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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뜨고 볼 수 없을만큼 지저분한 사과문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7704 작성일 2014-12-08 15:49 조회수 43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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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현아 부사장의 기내난동사건에 대해 대한항공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은 모두 일곱 개의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단 한 개의 문장에서만 조 부사장이 지나친 조치를 했다고 언급해 놓고 나머지 여섯 개의 문장을 통해서는 조부사장의 조치가 당연하고도 정당했다고 변명했다. 

그리고는,, 하기조치를 당한 사무장에게 첵임을 몽땅 뒤집어씌웠다. 책임을 덮어씌웠을 뿐 아니라 해당 사무장을 변명과 거짓말을 한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세웠다. 해당 사무장에 대한 하기조치는 부사장이 한 것이 아니라 기장이 한 것이라고 둘러댔다. 

사과문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 “최고 서비스와 안전을 추구해야 할 사무장이 담당 부사장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규정과 절차를 무시했다는 점, 매뉴얼조차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변명과 거짓으로 적당히 둘러댔다는 점을 들어 조 부사장이 사무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고, 기장이 하기 조치” 했다는 것이다. 

누가보아도 교묘한 거짓말이다. 조 부사장의 지적에 변명이든 답변이든 대꾸를 한 사람은 하기조치를 당한 사무장이 아니라 다른 승무원이다. 사무장은 영문도 모르고 조 부사장에게 불려와 다짜고짜 서비스 매뉴얼을 내 놓으라는 불호령에 타블릿을 열다가 당황한나머지 패스워드를 연거푸 잘못 눌러 타블릿을 lockout 시킨 죄 밖엔 없는 것 같다. 기사에는 타블릿 암호를 못 풀었다고 되어 있지만 그 소리가 그 소리일 것이다. 

조현아 부사장이 반말로 사무장에게 “너 내려” 라고 소리를 지른 건 이 때였을 것이다. “너 내려”라고 월권명령을 한 건 분명히 명령권자인 기장과 협의하기 전일 것이다. 여기서 기장과 협의했다는 말은 대한항공측이 사용한 표현이다. 기장과 협의를 했는지 아니면 “기장님! 비행기 보딩게이트에 도로 가져다 대세요” 라고 월권명령을 내렸는지는 모르지만 협의했다고 쳐 주자. 

모든 것을 다 떠나 대한항공 사과문은 사건의 본질을 지능적으로 왜곡하여 독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주 질이 나쁜 사과문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담당 승무원의 업무수행 미숙 문제가 아니다. 승객의 자격으로 탑승한 회사임원이 승무원에게 고함을 지르고 램프리턴을 사실상 명령한 행위가 항공보안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한항공 사과문은 사건의 본질은 싹 숨긴 채 마치 임원이 기내서비스를 감사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인데, 그 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다소 ‘지나친 조치’ 가 있었다는 식으로 조 부사장을 위법혐의를 교묘하게 가리려고 하고 있다. .

조 부사장이 받고 있는 위법혐의는 두 가지다. 하나는 기내난동이고 또 하나는 월권이다. 항공보안법에 저촉되는 기내난동에는 승객이 승무원이나 동료승객을 향해 고성-고함을 지르는 행위가 포함된다. 보도기사에 따르면 조 부사장의 고함소리는 이코노미석까지 들렸다고 한다. 해당기종 A380-800 은 중간클래스인 프리스티지클래스가 모두 2 층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일등석 바로 뒤에 이코노미석이 있긴 하지만 중간에 블라인드커튼으로 밀폐된 갤리가 있기 때문에 웬만큼 큰 소리로 소란을 피우지 않고서는 이코노미석까지 소리가 전달되기는 어렵다. 

저 사과문을 누가 작성하고 누가 발표하도록 결재했는지 모르지만 위기극복을 위한 문제해결감각이라곤 전혀 없이 오너의 딸에 대한 아부근성만 충만한 ‘천하에 둘도 없는 바보’가 쓴 게 틀림없는 것 같다. 아니면 완전히 반대로 ‘조 부사장, 너 엿 좀 먹어봐라!’ 하는 의미에서 안티-조 계열에서 작성을 했든가,, 암튼 둘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어쨌든 참,,, 두 눈뜨고는 못 봐줄 만큼 지저분한 사과문임에는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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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sperity  |  2014-12-0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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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헤프닝은 수퍼 甲의 횡포 아니겠습니까.
조 부사장은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군요.

philby  |  2014-12-09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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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보직에서 물러난 것도 눈 속임이니 문제입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4-12-09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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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영자 매체에서 Heather Cho로만 나오는데, http://fortune.com/2014/12/09/korean-air-chairmans-daughter-lives-to-rue-nut-rage-outburst/
에서는 제대로 보도하고 있군요.

After a week in which all of South Korea appeared to go nuts over this existential question, Cho Hyun-Ah, the protagonist in the scandal (also known as Heather), has resigned with a public apology.

출발이 20분 늦었다고 하는데, 이 기사에는 도착도 11분 늦었다는군요. 9분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속력낸 모양입니다. 나이도 어린 것이 공주 대접만 받더니만, 청와대 실세 개주인 닮았습니다.

이런 일은 단순히 힘센자의 갑질로만 볼 것이 아니라 한국 사회 전체가 권위주의사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겠죠. \"개\"가 실세인 사회에서 새로운 것을 기대하기란 힘들 겁니다. 공식문서는 없고 짜리시에 정보를 의존하구요.

이러나 저러나 비행기 탈 때, 마카다미아 넛을 봉지로 주면 엄청 좋을 것 같네요. 이번에 쌘디에고 갈 때, 캘거리에서 씨에틀 노선에서만 bits and bites 주고 나머지 세 노선에서는 음료수 한잔 주고 이것마저 안주던데, 복이 넘친 사람들입니다.

*맥 린의 빈센트는 채림(ㅎ ㅅ)형이 엄청 좋아한 노래였죠.

clipboard  |  2014-12-09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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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태가 심상치가 않습니다.
Heather 조 뿐 아니라 JFK 그라운드관제에 허위보고를 했을 가능성이 있는 기장까지 미국 항공보안청과 교통안전국의 조사를 받게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기내난동을 부린 Heather 개인이 문제가 아니fk 대한항공 운수법인에 대한 안전관련 신뢰성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거지요. 기장이 승객의 기내난동에 굴복하여 부적절한 이유로 비행기를 램프리턴 시킨 행위는 염연한 불법행위인데다, 탐승인원 중 한 명이 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재보안겁색을 실시하지 않은 JFK 도 책임을 추궁받을 수 있습니다. 승객이건 승무원이건 탐승인원 중 누군가가 하기하면 모든 승객과 수하물에 대한 보안검색을 다시해야 하는 규정이 있거든요.

어제 BBC 를 비롯한 언론들이 일제히 nuts rage 라는 제목을 달았을 때 한국언론들이 그 번역을 \'땅콩분노\'라고 하는 걸 보고 좀 한심했습니다. 영어에 능통하지 않더라도 그 제목이 \'미친X\' 을 의미한다는 건 단번에 알 수 있지요. 제가 어딘가에 그 문제를 지적하고나서 어제 저녁에야 nut 에 중의적 개념이 있음을 한겨레신문에서 최초로 보도하더군요.

암튼 갑자기 세계적인 미친X으로 등극한 인간때문에, 세월호에 이어 해를넘기기도 전에 대한민국이 또 한 번 망신을 당하는군요.

대한항공 불매운동을 벌여야 할 것 같습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14-12-09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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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댓글을 달았었는데, 제가 오해를 해서 지웠습니다.
"nut rage"라는 말이 신종 단어로 등록 되겠군요.

내사랑아프리카  |  2014-12-09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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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오해는 nut이라는 단어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인데, nutball이라는 복합어처럼, nutrage란 복합어도 앞으로 나올 듯 해서 수정합니다 (아니 이미 신종어가 나왔습니다). 저의 오해지만 언어의 유연함을 간과했습니다. 아래글은 저의 원래 댓글입니다. 혹시 지적을 받아 더 배울 수 있을지 몰라 다시 올립니다.

___________
잘 모르겠지만, 아래의 한겨레 기사는 \"nut\"이라는 말을 잘못 설명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668170.html?_fr=mt1r

//영국 일간지 은 조 부사장의 행동을 ‘땅콩 분노(nuts-rage)’로 이름 붙이고 마카다미아넛 사진과 함께 기사를 보도했다. ‘nuts’은 땅콩, 호두 등 견과류를 뜻하기도 하지만, ‘미친’, ‘제 정신이 아닌’이란 뜻의 형용사이기도 하다.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라는 의미에서 중의적 표현을 썼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 부사장을 ‘조양호 회장의 딸’이라고 여러 차례 반복하기도 했다. 기사 뒷부분엔 “난 더 이상 대한항공을 이용하지 않겠다. 그 회사의 리더들은 자신들의 행동의 대가를 알아야 한다”, “북한의 고려항공이 차라리 낫다”는 트위터 이용자들의 비판을 덧붙였다.//

nut이 형용사로 쓰인다는 것은 금시초문인데요. 아마 한겨레 신문기자가 영영사전 검색하고는 nut가 형용사와 함께 사용된다는 것을 오해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가령, \"She\'s a complete nut.\" 완전 멍충이. 요즘 말이 엄청 빨리 변하니까 콜로퀴얼로 서술 형용사로 “He’s nut”이라고 표현될 수도 있겠지만요.

그런데 이것이 형용사적 복합명사와 함께 사용될 경우 다른 뜻을 갖습니다. (informal) (in compounds) a person who is extremely interested in a particular subject, activity, etc.
즉 a fitness/tennis/computer nut. ~에 푹 빠진 인간.

그리고 좀 다른 맥락이지만, 1923년에 출판된 Frederick Treves의 단편소설 “The Elephant Man” (영화도 있습니다)을 최근에 읽었는데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So the bag was obtained and Merrick the Elephant Man became, in the seclusion of his chamber, the Piccadilly exquisite, the young spark, the gallant, the \"nut.\" (초판본 27-8쪽)

The Piccadilly exquisite, the young spark, the gallant, the \"nut.\"
대충 번역해 보면, \"피카딜리 극장의 멋쟁이, 젊은 미남자, 여자한테 친절한 한량, 멋진 괴짜\" 정도로 될 것같은데요. 이 장면은 괴물취급을 받던 코끼리 인간 메릭이 옷을 멎지게 차려입고 극장의 한 chamber에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The Piccadilly exquisite는 피칼딜리 거리의 멋쟁이인지 피카딜리 극장의 멋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게로  |  2014-12-09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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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ts가 형용사로도 쓰입니다.
가장 흔한 표현은 He drives me nuts. He drives me crazy 와 같은 의미죠.

oxford에서 퍼왔습니다.
nuts adjective
nʌts ; nʌts [not before noun] (informal)

1 crazy
My friends think I'm nuts for saying yes.
That phone ringing all the time is driving me nuts!
2
nuts about somebody/something
very much in love with somebody; very enthusiastic about something
He's absolutely nuts about her.

내사랑아프리카  |  2014-12-10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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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완전히 nuts였군요. 게로님, 감사합니다.

philby  |  2014-12-1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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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 리턴인지 미친x 리턴인지의 최대 수혜자는 마카다미아라는 그 땅콩업체이군요. 판매량이 61%나 급증했다니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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