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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다마 버터플라이
 
‘화창한 어느날’, 바다 저 멀리 수평선에 실날같은 연기가 피어오르며 하얀 배한척이 나타납니다. 배가 항구로 미끌어져 들어오자 환희의 소리가 일렁이기시작합니다. 핑커톤은 그렇게 돌아 오지만, 치오치오산은 달려나가 맞아들이지 않습니다. 애타함을 보이지않으려 애를씁니다. 벌써 3년이나 이렇게 기다렸는데….., 그런데 이 언덕으로 올라오는 저이는 누구일까? 제1막에서 핑커톤의 테너와 치오치오산 소프라노의 사랑이 어우러지고, 제2막에가서 ‘어떤 개인날’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아리아로 나비부인은 만남의행복을 노래합니다. 나로서는, ‘운벨디’(Un bel di)가 본래 무슨 뜻인지 아는체 하기는 좀 어렵고…., 기껏 영역을 중역하자면 ‘화창한 어느날’이 되지 않을까합니다. ‘어떤 개인날’은 비오는 것이 연상되어 난 싫습니다. 이제부터가 나의 손녀 티파니의 ‘명연’의 시작입니다. 소프라노 크리스티안 릴, 메조 소프라노 앨리슨 맥하디, 테너 마크 에뷰와 죤 크리터, 바리톤의 죤 애비와 크리스토퍼 라이언, 그리고 브라이언 맥인토쉬의 베이스 바리톤같이 큼직한 이름들에게 둘러싸여(의심스러운 분은 삽화를 참조. 카피라이트라나 뭐라나, 진짜사진가지고 제대로 자랑한번 못하게하니!)무대에 선 꼬마의 ‘데뷰’는 관중의 눈을끌며, 제2막에서부터 제3막 끝까지 계속 이어집니다. 비운의 나비부인은 아들을 안고 마지막 작별을 합니다. ‘투? 투? 투?….피콜로 이디오! 아모레, 아모레 미오……’ 아무리해도 아모레밖엔 뜻모를 생소한 말이지만 오페라는 역시(?) 이태리어라야 그럴듯하고, 좀 박식해 보일까도 싶어서 몇마디 원문을 적어 보았습니다. 다시 한번 중역해보면(내가 할 수 있는거라곤 쥐꼬리 만큼 영어밖에는 없으니), ‘너?, 너? 너?…..나의 작은 신, 사랑 나의 사랑…..’ 나비부인은 아들 트러블의 머리를 감싸안으며 이렇게 속삭입니다. 넌 아빠따라 바다를 건너야 하니까……, 커서 엄마가 널 버렸다는 걸 가슴아파 해서는 않되느니…..안녕, 나의 사랑! 마다마 뻐터플라이 통으로 알려진 소프라노 크리스티앤 릴의 품에 덤석 안기는 우리 티파니의 연기실력은 실제로 300킬로미터를 달려가 거금92달러내고 본 사람만이라야 알 수 있습니다. 오페라 나비부인은 본래 죤 롱의 얘기에다 벨라스코가 각본을 썼었고 거기에 작곡을한것은 푸치니였습니다. 푸치니는 후기낭만파시기의 이태리 전통속에서, 사실주의적 예술운동과 연계를가진 작곡가였습니다. 푸치니는 이외에도 ‘라보엠’과 ‘토스카’등20세기의 가장 성공한 몇 작품들을 내놓았습니다. 나비부인이 처음부터 관객을 사로잡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밀란의 라 스카라에서 있었던 1904년 공연 때만 하더라도, 제1막에 두드러진 테너아리아가 없다, 제2막이 너무 길다, 등등 토스카니니의 비판과 조언을 받아드리는 푸치니가 아니었다면 이 작품이 지금의 인기를 누릴 수있겠는가 싶습니다. 그러나 인기이면에는, 많은 오페라가 역사적 사건이나 신화를 소재로 한 것과는 달리 나비부인은 비극이면서도 일상에 웃음을 섞어넣은 작품이었다는데에도 있습니다. 청년사관 핑커톤은 일명 나비부인이라 불리는 게이샤와의, 검은머리가 파뿌리가 될때까지 999년간 결혼계약에는 매년 재계약을 할 수 있는 ‘옵션’이 있습니다. 남편은 본국으로 돌아가고, 나비부인에겐 3년의 기다림은 무척이나 길었습니다. 로빈이 알을 깔 때 돌아 오겠다던 남자를 두고, 나비부인은 샤프리스에게 이렇게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미국에서는 언제일까? 일본에서는 로빈새가 일년이면 세번씩이나 알을 깐다니깐요.’ 우린 모두 폭소를 터트렸지만, 한번 니비부인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십시요. 그리움만으로라면 알을까도 백번도 더 깔 마음입니다. 주고받는 테너와 소프라노, 고조된 감정의 무대에서 비록 작은 역할이지만 제2막과 제3막에서의 티파니의 공연은 관중의 열광도를 대충 계산한대도 한….., 할아버지의 허풍이 아님을 분명히 해두고 싶습니다. 손녀자랑이 이쯤되면 몇년전시세인 만원으로는 어림없겠지만 이왕 시작한김인데, 언제 또 있을 기회라고! 티파니의 인기는 ‘에드먼튼 오페라’와 정식공연계약 할 때 이미 세상에 다 사실화 된 바이지만, 할아버지의 특별(?)자격으로 허락받고 티파니만의 전용 분장대를 보고나서 다시 한번더 확인되었습니다. 티파니하고같이 사진 한번 찍지못하면 차라리 죽고 말겠다고 난리치며 줄선 관객들도 이를 증명해 주었습니다. 난 팔불출일지언정 이런일가지고 거짓말따위는 절대로(?) 안하기로 작정한 사람입니다. 티파니는 공연계약이 있고난 다음 날 곧바로 연습에 들어 갔습니다. 그러나 연습은 그저 연습이 아니었습니다. 한번 한번이 그냥 고대로 실연이었습니다. 연습과 실연의 구분이 티파니에게는 없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감독의 연출방침에도 있었지 않았나……, 이래서 나는 이 감독의 능력을 높이삽니다. 작품의 자기해석안에서 각기 연기자 창의의 자유를 최대화하여 주었습니다. 아역까지도 기성 연기인처럼 존중하였고, 그것은 연기자 하나하나가 자중심을 가지고 기량을 맘껏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뭐니해도 티파니에게 가장 큰 수확은 잠시의 인기가 아니라 자중감이었다고 봅니다. 이것은 그저 실수가 없었다는 요행에서부터 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번 공연은 여러번 되풀이된 연습의 마지막 한번의 총정리가 아니었습니다. 연습실컷 해놓고 단 한번있을 실연에서는 죽을쑤는 낭패란 있어서는 않되는 그런 심각한것도 아니었습니다. 이 여섯살짜리에게는 그저 즐거움이었습니다. 난 티파니의 삶이 늘 이와같기를 바랍니다. 인생은 공연이란 말을 합니다. 그러나 인생에는 대본이 없습니다. 물론 예행연습같은게 있을리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마치 연습많이하고나서 단 한번있을 그 가장 중요하고 그래서 몹시 불안한 공연에서처럼 우린 미리 실패를 떨고있습니다. 각본없는 인생공연이 어떻게 성공이나 실패로 가를 수가 있는 것인지, 혹은 허깨비 성공만을 염두에 두고서 있을 수 없는 실패를 무서워하는 것은 아닌지……., 성공이다 실패다, 주연이다 단역이다, 진실을 말하고 허풍을 퍼트리고, 사진찍고 신문에 내고……이 모든 소란이 티파니에겐 아리송한 어른들의 세계일 뿐입니다. 어느 훗날, 티파니가 무대뒤로 숨어들어 죽기살기로 인기연예인과 함께 사진찍고 싶어지는 바람들 나이까지는 아직도 몇년이나 남아있어서 당분간은 안심입니다. 그때까지만이라도 어린아이의 참 즐거움을 잃지말것을 바라는 나 입니다. 제3막 마지막 장면도 단연 티파니의 몫이었습니다. 박복한 나비부인이 자결하고 정원에서 놀던 튜러블이 어둑어둑한 무대로 나와 엄마의 주검을 바라보는 것으로 막이 끝날 즈음 핑커톤의 부르는 소리, 한 소리 들려 울립니다. 나비부인은 갔어도 999년에서 3년의 기다림을뺀 잔여계약은 아직 유효합니다. 왜냐하면 핑커톤의 부름은 바로 ‘리뉴월 옵션’의 유효이기때문입니다. 편집자 주 : 븐 글은 CN드림 4/16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Copyright 2000-2004 CNDream. All rights Reserved

기사 등록일: 200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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