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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할수록 망신이었던 어떤 일에 대한 해명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9215 작성일 2016-07-08 18:33 조회수 30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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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체크인하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전화벨이 울렸다. 뉴욕에 먼저 와 있던 와이프로부터 걸려 온 전화였다. 저녁식사 함께하고나서 할 이야기가 있으니 지금 당장 한인타운으로 나오라는 거였다.. 


32 번가 한인식당 '신라' 에서 만나 저녁식사를 한 후 커피빈이라고 쓰여진 간판이 달려있는 다방으로 들어갔다. 넓은 다방은 마치 장터처럼 붐볐다. 손님 대부분이 한국말을 하는 한국사람들이었다. 


와이프가 아이의 여자친구 이야기를 시작했다, 아이의 여자친구는 나도 본 적이 있는데 유복한 집안에서 자란 막내딸답게 쾌활하고 웃음이 많은 아가씨였다. 얼굴도 미인형에 속했다. 부모는 이민자고 자기는 캐나다에서 태어났다. 한국아이는 아니었다. 와이프가 뉴욕에 올 때 함께 따라와서 며칠 함께 지낸 모양이었다. 


와이프는 뭔가 못마땅한 점을 이야기할 때 말이 빨라지고 제스처도 있는 편이다. 쉽게 말해 달변에다 다변에다 열변을 토하는 스타일이다. 그 날 저녁 와이프가 무슨 말을 했는지는 다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개 이런 이야기들이었던 듯하다. 


'요즘 여자아이들의 대담한 행동에 대한 비판적 고찰' 이 연설의 한 주제였고, 또 다른 한 주제는 '아들이 지금 얼마나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는가'에 대한 모친으로서의 구구절절한 강조였다. 


물론 여자친구의 존재가 아들의 "중요한 시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가능성에 대한 모친으로서의 주관적 탐색과 분석이 연설의 핵심적 골자였다.


시끄러운 염불보다 실용적인 젯밥을 더 중시하는 싸르니아는 그 때 케잌을 먹고 커피를 마시느라 입이 바빠 그냥 건성으로 듣는 시늉만 하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지만 속으로 이런 말을 했던 기억은 난다. "I know what you did 30 years ago."


그런데,,, 그 때 갑자기 눈이 따가워지기 시작했다. 언제부턴가 저녁에 조금 피곤하면 눈이 따가워지면서 눈물이 나는 증상이 있어왔다. 루테인 (눈영양제)을 하루에 한 알 씩 먹고나서부터는 그런 증상이 자주 오지는 않았지만, 오랜 시간 비행을 한 후에는 여지없이 예의 그 눈따가움 현상이 찾아오곤 했다. 그 날도 여섯 시간을 비행한 날 이었다.   


와이프의 연설이 길어지고 시간이 갈수록 내 눈따가움 증상도 점점 심해져서 급기야 나는 케잌을 찍어먹던 포크를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아야 할 처지에 이르렀다. 


이제와서 생각하면 참 어이없게도 우연히 전개된 미묘한 상황이었는데, 그때 나는 그 다방 손님들이 흘끔거리며 우리를 쳐다 본 이유가 순전히 와이프의 기나 긴 연설때문일 거라라고 믿었었다. 


옆자리에 앉아있는 손님들로서야 비록 한국말을 알아듣든 아니든 와이프가 무엇에 관한 이야기로 저렇게 길게 연설을 하고 있는지 알 턱이 없었다. 


하지만 웬 중년 아줌마가 가끔 삿대질까지 해가며 두 눈을 부릅뜨고 연설을 하고 있는데, 앞에 앉아 있는 비슷한 또래의 아저씨가 고개를 깊이 숙인 채 손수건으로 연신 눈물을 찍어내고 있는 장면이 매우 의아스러웠을 것 같다. 


지난 6 월 11 일 토요일 저녁 아홉 시 경, 맨하튼 32 번가 커피콩 다방에서 벌어졌던 이런 장면은 위와 같은 사정이 있었던 것이니만큼 혹시 그 장소에서 그 장면을 목격했던 분들이 이 글을 읽으시면 '아, 그게 부인한테 혼나는 남편이 눈믈을 찍어내는 장면이 아니었구나' 하고 오해를 거두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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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번가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계 은행들



그런 그렇고, 


그냥 이 말만 하고 끝내기는 심심하니까 여기서 잠시 리틀코리아에 대한 소개를 덧붙일까 한다. 뉴욕에는 한인타운이 여러 개 있기 때문에 맨하튼 32 번가 한인타운을 지칭할 때는 반드시 맨하튼 리틀코리아라고 불러주어야 혼란이 없다. 맨하튼 리틀코리아는 브로드웨이와 32 번가가 교차하는 지점 부근에 있다. 일곱 개의 지하철 노선이 교차해서 지나가는 교통요충지이기도 하다.


뉴욕시에 거주하는 한인인구는 시민권자 (한국계 미국인) 과 영주권자 기준으로 약 20 만 명 정도로 알려져 있다. 상사주재원과 유학생, 임시노동자, 비합법체류자를 합치면 30 만 명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허드슨강 건너 뉴저시 지역 한인인구를 합친다면 그 수는 50 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 거주하는 전체 한인인구 약 3 백 만 명 (한국 외교통상부는 230 만 명 + 2, 3, 세 이상 +혼혈인구로 계산) 의 약 10 퍼센트가 뉴욕시에 거주하고 있는 셈이다. 참고로 미국은 한국 본토를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한인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다. 


선거권이 있는 한국계 유권자들은 뜻을 함께 하는 다른 모든 미국인들과 연대하여 언강생심 감히 백악관에 입성하려고 시도하는 트럼프를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싸르니아가 항상 강조하는 사항이지만 !!) 아직 한국국적을 보유하고 있는 영주권자들은 한국에 다시 돌아갈 의사가 없는 이상 시민권 신청 자격조건을 갖추는대로 지체하지 않고 시민권을 확보해 자기가 살고 있는 나라의 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잉글리쉬맨 인 뉴욕' 후렴 가사에 나오는 어느 영국인처럼 그저 "legal alien" (illegal alien 을 반대 의미로 패러디한, 합법적 더부살이 인생이라는 푸념의 의미가 강함) 으로, 영원한 이방인으로 사는 것은 더이상 낭만도 미덕도 고향사랑도 아닌 세상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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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물가가 워낙 비싸지만 한국식당들의 가격대비 품질은 비교적 좋은 편이다. 

다섯 종류의 BBQ 를 포함한 다섯 명의 식사비는 팁을 포함해 약 230 불 정도다. 

고기의 질과 양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한국에서 먹는 거보다 저렴한 편이다.   


싸르니아가 들렀던 한식당은 맨하튼 코리아웨이에 있는 원조, 신라, 감미옥과, 퀸스의 중국동포가 경영하는 듯한 이름모를 식당 등이다. 

전통있는 한식당 중 뉴욕곰탕은 어디로 이사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강서면옥은 코리아웨이에 그대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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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르니아가 혼자 지냈던 호텔

가격도 비교적 적당하고 쥐도 없는 깔끔한 숙소였다.  


뉴욕의 호텔비는 잠이 달아날 정도로 비싸다. 서울의 네 배 이상이라고 보면 된다. 

200 불 이하를 염두에 두신다면, '쥐'도 함께 염두에 두셔야 한다. 

150 불 이하를 생각하신다면, 화장실 없는 교도소 독거실 수준 이상을 기대하면 안된다.

100 불 이라면, 도미토리 이외에 갈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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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라기보단 그냥 해명 글 이었다. 







3           0
 
나의길  |  2016-07-08 22:35         
0     0    

오늘도 아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마지막 뉴욕의 호텔비는 잠이 달아날 정도로 비싸단 글에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네요.

요즘 에어 비엔비를 많이 찾는 것같은데 싸르니아님 이라면 벌써 시도해 보셨을 것같은데요.
감사합니다.

clipboard  |  2016-07-09 19:49         
0     0    

에어비엔비도 알아봤는데, 자세히 검색해보진 않았습니다. 담부턴 잘 찾아봐야겠어요.
저 호텔은 우연히 특가로 나온 걸 잽싸게 구입했습니다. 무엇보다 지하철 역세권이라 교통이 편리하고 하워드 존슨 계열의 구색을 갖춘 호텔이 비교적 저렴하게 나와서 망설임없이 선택했습니다.
고맙습니다.

Utata  |  2016-07-12 10:20         
0     0    

혹 뉴욕을 가시는 분들께,
뉴저지로 가시면 호텔이 가격이 좀 착해 집니다.

맨허튼에 들어가실땐, 버스가 $3.20 정도면 다운타운에 갈수 있습니다.
아니시면 한인택시를 타시면 30~40불이면 다운타운 어디든지 가실수 있습니다.

우버가 뉴욕에서 되는지는 잘모르겟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개인적으로 영업을 하신분께 밴을 공항까지 타는데
뉴욕 폴리스가 잡더군요.

순간적으로 당황할 한인분 생각에..
거짓말 할순없고, 아는 친구라고 하고 기름값과 툴비로 주고,
고마워서 돈을 주엇다고 하였습니다.

뉴저지는 좋은 호텔도 예약만 일찍 하시면 200불대에 충분히 주무실수 있고,
하야트 4성급, 빅시즌은 피하시면요.

헛슨강에서 본 뉴욕 밤 야경은 꼭 보셔야 관경입니다.

clipboard  |  2016-07-13 20:47         
0     0    

내린 공항이 라과디아라서 그냥 그 공항에 가까운 호텔에 방을 잡았습니다.
7호선 종점이 번화가라 주변에 먹을 것도 많고 맨하튼에 들락거리기도 편해서요.
뉴욕은 대중교통이 워낙 잘 되어 있어서 MTA 앱 다운받아서 가지고다니면 24 시간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있어서 좋습니다.
어디든 신나는 볼거리도 많아서 차를 타지 않고 걷고 또 걸어도 질리지도 않고요.
뉴욕을 별로 안 좋아하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뉴욕이 최고의 여행지라고 생각하는 편 입니다. 살기도 좋은 도시 같지는 않지만 말이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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