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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경제학 (유인형 컬럼_25)
경제학하곤 전혀 관계가 없는 나를 그가 찾아왔다. 어느 대학에서 출판해 준 ‘캐나다에서 온 편지’라는 이민수필을 읽은 모양이다. 마침 먼길을 떠나려던 참이라 함께 달리면서 이곳의 기후와 끼리끼리 모여사는 복합문화를 설명해 주었다.

-저기 보이는 모텔있죠? 한국분이 운영해요. 그 옆의 주유소와 간이식당도.. 한반도의 좁은 땅에서 대량실업으로 일자리가 없어 아우성을 치는 건 분통 터져요. 물론 이곳도 일자리를 찾기가 몹시 어렵지요. 그러나 틈새에 널려있는 일자리가 너무 많아요. 눈 높이만 낮추고 체면을 버린다면 말이지요.
-틈새라뇨?
-장사를 해도 월마트에서부터 수십가지 미국체인의 저인망 같은 마케팅 상술 앞에 살아남기가 어려워요. 우린 이민 역사도 짧아 개성상인 같은 조직력도 없어요. 그래서 틈새 경제학에 착안하는 거지요. 오히려 불경기때가 더 좋은 틈새장사를 할 수 있다니까요.

우리가 추우면 다른 인간들도 춥다. 내가 살기 좋은 기후면 다른 수십인종들도 다 같다. 우린 슬기롭다. 자본과 경험이 적으면 경쟁을 피해 중소도시로 내려간다. 거기서도 힘들면 체인점의 손길이 닿지 않는 작은 타운으로 내려간다.
조급하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새 이민자에겐 새로운 참을성과 슬기로움이 가장 큰 자본이 된다. 어차피 갖고 온 투자금은 다 털어먹고서야 눈높이가 될 터이니까…
그래도 사람사는 곳엔 공통점이 있다. 음식점을 내도 농부들이 잘 모여드는 장소가 따로 있다. 음식엔 독특한 맛이 있어야 한다. 김치버거란 개발상품이다. 건강식품에다 값이 저렴하다. 값이 비싸면 도시로 나가지 시골다방 같은 곳에서 만나지 않을게다. 편리해야 한다.
막상 당하면 열등감이 장점으로 변한다. 영어를 잘 못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더듬거리는게 더 좋다. 음식속에 있는 독특한 맛과 흐뭇해 하는 서비스면 된다. 몇시간 후면 다시 배가 고프게끔 된 위장이다. 좀 다른 각도에서 입을 노리는 게 틈새경제가 아닐까?
문제는 얼마나 빨리 달러를 버느냐가 아니다. 겪을 건 다 거쳐야 코리언-캐네디언이 된다. 실패나 쓰라린 역경을 건너뛰는 건 슬기롭다. 한국인 체질은 몇만 정도 되는 소도시가 적응에 빠르다.
그곳에서 봉사단체회원이 되면 한가족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달러를 벌어 촌구석을 떠나겠다는 얌체라면 여지없이 배척당한다. 우리는 어려운 일자리와 교육환경 때문에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었다. 나쁜조건 때문에 캐나다 땅으로 기분좋게 건너왔다.
움추릴 것 없다. 갑자기 되는 일도 없다. 바라보는 각도가 다른 틈새경제에 착안해서 경제위기의 돌파구를 만든다. 이미 반도체나 디지털화는 첨단을 걷는다. 그러니 조금 다른 각도에서 기어들면 얼마든지 모국의 중소기업과 이 넓은 자원국을 마치 개미와 진드기 같은 공생관계로 변모시키는데 착안을 한다. 움추렸던 자부심을 찾는게 급선무다.
변호사는 쏟아져 나오는데 비해 동포사회는 성장하지 못해 일자리가 움추려 든다.
어쩌다 주류사회의 높은벽을 뚫고 변호사 그룹에 들어간다 해도 곧 ‘유리천장’에 닿게 된다. 그럴것이 없다. 틈새경제를 열어서 모국의 중소기업을 연결시키는 화이트 칼라 뿐이랴. 한국에선 중류이상의 교육과 재력이 있어야만 이곳에 올 수 있다. 눈높이를 낮추어 선배이민자들의 충고에 귀를 기울인다. 한인 커뮤니티엔 선배가 있다. 어른들이 숨어있다. 아무리 일자리가 없다 해도 크게 눈을 뜨고 미래를 쏘아보는 선배들을 무시하면 다 죽게된다. 유태인 상인이나 화교 상인, 인도와 일본 상술, 앵글로 색슨 모두가 특유의 민족어른 혹은 선배들이 있다.
그래서 책을 즐겨 읽는다. 틈틈이 토막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어야 살길이 열린다.
골프 잘 치는게 큰 자랑인 커뮤니티는 바보들의 돈자랑으로 끝난다. 책 속에는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해주는 영양공급이 있다. 경험과 지혜가 있다. 달러도 사람이 버는게 아닌가. 눈앞에 보이는 것 마다 경제적인 가치로만 환산되면, 함께 사는 복합문화가 보이지 않게된다.
타인을 배려하며 함께사는 복지사회가 아닌가. 비록 틈새경제로 크게 일어선다해도 개미와 진드기 같은 공생관계가 절실해진다. 우린 동서남북 어딜가도 틈새경제를 창조하고 있다.

-누나붓이란 준주를 알아요?
-누나가 쓰는 붓인가요?
-남북한의 10배보다 넓지만 인구는 약 3만정도의 이누잇의 <우리땅>이란 뜻이에요. 그곳엔 무진장한 자원과 관광산업등이 기다리고 있다고 해요. 새 이민 세대의 20대에겐 정열과 개척투지가 있잖아요. 뒷짐지고 당파싸움이나 하던 시대는 지나 갔지요.

마치 잔소리 같은 1세대 얘기는 그만하고 이제 3세대가 된 그쪽 이야기를 듣고 싶네요. 우린 이미 할아버지들이 되어 버렸으니까요.
과연 틈새로 파고들어 열어놓을 경제학이란 21세기 선구자들의 몫이 아닐까요?

편집자 주 : 본 기사는 CN드림 2004년 9/17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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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등록일: 2004-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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