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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 컬럼_2) 도연명의 귀거래사
돌아가야지/ 논밭이 울고 있으니 빨리 돌아가야지/ 마음은 스스로 몸의 부름 받았거니/ 혼자 근심에 슬퍼하고 있는가/ 지난날은 다시 돌릴 수 없으니/ 앞으로 후회하는 일 없으리라/ 길을 잘못 들었으나 아주 멀지는 않다/ 지난 시간을 후회하지만/ 이제부터 바르리라/ 고운 물결 흔들흔들 배를 드놓이고/ 바람은 가벼히 물어 옷자락 날리네/ 기쁜마음에 달리듯이 집으로 간다/ 중략 / 항아리 가득히 술이 나를 반기고/ 술병과 술잔 끌어당겨 혼자 마시며/ 남쪽 창에 기대어 편하게 있노라니/ 돌아왔네/ 혼자서 돌아왔네/ 인간은 언제나 혼자인 것을 /문은 열려 있어도 찾는 사람은 없고/ 사귐도 어울려 녹음도 이젠 그치리/ 친한 이웃과 기쁘게 이야기 나누고/ 음악과 글을 즐기며 시름 잊으리/ 세상에 몸이 다시 얼마나 머물리/ 가고 머뭄을 자연에 맡기지 않고서/ 어디로 그리 서둘러 가려 하는가/ 부귀와 공명은 내가 바라던 바도 아니고/ 신선사는 땅은 기약할 수 없는 일/ 맑은 시냇가에 앉아 시도 지어보세/ 자연을 따르다 죽으면 그만인 것을/ 천명을 누렸거늘 더 무엇을 의심하리

상기시는 도연명의 귀거래사를 중략도하고 여기 저기 몇 시귀를 뽑기도 하고 나의 시어도 한 두절 삽입한 글이다.
도연명은 3세기 중엽에 태어나 4세기 초엽을 살다가 세상을 떠났는데 자는 연명이고 본명은 도장, 호는 오류였다. 중국 심양에서 태어난 전원시인이었고, 20세기까지는 유복한 가정이었으나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가문이 쇠퇴하여 일가를 도연명이 유지했으며 41세까지 관리였으나 사임하고 63세까지 전원생활로 일관했다. 그의 저서는 ‘도화원기’ ‘귀거래사’등이 있다.
도연명은 이 귀거래사에서 자연의 조화와 변화의 심오함을 노래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인간의 불가사의함을 갈파하고 있다. 즉, 자연은 평범하고 용이하고 명확하게 모든현상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음을 알려준다. 도연명의 시는 대자연의 조화와 닮았다는 생각이다.
본문에서 인간의 본성이 자연을 담게 마련인지라 억지로 고칠 수 없고 굶주림과 고난에 시달린다해도 본성을 어기고 살아감은 병이 된다고 읊조린다. 이처럼 몸과 마음을 천지자연의 변화무상한 순리에 맡기고 자신은 무위자연을 즐기는 생존이 인간임을 노래하고 있으니 우리인간에게는 자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고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귀소본능을 어찌 막을 수 있을까?
우리네 인간사 같은 땅 조국에 살아도 고향을 그리워하고 명절이나 궂은날은 고향으로 돌아가는데 남의 땅에 살고 있는 우리이민자들은 조국을 그리워하고 고향을 그리워함이 당연하지 않겠는가.
이에 귀거래사는 이민자들의 심금을 울려주고 있음이 분명할진데, 몇 년전에는 토론토 문우 여동원(수필)씨와 1박을 하며 풋고추와 막걸리 대신에 위스키에 땅콩을 놓고 우리고향으로 돌아가 초가삼간 집을 짓고 텃밭에 각종 채소심고 살자며 서로가 서로를 위로한 적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民草의 시집출판파티에 왕림하셨든 문우 이동열 교수, 지금은 이화대학 교환교수로 자리를 옮기고 있지만 그때 2박3일을 民草의 누가에 머물며 같은 고향 봉화 청량산을 노래한 적이 있었다.
청량산 산수 수려한 곳 깨끗한 학이 와서 쉬었다가 가는 곳에 퇴계 이황선생이 수학하며 후진을 양성한 곳, 그곳이 이동열 교수와 나의 고향이니 이곳을 어찌 잊을 수 있을까? 이 교수와 나는 누가 먼저 돌아갈 수 있겠는가를 저울질하며 뽕짝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새롭다.
그런데 나는 여기 혼자서 로키에서 불어오는 소슬바람에 긴 한숨 뿜어내며 돌아가는 것은 유행가의 가사가 되었으니 어찌 눈물이 흐르지 않을소냐.. 어짜피 올때도 혼자 왔고 갈 때도 혼자 갈것을 알면서도 오늘을 영위해야 하는 우리 인생들 무엇하나 뜻대로 되랴..
좌절과 한숨에 서녘해가 저물어 가는구나. 또한 도연명이 3세기때 태어나 성장한 고향을 못잊어 고향을 그리워하는 이 멋진 작품을 남겨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작품을 음미케하고 있으니 이런분은 우리인류에게 보배가 아닐소냐.
내친김에 십수년전 민초가 50이 되었을 때 썼든 作品 도연명이 고향을 그리는 회환의 詩 한편을 발표하며 끝을 맺는다.

나이테
49년의 나이테에 휘감겨 무엇을 했던가/ 50이라는 연륜을 맞이하며/ 회환의 눈물은 강물이 되는데/ 쇼펜하우워의 허무론은/ 보우강가를 걷게하는 나그네인가/ 로키산맥에 심은 한이었던가/ 오늘도 심장은 뛰고/ 바람과 구름은/ 이방의 공동묘지에 나를 묻었네/ 무엇이 올바른 삶이었던가/ 나그네의 길은 끝이 없는데/ 이정표 없는 갈길은 아득히/ 텅빈 생존의 장송곡이/ 나를 울리고 또 울리는데/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나는 어디로 가야하나/ 내 고향 뒷동산/ 찔레꽃망울의 숨결은/ 식어가는 휘뿌연 연기를 마시며/ 울고 있는 귀뚜라미/ 북극의 찬바람은/ 싸늘한 나의 갈길을 조롱했고/ 다가올 숙명의 질곡에/ 49년의 연륜은 자취를 감추었네/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5/14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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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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