간호하는 것으로 돌려주는 것 이지요. 이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어요? 그러니까 질문자는 지금 빚을 안 갚으려고 하는 것이지요. 내가 빚진 것이라고 한번도 생각 안 해봤죠?

- 질문자 : 네. 제가 빚진 것이라곤 한번도 생각 안 해봤어요..
 
- 법륜스님 : 실제로 따지고 보면 빚을 졌어 요, 안 졌어요?
 
- 질문자 : 저는 빚을 안 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 법륜스님 : 남편을 누가 키웠어요?
 
 - 질문자 : 남편은 물론 어머니가 키웠지만요...

- 법륜스님 :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아들이 커서 평생 번 절반은 투자한 사람한테 돌려줘야 될 것 아니에요? 그렇게 몰상식하게 생각하면 이제 질문자도 아들 낳아 키워서 질문자와 같은 며느리를 만나면 요거보다 더한 보복을 받게 되겠지요.(청중웃음) 자업자득입니다. 눈에 피눈물이 나면 그때 가서 후회하겠지요.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지금 정신 차려서 이제 이렇게 참회해야 합니다.

“어머니 죄송합니다.. 제가 빚진 줄 몰랐습니다.. 시어머니는 나한테 은혜로운 사람인데, 제가 은혜를 모르고 배은망덕했습니다..”

참회를 하더라도 이유를 알고 참회를 해야지 무조건 참회를 하는 게 아닙니다. 얘기 들어보니까 어리석고 배은망덕하네요. 그러니까 이 내용을 갖고 시어머니한테 참회를 해야 합니다.
 
- 질문자 : 네.. 잘 알겠습니다..(청중웃음)

- 법륜스님 : (표정을 살펴보며) 잘 안 것 같지 않네요. 잘 알았으면 “아.. 정말 제가 어리석었군요..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그래야지요. 지금은 겨우 억지로 하는 식이잖아요.
 
- 질문자 : 그럼 제가 집에 가서 다시 한 번 생각 해보고 스님께 편지를 드릴게요.

- 법륜스님 : 다시 생각할 게 뭐 있어요? 이 자리에서 잘 되어도 집에 가면 안 될 수가 있는 데, 이 자리에서 안 되면 집에 가서 다시 생각 해 볼 필요도 없이 안 돼요. 여기서는 딱 잘못한 것 같아도 문 열고 나가면 내가 뭐 잘못했노 이 생각하고 돌아갑니다.
 
- 질문자 : 그럼 제가 노력해보겠습니다.

- 법륜스님 : “노력해보겠습니다” 이런 말도 필 요 없어요. “하겠습니다” 이래야지요.
 
- 질문자 : .....................
 
- 법륜스님 : 저런 고집 보세요. (청중웃음)
 
- 질문자 : 힘들어요...
 
- 법륜스님 : 지금 내 남편을 누가 낳았어요? 누가 키웠어요?
 
 - 질문자 : 시어머니가요...
 
- 법륜스님 : 그럼 질문자는 아들이 지금 몇 살이에요?

- 질문자 : 하나는 대학생이고 하나는 중학생입 니다.
 
- 법륜스님 : 이 아이들을 지금 질문자가 낳아서 키웠는데 이거 굳이 따진다면 누구 꺼요? 얼핏 생각하면 누구 꺼 같아요?. 내 꺼 같아요? 딴 여자 꺼 같아요? (청중웃음)
 
- 질문자: 제 아들이니까 제 꺼 같지요.

- 법륜스님 : 그렇지요. 시어머니에게는 지금도 내 아들인데, 어떤 여자가 와서 단물을 다 빨아먹으니까 섭섭한 겁니다. 실제로 키우기는 그쪽에서 키웠는데 단물은 내가 먹으니까 조금 나눠 주어야 하지요. 자세를 이렇게 가지면 고부간에 갈등이 생길 이유가 없어요. 그러니까 원 주인이 누군지를 안 잊어버리면 되요.(청중웃음) 내가 한 이불 밑에 같이 산다고 이걸 내 것처럼 생각해서 은혜를 배반하기 때문에 갈등이 생기는 거지요. 이 사실을 잘 모르면 이제 본인이 그대로 자식에게 당합니 다. 다시 물어 볼께요. 생각 잘 한 거 같아요, 지금까지 잘못 생각한 거 같아요?

- 질문자 : 지금까지 잘못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질문자의 눈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립니다. 저도 이 모습을 보며 가슴이 짠 하고 눈 물이 핑 돌았습니다. 질문자는 손수건을 꺼내어 눈물을 계속 닦으며 제대로 서 있지 조차 못했습 니다. 스님은 다시 냉정한 말투로 마지막 말씀을 이어가십니다.)

- 법륜스님 : 네, 그러면 어머니한테 빚을 갚아야 됩니다. 그런데 지금 내가 빚 갚을 생각을 안 했어요. 그러니까 ‘죄송합니다. 제가 어리석어서 몰랐습니다. 아이고.. 당신 은혜 속 에서 내가 살고 있군요. 그러니 은혜 잘 갚겠 습니다. 빚 잘 갚겠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참회를 하면 되요..
 
 - 질문자 : 그렇게 하겠습니다... (질문자는 자리 에 앉아서도 계속 눈물을 흘렸습니다)

질문자의 눈물이 어떤 의미였는지는 직접 물어 보지 못했습니다. 무언가 큰 깨우침이 있으셨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동안 시어머니 간병을 하며 너무나 힘들었고 온갖 미움과 원망심으로 가 득찼는데, 스님은 시어머니의 은혜를 모른다고 따끔하게 이야기해 준 것입니다.

지금까지 미워만 했지 한 번도 시어머니의 은혜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지요. 남편을 낳아주고 길러 준 은혜가 있는 분인데, 그 사실을 까마득히 잊고 온갖 원망을 해 온 것이지 요. 스님이 하신 비유처럼 의사나 간호사들도 하 루에 수십 명의 환자를 돌보며 괴로워하지 않는 데 왜 질문자는 하루에 5명 밖에 돌보지 않으면 서 괴로워하는가.

어떻게 보면 말이 안 되는 지적인 것 같지만 가만히 돌이켜보니 정곡을 찌르는 메시지가 있었습니다. 의사나 간호사들도 일당을 주면 괴로워 하지 않고 환자를 돌보는데, 하물며 은혜를 입은 시어머니를 돌보는데 일당을 줘도 미워하겠다고 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비단 시어머 니와 며느리 사이에서만 나타나는 일이겠습니 까. 남녀 간의 연애에서도, 직장 상사와 직원들 사이에서도,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도 마찬가지 이지요.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항상 감정 에 사로잡혀 살아왔구나. 짧은 문답 속에서 큰 깨우침을 얻습니다.


* 운영팀.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3-09-17 0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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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keside  |  2012-12-25 18:44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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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자의 환경과 마음에 이해도 됩니다.
법륜스님의 말씀이 당연한 이치와 도리인것은 맞지만 우리가 쉽게 마음 먹게 되지는 않지요. 때로는 불교에서 가르침이 생활과 정신간깅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저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법륜스님의 강의를 매일 보고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보지 못했네요.

Oneness  |  2012-12-30 13:58    지역 Calg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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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불교 신자가 아닌데 진실은 종교와 관계 없이 와 닿아 법륜 스님 말씀을 종종 듣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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