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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형 컬럼_21) 어제 오늘 그리고 모레
봄날이다. 아직은 한밤중엔 차가운 영하이다. 아침 산책길엔 뽀얀 안개꽃으로 상쾌하다. 나뭇가지나 풀잎에도 어디를 바라 보아도 순백의 눈꽃이 장관이다.
입술을 살짝 대어보면 달콤하고 촉촉하다. 순결한 처녀와 만난 것처럼 마음의 눈을 뜨게 한다. 상상력과 깊은 사색이 풍겨나는 마음의 산책이다.

첫사랑의 입마춤이 오래 머무는 것은 순수함에 있지 않을까?
아직 산토끼나 엘크박자욱도 나지 않은 소로길이다. 군데군데 보이는 소나무는 푸른희망을 보여준다. 자신의 정체성을 간직한 채 주변과 조화를 이른다. 의젓하고 당당하다. 마치 우리 동포들 같다. 이민자의 삶이란 강박관념에 쫓기게 된다. 때로는 무의미한 권태에 시달린다.
발랄한 생기와 활력소를 물량소유와 눈에 보이는 주변에서만 찾으려 한다. 사랑에 목마르고, 딸라가 고프다. 제한된 걸 소유하려면 분노와 패배감, 미움의 복수심이 쫓아 다닌다. 주변의 조화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 한가한 여유가 없다.

자연속에 살면서도 자연을 볼 수가 없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밖으로만 향해 있는게 문제다. 쾌락만은 눈에 잘 보인다. 자극을 끌어드리다 보니 명상이란 우습게 되었다. 사실 경제적인 소유란 정신적인 밑바탕에서 뒷바침이 되야 오래간다. 발붙이고 살아가는 이곳은 자본이 말을 하는 본고장이다.

사람이 말을 하는 그런 풍토가 아니다. 그렇지만 바라보는 시각이 중요하다. 어디를 보느냐. 모진 추위와 벙어리 같은 환경 속에서도 어딜 향하는냐,

지금은 인식이 바뀌고 있으나 초기이민자들이 제일 듣기 싫은 주류인들의 질문이 있었다.

-아유 차이니즈?
-쟈페니즈?
‘코리아’가 어디에 붙어있는 줄도 모르는 한심스런 과거였다. 버스나 전철을 타면 어디로 달리는지 그 방향을 잘 몰랐다. 누가 오라는 사람이야 없어도 갈길 만은 바빴다. 간절히 찾는건 먹고살 Job이었다.
그래도 낙관적인 방향이 오늘의 기적을 꽃피워낸다. 투자라곤 몸으로 때우려는 밑바닥과 멀리 내다보는 정신력이었다. 신앙보다 더 강렬한 피와 눈물 같은 투자가 있었다. -전문인(Profession)이 되거라.
미래는 전문가 시대이다.

천직처럼 즐거운 보람이란 없겠다. 일하는 그것이 즐거워 최선을 다하는 소수족이 곧 주류인이 되는 첩경이다. 벌써 기적처럼 나타나고 있다. 이 사회의 여러곳에 2세들이 생명을 연소시키고 있다. 마치 쫓겨 다닌듯한 박서방, 최서방의 아들, 딸들이 경찰도 되고 군장교, 교수나 의사로 줄을 잇는다. 과거에 뿌린 씨앗이 현재에 나타나면서 미래로 연결된다. 산다는 건 고달픈 과정임에 틀림없다. 더군다나 생소한 곳에서 나타나는 문화충격이나 사업실패, 가정파괴등을 가장 큰 갈등으로 쫓아온다. 쓰디쓴 역경은 반드시 있다.

-시작이 제일 중요해요.
파란만장한 이민배를 타고 이곳까지 오면서 바라본 경험이랄까? 뿌리를 옮겨 심는 그 과정에는 서로 감싸주는 속마음이 절실해 진다. 찢어진 상처쯤이야 뭘.
엄청난 죽음이 갈라 놓아도…
안개꽃은 고향처럼 느껴지는 풍경이다. 순결하게 기다려주는 정서가 보인다. 이 모자이크 사회에서 우리만큼 뜨겁고, 속깊은 민족도 없다. 겉만 보아선 잘 모른다. 새하얀 안개꽃 오솔길에서 동포들의 꿈나무를 내다본다.
활기찬 전문인 교육투자말이다. 지난 과거와 오늘의 현재 그리고 내일과 모레를 연결시킬 줄 아는 적극적인 혼(魂)을.. 우리가 주인이 된다. 구경꾼이 아닌 주인이 된다. 우린 해내고 말 것이다.


편집자 주 : 븐 글은 CN드림 4/30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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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4-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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