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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스님 꼬투리 잡기
작성자 내사랑아프리카     게시물번호 7662 작성일 2014-11-14 21:08 조회수 4720

원래 사람이 유명해지면, 저같은 잔챙이가 꼬투리를 많이 잡을 겁니다. 그렇지만 이런 꼬투리를 잡는다고 거물이 무너질 일은 없으니 법륜스님을 존경하는 분들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고백컨대, 저는 지난 캘거리 강연 후에,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을 딱 세편 보았습니다. 두편은 법륜이라는 키워드를 넣었더니 "남편이 직장 여직원과 바람이 났는데 이혼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라는 것이고요. 이것은 제가 치정에 관심이 있어서가 아니라 10분짜리 비디오 클립에 젤 먼저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어서 15세 소녀가 나와서 사이가 좋았던 친오빠가 죽어서 어떻게 해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두 번째 동영상보고 법륜님은 별로 믿을 만한 분이 못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른바 전문성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인생상담을 한답시고 질문자가 천주교인인 줄도 모르고 불교도로 착각하고 답변하는 것을 보면서 참 위험하다는 생각을 했고, 답변 또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는 말하는 사람의 주관에 따라 상극의 답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제가 위의 두 편을 꼬투리 잡으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위의 두번째 것은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이니 여러분도 한 번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동영상은 오늘 본 것인데 바로 

법륜스님 즉문즉설 제936회 - 불상을 집에 놓아도 될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dolgZkmgOhE

라는 것입니다. 이른바 잘 사는 사회가 될수록 생존보다는 나와 가족의 행복, 건강, 결혼생활, 독신생활, 개인적 관계에 대해서 사람들이 더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이 불교라는 종교의 울타리를 넘어 법륜스님께서 인기를 끄는 것 같구요. 이 부분은 종교운동의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 지난 번에도 언급했지만, 정말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이것은 정토회라는 새로운 조직으로 성장하게 된 동인이 아닌가 하는 억측 또는 추측도 해봅니다. 

각설하고, 위의 비디오 클립에서 아주 곁다리 같은 것, 즉 꼬투리지만, 종교라는 이해에서 중요한 부분일 수 있는 내용이 있어서 법륜스님께 질문을 던지고 싶은 맘이 굴뚝같습니다. 


스님께서는 조선 불교가 엄청 탄입을 받았다고 하시면서 수많은 스님이 사약을 받았다고 주장하시더군요. 100년 역사의 천주교의 조선순교자에 비해서  500년 역사의 불교 탄압은 약하지 않았다는 것이죠. "조선왕조가 들어오면서 불교를 못믿게 탄합했거거든요. ...그래도 스님를 하겠다 그러면 스님을 천민으로 강등시켜 버렸어요...인류 역사상에  조선 500년만큼 종교를 극심하게 탄압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는 천주교가 죽고 한 것을 탄압이라고 하는데, 불교는 백년도 아니고 오백년을 탄압을 받았어요. 수많은 스님들이 사약을 먹고 죽고 이랬어요..." 

제가 알고 있기론 한국불교사에서 순교란 이차돈 이야기 외에는 없다는 것이죠. 한국불교사학자 김상현 교수는 [한국불교사 산책]에서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흔히 한국의 불교사는 순교(殉敎)가 없는 역사라고 말한다. 물론 신라 이차돈(異次頓)의 순교를 모르는 바가 아니지만,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왕실의 절대적인 비호와 전체 국민의 지극한 귀의를 받고 있던 고려시대까지만 해도 순교란 필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학자들로부터 심한 억압과 굴욕과 당하고 있던 조선시대에서조차 불교인들의 순교를 찾아볼 수 없는 실정이고 보면, 한국의 불교는 순교가 없는 역사라고 은근한 힐책을 받을 만도 하다." (90쪽)

 김상현 교수에 따르면, 교려시대 때 순교를 한 스님이 있긴 한데, 그것은 분신이었다고 합니다. 엄밀한 의미에서 순교가 아니죠. 

저는 기독교의 순교와 불교의 순교의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서 문헌을 찾아보았지만, 짧은 불교 지식에 이 외에 다른 글을 아직 찾아보지 못했습니다. 저의 의문은 왜 기독교엔 순교자가 많은데 한국불교에는 없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건 그렇고 저는 법륜스님께서 어떤 근거로 조선시대에 스님들이 사약을 받고 순교를 많이 했다고 주장하실까 하는 것입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한국불교사 이해에 큰 변화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문제는 상가공동체(승가)와 평신도 집단의 교류관계, 종교적 헌신 또는 귀의의 정도, 또 불교집단의 자기 조직의 결속력 등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까요. 

the-rise-of-christianity.jpg

초기 기독교의 발흥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의 금자탑 Rodney Stark의 [The Rise of Christianity)는 순교와 사회적 결속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냥 저는 잘 모르니까 법륜스님께 꼬투리를 잡아 봅니다. 보수복음주의에 신자들이 의문나면 "즉문즉답"을 해 주는 Bible answer man이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핸크 하네그라프라는 사람이 대표적인데요. http://www.oneplace.com/ministries/bible-answer-man/

어느 사회학자는 순교의 사회적 의미에 명문을 날리는군요. "확신의 요인 없이, 우리 스스로 가치있는 세계를 창조하기는 어렵다...문화와 가치는 이것을 위해 죽을 가능성이 있을 때, 제대로 구성되는 것이다." 전태일 열사가 "사회적" 순교를 한 것은 어린 여공들이 노동의 악조건에서 해방되는 것이 자기 목숨보다 가치있다고 보았기 때문이겠죠. 분신한 수많은 민주열사들도 그렇구요. 이것이 이제 옛 얘기가 되고 일베들이 설치는 사회가 되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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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14-11-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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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대해서는 ㅂ 자도 모르니 뭐라고 할 말은 없지만 조선시대에는 중들이 순교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고 생각 합니다. 탄압받아 순교자가 나오려면 기존체제에 위협이 되어야 하는데 불교는 삼국시대 이후 천년이상 민간에 내려오는 것이라 새삼스레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지요. 천주교에서 순교자가 나온 것은 기존체제, 유교세계관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거구요.

불교는 조선 개국초기부터 유학자들이 ‘하찮은 소리’ 정도로 취급해 경멸과 멸시의 대상일망정 위협의 대상은 아니였지요. 그러면서도 지배계급 일부에서는 게인적으로 불교를 신봉하기도 했지요. 사약이란 건 지배계급에서 자기들끼리 사이좋게 주고 받는 것이지 천민계급인 중들에게까지 나눠줄 정도로 조선 지배계급이 아량이 넓지는 않았습니다.

문정왕후의 비호를 받은 보우도 맞아 죽었지 사약 받고 죽지는 않았으니까요. 보우가 권력을 앞세워 불교의 중흥을 시도한 건 잘못된 생각이었지만 그 와중에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 고승을 배출해 국난극복에 일조 한것은 높게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4-11-1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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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비님, 좋은 말씀입니다. 천주교의 경우는 종교적인 동기보다는 정치적인 체제위협으로 받아들여져서 많은 사람들이 처형된 경우죠. 그래서 제가 위에서 "이 문제는 상가공동체(승가)와 평신도 집단의 교류관계, 종교적 헌신 또는 귀의의 정도, 또 불교집단의 자기 조직의 결속력 등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테니까요."라는 문제를 제기 했었죠. 저는 불교의 사회사나 문화사에 대한 문헌이 많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요즘은 달라졌겠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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