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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아들 용진이 장가가다(1)
저의 맏아들 용진이가 지난 7월 17일에 장가를 갔습니다. 저는 별로 하는것도 없었는데 정신이 없었습니다. 이제야 제 정신이 든 것 같습니다. 용진이의 이야기로는 결혼을 하기 위해서 52가지의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할일이 많다는 이야기이겠지요. 그 많은 단계를 거치고 신혼여행을 갔다가 지난 월요일에 돌아왔습니다. 둘은 행복해 보였습니다. 앞으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나가길 바랄뿐입니다. 결혼은 저희들의 삶속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인생을 함께 살 사람을 정하는 일이니까요. 세월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제가 결혼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아들이 장가를 가다니…… 양가 모두 가족들과 친지들이 많아서 피로연을 점심과 저녁에 두번을 했어야 했습니다. 아주 바쁜 일정이였고 중간에 하나만 삐끗하면 모든 절차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에 마음을 졸였습니다. 그 와중에 저는 피로연에서 신랑의 아버지로서 Speech를 해야했습니다. 점심 피로연은 주로 1세들이 주를 이루어서 한국말로 해야했고 저녁 피로연에서는 2세들과 카나디안들이 주를 이루어서 영어로 Speech를 해야했습니다. 쉽지 않았습니다. 제가 카나다에 살면서 가장 바라는 것 중의 하나가 아들들 결혼식에서 영어로 감동적(?)인 Speech를 하는 것이였습니다. 아들의 결혼식에서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아버지로서 느끼는 감정과 충고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딸의 결혼을 시키는 아버지들이 많이들 운다고 하는데, ‘아들을 장가보내는 나는 걱정없겠지……’ 했었습니다. 점심 피로연에서 인사말을 하는데 한참 잘 나가다가 거의 끝 대목에 가서 저도 모르게 목이 메었습니다. ‘어~ 이게 아닌데……’생각하면서 목소리를 가다듬을려고 하는데, 애를 쓰면 쓸수록 더 힘이 들었습니다. 사람의 감정이라는게 참 묘해서 그게 저 마음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심호흠을 두어번 하고 나서 겨우 다시 제 목소리를 찾아서 인사말을 끝냈습니다. 신랑이 축하객들에게 마지막 인사말을 할 차례가 됐습니다. 멋있게 정장을 차려 입은 아들이 늠늠하고 대견해 보였습니다. 잘 못하는 한국말과 영어를 섞어서 하객들을 웃기며 아주 멋있는 인사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내와 저는 아들을 쳐다보면서 ‘우리가 아들 하나는 정말 멋지게 길렀네!’ 같은 생각을 하면서 서로 쳐다보고 웃었습니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귀엽다고 한다지요?) 먼저 장인 장모께 감사를 드리고, 엄마가 자기와 동생들을 위해서 얼마나 많은 희생을 했는지를 이야기하면서 목소리가 약간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차례가 됐습니다. 용진이와 저는 참 많이 다투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을 가지고 아들의 마음를 아프게 했습니다. Hair style를 가지고 다투었고, 교회갈 떄 입는 복장을 가지고 다투었고, 숙제를 늦게한다고 다투었고, 집에 너무 늦게 들어 온다고 다투었고, 전화를 너무나 오래 쓴다고 다투었고…… 저는 약간 긴장했습니다. ‘저 녀석이 무엇이라고 이야기를 할까?’ 용진이는 저와 자기가 함께한 추억들을 이야기하다가 목이 메었습니다. 용진이는 목메인 목소리로 띠엄띠엄 이야기했습니다. “저의 아버지가 없었다면, 오늘의 제가 없었을겁니다.” 마침내 더는 이야기를 계속하지 못 했습니다. 한참 말을 못 하다가 “아버지~…… 고…맙…습니다~”하고는 눈물을 주루루 흘렸습니다. 저도 용진이의 얼굴이 흐릿하게 보였습니다. 며누리가 된 리나가 옆에서 휴지로 용진이의 얼굴을 딱아 주었습니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끝맷음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았는데,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 했습니다. “죄…송…합니다~” “ I’m sorry… Sorry…” 제가 단상에 올라가서 용진이의 어깨를 안아주었습니다. 부자간에 맺힌 한(?)도 없었겠지만, 그나마 몇 오라기 엉켜있던 감정의 실타래가 좌~악~ 풀리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들이 아버지인 저에게 진정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는게 기뻤습니다. 여지껏 어리다고, 철이 없다고 생각했던 아들이 듬직해 보여서 기뻤습니다. 며누리와 다정하게 앉아 있는 아들 부부가 한쌍의 원앙새 같아서 기뻤습니다. 친구들이 저와 용진이의 인사말에서 찐~한 부자간의 정을 느끼며, 가슴이 찡~했다고 해서 기뻣습니다. 축하객들이 용진이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어서 기뻤습니다. 참석해준 축하객들이 참 좋은 결혼식이였다고 해서 기뻤습니다. 부디 리나와 용진이가 행복한 가정을 이루길 기도합니다. 서로 아껴주고 사랑해 주며, 힘들 때 서로를 보듬어 주는 부부가 되길 기도합니다. 용진이의 가정을 통해서 주위의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기도합니다. 용진이의 자식들을 통해서 제가 낯선 땅에서 이루지 못한 꿈이 이루어지길 기도합니다. 꼬리글: 사진을 올리고 싶었는데 올라가지가 않아서 아쉽네요. 제가 점심 피로연에서 한 인사말을 첨부합니다. 2편에서는 저녁 피로연에서 있었던 일을 쓸까 합니다. 기대하세요. ========================================================================= 오늘은 참 기쁜 날입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가정에 참 좋은 날을 주셨습니다. 저의 맏아들 용진이가 장가를 가는 날입니다. 이렇게 많은 친척들과 친구들이 참석해 주시고 리나와 용진이의 결혼을 축하해 주셔서 기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 결혼을 위해서 수고해 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Many people have spent their time and effort for this wedding. Thank you very much. A special thanks to Rev. Song and the wedding Party. I am going to say few words in Korean. Those people who cannot understand Korean, please ask people beside you. Jenny, Kenny and Sean you can hear the same speech in English at the dinner reception. 여기 계시는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저는 아들만 셋을 가진 사람입니다. 아들을 둘을 낳고 세째는 딸이였으면 하고 바랐는데 다시 아들을 낳아서 아들이 셋이 됐습니다. 한번 더 시도를 해볼까 하다가 아들이 넷이 될까봐 포기했습니다. 아들들을 기르면서 “딸보다는 아들이 났지!”라고 위로하면서 살았지만 그래도 어떤 때는 “딸이 있었으면……”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하나님께 불평을 했습니다. “하나님, 정말 저에게 참 많은 것을 주셨는데, 주시는김이 딸도 하나 주시지…… 좀 섭섭합니다.” 하나님께서 무엇이라고 대답을 하셨을 것 같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아무 말씀도 안하시고 그냥 미소를 지으시더라구요. 작년 성탄절을 두 주일 남겨 놓고 용진이가 리나에게 청혼을 하고 둘이서 저의 집에 왔습니다. 그때 리나가 저를 보자마자, “아버님, 용진이가 저한테 청혼을 했어요”하더라구요. 제가 평~생에 여자에게서 “아버님”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들어 보는 순간이였습니다. 가슴이 찡하면서 무어라고 말로 표현 못할 그런 감정이였습니다. 제가 어떻게 했겠습니까? 리나를 꼬~옥 껴안고, “리나야, 고맙다! 용진이의 청혼을 받아 주어서……”라고 말했습니다. 그 순간 하나님께서 다시 미소를 지으셨습니다. 제가 딸타령을 할 때 지으시던 바로 그 미소였습니다. 그때 제가 문득 깨달은게 있었습니다. ‘아~ 내가 딸복은 없지만 기가막힌 며누리복이 있구나!’ ‘하나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좋은 며누리를 주실려고 그러셨구나!’ ‘딸보다 더 좋은 며누리를 주실려고 그러셨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요~ 여러분들과 제가 호흡이 맞지 않는 것 같네요. 이럴 땐 신부쪽에서 박수가 터져 나와야 하는거 아닙니까? 다시 한번 해 보겠습니다. 호흡이 맞는지 안 맞는지 그런데 신랑쪽에서는 박수가 없네요. 신랑쪽에서도 박수를 쳐야지요. 이 정도는 되야지요. 옆구리 찔려서 절을 받긴했는데 그래도 절을 받으니까 좋네요. 오늘은 아주 기쁩니다. 이렇게 좋은 며누리를 맞아서 기쁩니다. 여지껏 딸없는 설음을 가지고 살았는데, 그 설음을 싹 없어지게 해 준 날이라 기쁩니다. 리나를 이렇게 곱게 잘 기르셔서 우리 용진이와 짝지어 주신 사부인과 사돈어른께 감사드립니다. 용진이가 아직 부족한 게 많습니다. 좀 모자라지만 아들처럼 아끼시도 사랑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리나야, 용진아 결혼을 축하한다. 용진아, 고맙다. 이렇게 좋은 딸을 내가 가질수 있게 해주어서…… 네가 세상에 태어 낳을 때, 너의 엄마와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넌 모를거다. 너를 기르면서 너는 나에게 참 많은 것 을 주었다. 축구장과 Hockey arena에서는 나를 아주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만들어 주었다. 난 아직도 맥매스터 대학과 온태리오 대학 축구 준결승전에서 네가 결승 골을 넣던 때를 잊지 못 한다. 모든 관중들이 나를 쳐다 보는 것 같았다. 그 때 내가 얼마나 기뻤는지 넌 이해를 못할거다. 그렇지만 너와 나는 많이 다투기도 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무것도 아닌 일을 가지고 다투면서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 같다. Hair style를 가지고 다투었고, 교회갈 떄 입는 복장을 가지고 다투었고, 숙제를 늦게한다고 다투었고, 집에 너무 늦게 들어 온다고 다투었고, 전화를 너무나 오래 쓴다고 다투었고…… 네가 첫 아들이기 때문에 내가 경험이 없어서 그랬을거다. 다시 시작한다면 좀 더 잘 할수 있을 것 같은데…… 내가 너에게 좀 심하게 한 것도 너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도 너를 위해서 했다는 것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네가 아이를 낳아서 키워 보면 그땐 나를 좀 더 이해할 수 있을거다. 용진아, 아직 어리다고 생각했던 네가 가정을 가진다는게 대견하다. 하나님께서 너의 가정에 항상 함께하시길 기도드린다. 너의 가정이 행복하고 너의 가정을 통해서 주위의 사람들이 행복해지길 바란다. 용진아, 리나를 네몸처럼 아끼고 사랑해주길 바란다. 리나야, 용진이를 하늘만큼~ 땅만큼~ 많~이 사랑해줘~ Rena, Jimmy, Congratulations!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기사 등록일: 2004-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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