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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통첩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9584 작성일 2016-11-13 18:28 조회수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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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고 통치시스템이 마비됨으로써 국가의 안전보장기능마저 상실되는 사상초유의 비상사태가 전개되고 있다. 언론은 12 일 수도 서울 종로구와 중구 등 서울 다운타운의 간선도로를 가득 메운 집계불능의 대인파를 언급하며 4.19 와 6.10 항쟁에 비교하고 있지만, 시민봉기의 양상은 그때보다도 훨씬 심각하게 전개되고 있다. 


1960 년과 1987 년에는 '부정선거규탄'과 '독재타도' '호헌철폐' 구호에서 설명되는 구체적인 시스템 변화요구가 존재했었다. 그와 더불어 독재정권으로부터 주권을 탈환하는 시민으로서의 자부심과 희망이 가슴속에 있었다. 지금은 자부심보다는 자괴감과 수치심이 온 나라를 뒤덮고 있다는 점이 그 때와 다르다. 아울러 불안정 고용, 양극화 심화, 살인적인 청년실업에다 대통령 주변을 비롯한 극소수 귀족 패밀리들의 오만과 갑질로 정권과 최상위 계급에 대한 시민 대다수의 분노와 적대적 증오가 극에 달한 상태다. 


겁에 질린 경찰은 오히려 법원의 저지선 후퇴결정을 내심 고마워하며 차단병력주력을 처음부터 최후의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내자로타리까지 후퇴시켰다. 다만 군중에게 점령당하면 청와대 저지선이 그대로 붕괴되는 경복궁 문을 모두 걸어잠그고 그 안에 진압무기들을 비장한 채 은인자중하며 대기했다. 


만일 시민들의 폭발적 분노를 다소나마 누그러뜨렸던 법원의 명령이 없었다면 경찰은 종전대로 광화문 네거리 북쪽 저지선을 고수했을 것이고, 만일 그랬다면 그 날 저녁 청와대 지근까지 행진하려는 압도적 시민의 힘에 의해 광화문 저지선이 붕괴되고 청와대 까지 진격한 분노한 군중들과 청와대 경비병력간에 유혈폭력사태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높다. 사방 수 킬로미터 간선도로를 뒤덮은 분노한 촛불바다에 완전히 포위된 채 율곡로와 내자로 일대의 최후저지선 안에 고립된 경찰병력 2 만 여 명은 생애 최초의 공포와 전율을 경험했을 것이다.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맥락은 복잡하고 괴기스럽지만, 주범 박근혜와 공범들이 벌인 범죄 중 가장 용서받지 못할 대목은 사건 자체를 은폐하려고 비인간적인 불법행위마저 서슴지않고 저질렀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애꿎은 경찰공무원이 자살하는 비극이 벌어지고, 이 사건으로 인해 두 경찰공무원의 가정이 풍비박산이 나는 가슴아픈 일이 일어났다는 것이 지난 11 일 사건 당사자 중 한 명인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전 경찰공무원 한일 경위의 충격적인 양심선언으로 밝혀졌었다. 


박근혜 사태가 세상에 좀 더 일찍 폭로되고 주범 박근혜를 비롯한 범죄자들을 일망타진할 기회는 이 정권의 임기 시작 이후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2014 년 이른바 십상시 시건 때고, 다른 한 번은 지난 7 월 26 일 문화재단 미르와 K 스포츠재단 기업 모금 관련 TV조선 특종보도 때 였다. 


사건 주범 박근혜와 최순실은 2014 년에는 십상시 사건을 '정윤회 문건 유출' 사건이라는 엉뚱한 정부문서유출사건으로 사건의 본질을 뒤바꾸어 문서작성에 관여한 공무원들을 기밀누설자로 몰아 기소하는 적반하장의 기만적 만행을 저질렀다. 이 공작을 민정수석실을 통해 진행하면서 청와대 파견 초급경찰간부에게 문서 유출 책임을 뒤집어 씌우기 위해 친구 경찰로 하여금 불기소를 미끼로 위증을 하도록 협박해 결국 해당 경찰관이 무려 열 네 장의 유서를 남기고 목숨을 끊게하는 천인공로할 만행을 저질렀다. 


당시 불기소를 미끼로 위증을 강요함으로써 최경락 경위를 자살로 몰고간 작자가 그 사건이 있은 직후 민정비서관에서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승진한 우병우였을 가능성이 압도적이라는 것은 바보가 아니라면 다 알 수 있는 일이다. 비서관 인사권자는 대통령이므로 이 모든 은폐공작이 최순실의 조언을 받았던 어쨌건 박근혜의 직접 지시에 의해 진행되었으리라는 점은 자명한 일이다. 


두 번 째 기회였던 TV조선 특종보도 때는 주범 박근혜와 최순실이 몹시 위기를 느꼈던 것이 분명하다. 구체적인 재단이름과 기부금 갈취를 진행한 행동대장이자 종범 안종범의 이름까지 보도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 박근혜 일당이 몹시 허둥댄 조짐이 역력히 보였는데, 2014 년 십상시 사건 당시 사건의 본질을 정윤회 문건유출사건으로 돌렸다면 이 때에는 사건의 본질을 두 개로 분산시켜 하나는 정권과 조선일보와의 권력투쟁으로, 다른 하나는 청와대 특별감찰관 이석수의 국기문란사건으로 둔갑시킴으로서 사건 은폐공작을 책동했다. 


이 때 혼비백산한 박근혜는 공범 최순실을 황급히 독일로 출국시키는한편, 자신의 입으로 청와대 특별감찰관의 문서유출혐의를 언급하며 국기문란사태에 대해 엄중 대처할 것이라며 거품을 물고 소리를 질러댔다. 박근혜 일당은 일단 권력의 힘으로 조선일보를 눌러놓는데 성공했지만 결국 한 달 후인 9 월 말부터 한겨레신문과 삼성 비선 정보라인에 의해 정부와 국가예산 등에 대한 박근혜 일당의 조직범죄 전모가 차례로 공개되면서 세계가 놀란 기괴하면서도 천인공로할 만행의 실체가 세상에 폭로된 것이다. 


사실 박근혜 일당의 범죄전모의 주요 줄기는 지난 10 월 말 부터 세상에 폭로되기 시작했는데, 한국의 여야정치권은 불과 지난 주 까지도 대통령 2선후퇴니, 책임총리니, 거국내각을 전제로 한 대통령 임기보장이니, 하는 천하의 잠꼬대같은 헛소리를 늘어놓다가, 드디어 지난 토요일 분출된 폭발적이고 혁명적인 시민분노의 거대한 동력을 목격하고 이제서야 대통령 탄핵과 하야 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하는 한심스런 꼴을 보였다. 아직도 정신을 못차린 검찰에서는 박근혜를 참고인으로 방문조사하느니 검찰청에 출두조사를 하느니 하는 엉뚱한 소리들이 아직까지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적어도 다음 주 중에 주범 박근혜가 자진 하야 성명을 발표하고,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수사를 받는 상황이 전개되지 않는다면 입법부는 주범 박근혜에 대한 즉각적인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 탄핵 절차는 최대한 신속하고 질서있게 진행하여 현재의 대혼란 사태가 하루빨리 종식될 수 있도록 입법부와 헌법재판소가 협조해야 한다. 


이 모든 과정은 민주주의 최고 상위가치인 시민저항권의 헌법적 통제 아래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이 두 기관은 명심해야 할 것이며, 이 두 기관이 그 책무를 다 하지 못해 대통령이 그 현직을 유지한 채 '시민저항권의 무력'에 의해 청와대에서 강제로 끌려나오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헌법에 부여된 소임을 완수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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