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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에 얽힌 삼각관계의 전설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7435 작성일 2014-07-20 17:28 조회수 3410


이 노래는 오랜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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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년 8 월 15 일, 태국 푸켓에 거주하는 어느 배낭여행자 사이트 회원 한 분이 자기가 태국 현지언론과 인터뷰한 기사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 소개 포스팅에서 회원은 독도문제에 대한 한국국민 일반의 감정적 접근를 비판적으로 언급했는데, 예상했던대로 많은 반론과 악플이 달리는 바람에 그 분은 스스로 자기 글을 잠글 수 밖에 없었다. 만일 그 글이 그 사이트의 정치토론방에 올라왔다면 그 글에 달린 반론에 대해 재반론을 할 여지가 많았지만, 일반 여행이야기방 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논란을 확산시키지 않고 당사자 스스로 글을 잠그는 것으로 마무리했던 것 같다. 내가 이 포스팅을 기억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째는 그 분이 글을 올리면서 나에게 꼭 읽어주었으면하고 개인적인 부탁을 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이 분의 독도에 대한 문제의식에 반응을 보였던 일부 회원들의 막무가내식 악플 때문이다. 

배낭여행자 사이트에서 작은 소동이 벌어졌었던 그 날로부터 약 1 년 6 개월이 지난 2 월 13 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서울 외교부 청사에 마련된 한미외교장관 공동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그 자리에서 한국 국민들의 ‘독도 자존심’을 여지없이 짓뭉개버린 사건이 일어났다는 걸 아는 한국인들은 별로 많지 않다. 

작은 배낭여행자사이트에 올라 온 표현과 관련된 비본질적인 문제에서도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게 일반적인 한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독도자존심’ 이라면, 당시 존 케리 국무장관과 미국정부가 보였던 노골적인 일본 편들기 자세에는 너도나도 비분강개를 한 나머지 미국 대사관 앞에서 개스통 데모라도 벌어졌을 법한데 이상하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존 케리 기자회견 내용과 그 이후 국무부 부대변인이 한국 기자들에게 보낸 오만무례한 대꾸의 소상한 전말과 의미를 한국언론이 한국국민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기자회견장에서 정곡을 찌른 질문을 던진 기자는 서울신문 소속이었는데, 그가 존 케리에게 던진 질문의 요지는 다음과 같았다. 

"댜오위다오가 미일 방위조약의 대상에 포함된다는 게 미국 입장이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 독도 역시 한미 상호방위조약의 대상에 포함되는 지역으로 인정하시느냐” 

당일 기자들에게 배포된 한글 보도자료에는 ‘미국 전 국무장관 힐러리 클린턴과 국방장관 척 헤이글이 댜오위다오 (미국측 보도자료에는 센카쿠 열도라고 표현) 문제를 미일방위조약의 한 부분으로 바라본다’ 고 기록되어 있었다. 기자회견장에 참석했던 서울신문 기자는 이 기록을 읽고나서 미국이 샌카쿠 열도를 미일방위조약의 틀 안에서 해석하듯이 독도 역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틀 안에서 배려하고 있느냐고 질문한 것이었다. 물론 이 기자는 독도분쟁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잘 알고 있으면서 ‘너 엿 먹어 봐라’ 하는 심정으로 이 질문을 던졌을것이다. 

이 질문에 대한 존 케리의 반응은 (적어도 한국국민들 입장에서는) 천만뜻밖이었다. 고의적으로 답변을 하지 않거나 질문 자체를 묵살한 것이다.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매체중 하나라는 오마이뉴스를 살펴보아도 이 질문에 대해 존 케리 장관이 “명확한 답변을 못했다” 거나 “존 캐리 장관이 질문의 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고만 기사가 작성되어 있는데, 이 오마이뉴스 기사나 기사 제목 역시 당시 사태의 전말에 대해 전혀 잘못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당시 서울신문 기자는 세 차례에 걸쳐 거듭 정확한 표현으로 질문을 했기 때문에 존 케리가 기자가 한 질문을 못 들었다거나 잘못 파악했을 가능성은 없었다. 그런데도 존 케리 국무장관은 첫 질문에는 “센카쿠 열도” 문제만 언급하며 엉뚱한 동문서답을 했고 거듭된 두 번 째 질문에는 갑자기 귀라도 먹었다는 듯이 귀에 한 손을 가져다대며 “which island? (무슨 섬이라고요?)” 어쩌구하며 못 들은 척 했으며 재거듭된 세 번 째 질문에는 짜증섞인 목소리로 “I told you already (아까 말 했잖아요?) 라고 일갈한 뒤 서들러 자리를 빠져나갔다. 

미국의 독도에 대한 일관된 내부입장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광경을 목격했더라면 영락없이 존 케리가 장거리 여행에 피로해진 나머지 치매성 청각쟁애를 일으키는 바람에 엉뚱한 소리를 지껄인 것으로 오해했을 것이다. 

사실 공개된 기자회견장에서 한국기자가 미국 국무장관에게 독도에 대한 미국정부의 입장을 질문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이 날의 사건으로 독도문제에 대해 미국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간접적으로 명확해 진 것이다. 모르긴 몰라도 존 케리는 그 날 밤 호텔로 돌아가자마자, 센카쿠 열도 문제를 미일방위조약과 연결지어 표현함으로써 한국 기자로 하여금 독도와 한미방위조약의 관계를 연상하도록 만든 보도자료를 작성한 공보담당자에게 분통을 터뜨렸을것 같다. 

만일 존 케리가 한국이나 한국 정부를 조금만 배려했더라면, 아니 민일 싸르니아가 미국 국무장관이었더라면 다음과 같이 정상적으로 답변했을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Liancourt Rock’ 문제로 분쟁을 겪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 사실 그 문제는 미국이 나서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다만 미국으로서는 당사국들이 평화적이고 합리적으로 해결하길 바라며 이 섬이 동아시아에서의 한-미-일 공동보조체제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싸르니아도 당장 생각해 낼 수 있는 이런 그럴듯 한 답변이 있는데 왜 이런 답변을 하지 않은 것일까? 심지어 가상적국인 중국의 댜오위다오 (센카쿠) 문제를 언급하면서도 “비록 우리가 미일방위조약의 틀 안에서 센카쿠 문제를 해석하긴 하지만 당사국들간의 평화적 해결을 바란다” 는 외교적 상호주의 입장을 분명히 견지하고 있는 미국이 왜 독도문제에 대해서는 시종일관 일본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표현과 반응으로 일관하는 것일까? 

이제는 대부분의 한국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시피 여기에는 두 가지 국제법적 문제가 있다. 

첫째는 1951 년 9 월 8 일 San Francisco War Memorial and Performing Arts Center (샌프란시스코 전쟁기념 공연예술센터) 에서 연합국과 일본간에 체결된 종전 평화조약이고, 둘째는 1965 년 당시 한국 대통령 박정희와 일본 수상 사토 에이사쿠 사이에 체결된 독도밀약이다. 한일정부간에 1965 년 체결된 독도밀약의 실체에 대해서는 약 3 년 전 쯤 싸르니아가 '월간중앙' 특집기사를 인용하여 올린 적이 있지만, 지금은 3 년 전 과는 달리 독도밀약의 친일매국적실체에 대해 널리 알려진 상태이므로 따로 내 글을 링크를 하지는 않는다. (방금 검색해 보니 이제는 위키에도 그 내막이 상세하게 올라와 있다. 불과 3 년 사이에도 정보접근의 용이성은 이렇게 좋아졌다.) 

독도밀약보다도 중요한 것은 일본과 승전연합국들 사이에 맺어진 전후 평화조약, 일명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인데, 당시 연합국을 대표한 미국이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여 독도를 대한민국에 반환할 도서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고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을 인정해 줌으로써 분쟁의 씨앗을 남겼다. 

당시 미국은 제 2 차 세계대전 연합국 대표의 자격으로 이런 결정을 내린 다음, 독도문제를 포함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내용을 한국의 이승만 정부에게도 전달했다. 당시 이승만 정부는 독도문제에 대해서 일체의 공식적 항의를 하지 않았는데, 이 이야기는 다시 말해 미국이 실수로 독도를 반환도서명단에서 제외시킨 것이 아니라, 일본과 공모하여 당시 전쟁 중이라는 대한민국의 어려운 처지를 이용, 독도의 일본 귀속을 관철시켜 주었다는 말이 된다. 

즉 오늘의 독도문제는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문제만이 아니라 48 개 국에 달하는 2 차대전 승전국 전체, 특히 미국과의 문제로 비화되어 있다, 미국은 전후 세계지배질서의 기본 프레임을 구성하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일부 조항을 무효화시키면서까지 독도문제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변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아야한다. 

다시 존 케리 기자회견 사건으로 되 돌아와서,,,,,, 

지난 2 월 13 일에 있었던 미국 국무장관 존 캐리의 독도 소동은 결코 우연한 일도 아니고 그가 임기응변에 약해서 어눌하게 대응했기 때문도 아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반응을 함에 있어서 철저하게 일본의 입장을 옹호하는 논리와 정서를 기반으로 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에게 늘 굽실거리기만하는 박근혜 정권을 부담스러워 해야 할 이유조차 전혀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고자세적인 답변거부’ 를 할 수 있었던 거라고 판단한다. 한 나라의 정부가 만만하고 우습게 보이면 그 나라 전체를 무시하는 태도를 보이는 게 국제관계의 상례인데, 존 케리의 노골적 답변거부는 이런 태도를 보여 준 전형적 사건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싸르니아는 3 년 전 올린 글 말미에 “만일 대한민국의 어느 대통령이 ‘1965 한-일 독도밀약’과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미-일 독도밀약 부분을 일방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고, 독도에 해양경찰 대신 해군을 파견한다면 sarnia 는 그 대통령이 이명박 씨라도 지지를 표명할 것이다” 라고 선언한 적이 있다. 

같은 논리로 만일 박근혜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나서서, 독도밀약이 매국적인 불법 외교행위임을 인정하고 그 밀약에 대한 파기선언을 하면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역시 식민지 국가들을 배제한 채 제국주의 승전국과 패전국 간에 맺어진 전근대적 협작 조약이므로 독도와 관련된 미국과 일본의 해석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대통령 담화를 한다면 지금까지 그가 저지른 모든 과오를 (적어도 나 개인적으로는) 잊어줄 수도 있을 것 같다. 


 2014. 7. 20 14:30 (MST) sarnia (clip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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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4-07-2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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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초안만 9번 정도 만들 정도로 패전국-승전국 조약이란게 복잡합니다. 지웠다 썼다 고쳤다를 반복하는데 독도문제는 1-5번 초안까지는 한국령으로 했었는데 6번-9번 초안에서 일본령으로 뒤바뀝니다.

그당시 윌리엄 시볼드라는 인물이 있었는데 그는 미 국무부 주일 정치고문, 연합군 최고사령부 외교국장, 연합국 대일이사회 미국 대표 겸 의장이었습니다. 이 자는 일본계 영국인과 결혼을 했는데, 장인은 영국인 장모는 일본인으로 화가라는데 이 자가 "독도는 일본령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조언을 했고 1905년 시네마 현에서 독도를 시네마현 부속 도서로 공표한 것을 비롯해 일본측에 유리한 자료를 친절하게 소개합니다.

그래서 초안 6-9번에는 독도가 일본령으로 둔갑했는데 영국, 호주가 반대했지요. "그게 왜 일본꺼야? 한국 꺼라고 들었는데." 그래서 한국전쟁 중 체결된 최종안에는 아예 언급을 안해 독도가 일본령도 아니고 한국령도 아닌 것으로 되었습니다. 나는 이게 첫번째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번째는 이승만 정권 때 친일파놈들 때문인데 일본을 상대로 무장독립운동 한 것을 연합국 측에 잘 설득했으면 한국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당사국으로 참석할 수 있었는데 친일파놈들이 정파적 이익에 눈이 멀어 독립운동가 좋은 일 안 시키지요. 그들은 오히려 무장독립운동을 폄하하고 격하시켜 국제사회가 인정 받는 걸 방해한 놈들입니다.

이미 지나간 과거사지만 우리가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 당사국으로 참가 했으면 독도가 무주공산 되는 일은 없었을겁니다.

박정희 독도밀약은 매국행위가 분명하지만 밀약이니만큼 일본도 공식적으로 내놓고 말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니 일본도 독도 영유권 주장하는데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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